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츠버그, 강정호를 왜 선택했을까

2014. 12. 23.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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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박이 내야수 백업? 내야수 트레이드 카드?

붙박이 내야수 백업? 내야수 트레이드 카드?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무성한 추측을 낳았던 강정호(27·넥센 히어로즈) 영입전에서 승리한 메이저리그(MLB) 구단이 피츠버그 파이리츠로 드러났다.

피츠버그는 담당 스카우트가 올 시즌 목동구장을 찾아 강정호의 기량을 점검하는 모습이 눈에 띄긴 했지만 500만 달러가 넘는 포스팅(비공개 입찰) 비용을 적어낼 정도로 적극적인 영입에 나설 것으로는 예상되지 않았다.

강정호의 원 포지션인 유격수 자리에 전력 누수가 발생하거나 취약 포지션으로 분류된 메이저리그 구단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특히 그렇다.

피츠버그에는 주전 유격수 조디 머서가 버티고 있고, 숀 로드리게스라는 백업 유격수까지 보유하고 있다. 2루수 닐 워커는 피츠버그의 프랜차이즈 스타고, 3루수 조시 해리슨은 올 시즌 처음으로 풀타임을 소화했다.

머서는 올해 149경기에서 타율 0.255, 12홈런, 55타점을 기록하며 유격수로는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워커는 137경기에서 타율 0.271, 23홈런, 76타점을 수확하며 데뷔 이래 한 시즌 최다 홈런을 기록했다.

해리슨은 타율 0.315, 13홈런, 77타점을 기록하며 팀 타선을 이끈 선수다.

미국 현지에서 강정호 포스팅 승자가 피츠버그로 밝혀진 이후 수긍하는 분위기보다는 의외라는 반응이 더 많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강정호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피츠버그의 내야진은 탄탄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피츠버그가 도박을 좋아하는 구단은 아니라는 점이다.

강정호는 원 포지션은 유격수지만 2루수와 3루수까지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다재다능함을 하고 있다. 가장 현실적인 추정은 강정호가 피츠버그의 붙박이 내야수들의 백업으로 뛰는 것이다.

2루수 워커가 고질적인 허리 부상에 시달려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보험 성격도 짙다. 해리슨 역시 올 시즌 깜짝 활약이 내년 시즌에도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유격수 머서는 메이저리그 평균 수준의 유격수일뿐 그 이상은 아니다. 더군다나 타격에 기복이 있는 편이다.

결론적으로 피츠버그는 내야진의 깊이를 더하기 위해 강정호 영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메이저리그 구단이 강정호에게 바라는 것은 수비력이 아니라 아시아 선수라고는 믿기지 않는 파워 넘치는 공격력이다.

통계 분석 사이트인 팬그래프닷컴은 내년 시즌 피츠버그가 86승 76패를 기록,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87승 75패)에 이어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2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피츠버그로서는 세인트루이스를 제치고 지구 우승을 차지할 수 있도록 팀에 더 많은 승리를 안겨줄 수 있는 선수로 강정호를 선택했다고 볼 수 있다.

미국 현지에서는 강정호의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을 3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 평범한 선수 대신 강정호가 기용됐을 때 팀에 3승을 더 안길 수 있다는 의미다.

물론 피츠버그가 기존 내야수 중 한 명을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할 것을 염두에 두고 강정호의 독점 협상권을 따냈을 가능성도 있다.

닐 헌팅턴 피츠버그 단장은 성명을 내고 "강정호를 우리 시스템에 더할 기회를 얻게 돼 기쁘다"면서 "강정호, 그의 에이전트와 협상을 시작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피츠버그의 올 시즌 연봉 총액은 7천811만1천667달러로 메이저리그 전체 30개 구단 가운데 27위였다. 돈 많은 구단이 아닌 피츠버그는 강정호에게 포스팅 금액으로 500만 달러 이상을 써내고 연평균 500만 달러 수준의 계약을 원하는 강정호 측과 협상을 앞두고 있다.

그만큼 피츠버그가 강정호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고 볼 수 있지만, 또 그만큼 강정호의 연봉 협상이 난항을 빚을 가능성도 커 보인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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