이완구 총리 거론 .. 이주영은 원내대표 출마 가능성
박근혜 대통령은 성탄절인 25일 공식 일정 없이 보냈다. 전날에 이어 이틀째다. 당초 크리스마스 전날인 24일 전방 군(軍)부대를 격려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현지 '기상 악화'로 헬기를 이용할 수 없게 돼 연기했다. 박 대통령으로선 타의에 의한 것이긴 하지만 모처럼의 휴식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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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청와대 관계자는 "휴식이라기보다는 구상의 시간"이라며 "연말 행보와 신년 기자회견에서 던질 메시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코앞에 닥친 박 대통령의 고민 중 하나는 용인(用人)술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23일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의 사의를 받아들였다. 장관 자리가 비어 있다는 건 인적 개편의 신호탄일 수 있다. 문제는 언제, 누구를, 어디에 쓰느냐다.
인적 개편을 한다고 할 때 핵심은 이 전 장관을 어느 자리에 쓰느냐다. 박 대통령은 이 전 장관의 사퇴를 수용하면서 특정 정치인에 대해 잘 하지 않는 말을 했다. "어느 자리에 있든 더 큰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 "공직자의 참모습을 보여 줬다" 등이다. 수식어 없이 간결한 표현을 즐기는 대통령의 스타일을 감안할 때 이 같은 표현은 엄청난 찬사라고 청와대 관계자들은 말했다.
그동안 정치권에선 이 전 장관의 거취와 관련해 당 원내대표 출마를 점쳐 왔다. 누구보다 이 전 장관이 그 자리를 원했다. 그런 점에서 이 전 장관의 원내대표 출마설은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총리 차출설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다시 말해 이 원내대표가 총리가 되면, 원내대표 선거가 치러질 것이고 이 전 장관이 또 다른 원내대표 기대주인 유승민(3선) 새누리당 의원과 일전을 치르게 되는 구도다. 벌써 당내에선 이주영 대 유승민의 맞대결에서 누가 승리할지를 놓고 설왕설래를 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은 모두 '친박'이란 테두리 안에 있는 인사들이다. 대구·경북(TK) 출신인 유 의원은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 때 비서실장을 지낸 데다 2007년 이명박 전 대통령과 경선을 치를 당시 정책메시지총괄단장을 맡은 '원조 친박'이다.
하지만 문제는 박 대통령이 당장 이런 구도를 원하느냐다. 박 대통령을 잘 안다는 여권의 한 핵심 인사는 임기가 5월에 끝나는 이 원내대표의 총리 차출설을 부정적으로 봤다. 그는 "지금 이 원내대표는 어려운 국회 상황을 특유의 친화력과 정치력으로 잘 이끌어 가고 있다"며 "굳이 총리로 빼내 당에 경쟁을 불러올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지금 박 대통령의 최대 관심사는 경제 살리기와 국정 개혁과제의 차질 없는 수행이다. 그걸 뒷받침하는 건 국회고, 국회 운영은 원내대표의 몫이다. 그런 만큼 총리 교체 등 큰 폭의 개각은 국회의 주요 입법과제가 해결된 뒤 천천히 해도 된다는 얘기다.
물론 반론도 있다. 어차피 인적 개편이 불가피하다면 조기에 결심하는 게 후유증이 작다는 논리에서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국회 상황이란 게 사람 따라 달라지는 건 아니다"며 "집권 3년차에 새롭게 신발 끈을 조여 맨다는 의미가 인적 개편에 담겨있는 만큼 개각은 조건보다 결심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관심은 박 대통령이 여러 선택지 중 어느 것을 집어 드느냐다. 청와대의 핵심 참모는 "아직 개각이 임박했다는 징후는 없다"며 "대통령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공석인 해수부 장관에는 유기준·홍문표 의원 등이 거론된다. 국회 외통위원장인 유 의원은 해상 전문 변호사 출신이고, 국회 예결위원장인 홍 의원은 농어촌공사 사장 출신이다.
신용호·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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