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택 줄입니다" 신용카드社 일방 통보 잇따라

박승혁 기자 2014. 12. 23.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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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성 혜택으로 모객 후 적자 핑계로 축소·폐지.. 고객에겐 달랑 문자로 통보 "6개월前 금감원 승인 받아" 카드社선 '문제 없다'는 입장

신용카드인 '삼성카드1'을 사용하는 회사원 김모(38)씨는 지난주 삼성카드로부터 "제휴 카드사인 아멕스 측의 사정으로 인해 오는 1월 1일부터 일부 서비스가 축소된다"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그동안 아멕스와 제휴한 모든 카드사 고객에게 매일 커피 한 잔 무료 서비스(커피 한 잔을 사면 한 잔은 무료 제공)를 제공해왔는데, 앞으로 중단한다는 내용이었다. 김씨는 "큰 혜택은 아니었지만, 서비스 축소를 소비자에게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것 같아 조금 불쾌했다"고 말했다. 카드사들이 새해를 기점으로 각종 부가서비스를 없애거나 줄이고 있어, 1월 1일부터 달라지는 카드 서비스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내년부터 대폭 줄어드는 카드사 혜택

KB국민카드는 탠텀, 테제, 로블 등 VIP급 카드의 주요 서비스를 제휴업체인 롯데호텔 측의 요청으로 1월부터 축소한다. 호텔 객실료 할인 폭이 25%에서 20%로 낮아지고 무료 발레파킹을 해주는 곳도 줄어든다. 특히 '탠텀' 카드는 연회비 200만원의 KB국민카드 대표 VVIP카드로 출시됐지만 올해 초에도 제휴사 사정으로 부가 혜택이 크게 축소된 적 있다. 카드 혜택이 6개월마다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마스타카드 제휴 카드의 경우 밀레니엄 힐튼호텔의 발레파킹 서비스와 식음료 할인 혜택이 사라진다. 신한카드는 비자카드 제휴 VIP급 카드에서 제공해온 건강검진 우대 서비스를 1월부터 없앤다. 또 '더 레이디 베스트' 카드의 면세점 혜택 적용 제휴사를 축소하고, '더 클래식' 카드의 레스토랑 식사권 서비스를 폐지한다. 현대카드의 블랙, 퍼플, 레드 등 이른바 프리미엄 카드는 스와로브스키 5% 할인 서비스를 종료한다. 롯데호텔월드 발레파킹 서비스는 연중 아무 때나 가능했지만, 주중에만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외환카드 역시 내년 2월부터 간판 상품인 '외환2X알파·베타카드'의 혜택을 축소할 예정이다. 그동안 전월 실적 25만원 이상이면 1만5000원 할인해주었지만, 1만원으로 축소된다. 전월 실적 50만원 이상이면 기존보다 1만원 축소된 2만원, 100만원 이상이면 기존보다 2만원 축소된 4만원이 할인된다. 외환2X카드는 2012년 출시 후 1년 만에 100만장이 발급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지만 적자가 지속됐다.

당시 은행측은 다른 카드사에 비해 열악한 고객 기반을 넓히기 위해 파격적인 혜택을 앞세워 신규 고객을 유치했는데, 어느 정도 회원수가 확보되자 서비스 수준을 낮춘 것이다.

◇카드 고객 끌어모으기 위한 '낚시형' 혜택 남발 막아야

신용카드사들은 부가서비스를 축소시켜 소비자 혜택이 줄어들게 됐지만, 규정을 어긴 것은 아니어서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카드사들은 서비스를 변경하기 6개월 전에 금융감독원 승인을 받고, 소비자에게 알려주면 부가서비스를 변경하거나 중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이 상품 출시 초기에 고객을 끌어모으기 위해 '낚시형' 혜택을 남발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금융 당국은 이러한 부작용을 없애기 위해 이달 초 카드사의 부가서비스 의무 유지기간을 현행 1년에서 5년으로 대폭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부가서비스 유지 기간이 5년으로 늘어나면 부담을 느낀 카드사들이 소비자 혜택을 대폭 축소한 상품을 개발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금융 당국과 카드사들은 카드 혜택이 불가피하게 바뀌더라도 소비자 권리가 침해당하지 않는 쪽으로 다른 대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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