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4인방' 일망타진 시황제, 1인 체제 날개 다나

2014. 12. 23.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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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연합뉴스) 이준삼 특파원 =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또 다른 거물급 권력자인 링지화(令計劃·58) 통일전선공작부장을 잡아들이며 권력 공고화 속도를 한층 끌어올렸다.

사실 링 부장이 올해 낙마한 저우융캉(周永康·구속) 전 정치국 상무위원이나 지난해 몰락한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당서기에 비하면 무게감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가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의 비서실장(당 중앙판공청 주임)을 지냈고, 저우융캉, 보시라이, 쉬차이허우(徐才厚) 전 중앙군사위 부주석과 함께 '신 4인방'으로 꼽혀왔다는 점에서 보면 이번 사건이 갖는 의미는 크게 달라진다.

◇2년여간 '수족' 자르고 포위망 좁혀 = 산시(山西)성 출신인 링 부장은 1979년 23살의 나이로 중국공산당의 최대 계파로 꼽히는 중국공산주의청년단에 입단한 뒤 승승장구를 거듭해왔다.

1995년 당 중앙판공청에 들어가 중앙판공실 조사연구실 3조 책임자를 거쳐 조사연구실 주임, 중앙판공실 주임 등을 맡았다.

당 중앙판공실은 당 최고지도부와 당·정 산하 권력기관들을 거미줄처럼 연결하는 중추기관이다. 후진타오 체제에서는 후 전 주석의 '복심'으로 통했다.

시진핑 체제 출범을 앞둔 2012년 관측통들은 그가 퇴임하는 후 전 주석을 대신해 권력의 심장부로 진출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정치국원 자리도 차지하지 못했다.

중국당국이 언제부터 링 부장을 노렸는지는 확실치 않다. 그러나 시 주석이 링 부장을 체포한 과정은 저우융캉을 잡아들인 과정과 꼭 닮았다.

시 주석은 저우융캉을 본격적으로 처벌하기 앞서 취임 직후부터 그의 양대 지지세력으로 꼽혀온 '쓰촨방(四川幇)'과 '석유방'(石油幇)을 초토화했다.

중국당국은 링 부장 사건과 관련해서도 그의 지지세력을 형성해온 산시성 출신 인사들을 쉴새 없이 체포했고 최근에는 링 부장의 형 링정처(令政策) 전국정치협상회의 부주석, 동생 링완청(令完成) 등도 잡아들였다.

이는 사정당국이 근 2년간에 거쳐 그의 수족을 하나하나 잘라내고 벗어나기 어려운 포위망을 구축한 뒤에야 결정적인 행동에 돌입했음을 시사한다.

◇'신4인방' 일망타진, 조명받는 쿠데타설 = 중국 언론에 따르면 시진핑 체제 들어 '부국급'(副國級·부총리 등과 동급) 간부가 조사받는 것은 저우융캉, 쉬차이허우, 쑤룽(蘇榮) 전 정협 부주석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현직으로만 보면 두 번째다.

무엇보다 링 부장에 대한 수사는 일부 중화권 매체를 통해 제기됐던 쿠데타설에 결과적으로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는 점에서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에 본부를 둔 중화권 매체인 보쉰(博迅) 등이 1년 전부터 보도해온 쿠데타설은 2012년 당시 저우융캉, 쉬차이허우, 보시라이, 링 부장 등이 의기투합해 정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것이 골자다.

이 매체는 '신 4인방'이 보시라이와 링 부장을 정치국 상무위원에 진입시켜 시진핑 체제를 전복해 당·정 권력을 장악하고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의 권력을 제거한다는 계획을 세웠다고 보도했다.

보쉰은 또 장 전 주석이 이들의 실체를 먼저 파악하고 시 주석 등과 힘을 합쳐 계획을 분쇄했다고 덧붙였다.

이런 의혹의 진위부는 여전히 확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들 중화권 매체가 일찍부터 쿠데타설과 함께 '신 4인방'의 존재를 부각하고 그들의 몰락을 예고해왔다는 점만 보면 신빙성이 없다고 부정하기는 어렵게 됐다.

◇'시황제' 시진핑, 압도적인 정치승리 = 시 주석이 '신 4인방'에 대한 처벌을 직접 기획하고 진두지휘했는지도 알 수 없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몰락은 시 주석의 1인체제 권력이 더욱 공고화되는 결과로 귀결될 수밖에 없게 됐다.

이들은 전직, 현직 여부를 떠나 공안·경제(저우융캉), 군(쉬차이허우), 지방정부(보시라이), 정치(링지화) 등 각 분야에서 오랫동안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며 독자적인 세력을 구축해온 하나같이 거물급 인사들이다.

그런 4명의 권력자를 시 주석은 권력을 잡은 지 불과 2년 만에 '일망타진'하고 처절하게 몰락시킨 셈이다.

특히 적잖은 관측통들은 저우융캉이나 링 부장을 잡아넣고자 시 주석이 장 전 주석이나 후 전 주석 등 막후 실력자들과 한 판 힘겨루기를 해왔다는 관측도 제기하는 상황이어서 시 주석의 '승리'는 더욱 두드러진다.

저우융캉이 장 전 주석의 후광으로 정치국 상무위원 자리까지 오른 인물이고 링 부장이 후 전 주석의 최측근 중 한 명이라는 것은 정설에 가깝다.

다만, 일부 전문가는 시 주석이 장 전 주석이나 후 전 주석 등 전직 최고지도자에게까지 칼을 빼들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한다.

시 주석이 링 부장에 대한 처벌을 끝으로 수년간 이어져 온 전면적인 반부패 개혁운동을 일단락 지을 것이라는 전망도 서서히 제기되고 있다.

js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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