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구라다2] 류현진-추신수 스카우트한 건 유태인 <상>

스페셜 2014. 12. 22.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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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스페셜9 제휴] 자동차의 왕으로 불리는 헨리 포드가 그랬다. "요즘 야구판이 왜 그렇게 시끄러운 지 알아? 내가 딱 세 단어로 설명해줄게. 유태인이 많아서 그래(Too much Jew)." 포드가 이런 말을 한 건 100년전 쯤이다. 지금은 어떨까. 여전히 야구판은 시끄럽다. 아직도 유태인이 많을까? 그렇다. 아주 엄청나게.

보통 그들에 대한 시각은 전혀 상반된 두 갈래다. 구태여 부연하지는 않겠다. 모두들 아실테니. 그들 자신도 느끼고 있는 것 같다. 대단한 민족적 자부심을 갖고 있는 반면, 자기 정체성이 부각되는 걸 달가워하지 않는 편이다.

어찌됐건 편견은 버리자. 팩트만으로 사실을 판단하자. 과연 메이저리그에 그들이 끼치는 영향력은 어느 정도일까. 그래서 그 관점으로 해석해 보자. 류현진과 추신수는 왜? 어떻게? LA 다저스로, 텍사스 레인저스로 가게 됐을까? 거기에는 유태인들의 힘이 어떻게 작용했을까?

본론에 앞서 몸풀기 퀴즈다. 시카고 컵스의 테오 엡스타인, 텍사스 레인저스의 존 다니엘스, LA 다저스의 앤드류 프리드먼. 요즘 잘 나가는 세 명의 야구단 사장들이다. 그들의 공통점은? 모두 명문대 출신에 초고속 승진으로 구단 수뇌부에 올랐다. 철저한 데이터, 세이버 매트릭스를 신봉하며 야구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그리고 또 한가지는? 맞다. 모두 유태인이다.

하지만 속단하지 마시라. 유명한 GM(또는 사장) 3명 때문에 유태인의 영향력 운운하냐고? 그럴 리가. 그들은 그냥 월급 사장에 불과하다. 그 뒤에는 훨씬 어마어마한 배경이 존재한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이렇다. 유태인들은 메이저리그라는 비즈니스에서 이미 하나의 완벽한 '지배 구조'를 만들어냈다. 구단을 소유하고, 경영하고, 선수를 사고, 팔고, 리그의 결정권을 행사하며, 소비자에게 포장해서 전달하는 역할까지. 모든 부분을 놀랄만큼 광범위하게 장악하고 있다.

무명의 자산관리 회사, 다저스를 삼키다

2012년 센서스에 따르면 미국에 사는 유태인은 540만~680만 정도다. 인구 비율을 따지면 2% 조금 넘는다. 하지만 그들은 미국을 지배하고, 세계를 이끈다.

구글, 페이스북, 인텔, 오라클, 델 컴퓨터, 갭, 켈빈 클라인, 시어스, 메이시, 랄프로렌, 스타벅스, 리바이스, 코스트코, 바나나 리퍼블릭, 올드 네이비, 던킨 도너츠, 하겐 다스, 배스킨 라빈스, 홈 디포, 빅토리아 시크릿, AIG보험....

유태인들이 창업했거나, 소유했거나, 실질적으로 경영하는 세계적인 기업들이다. 하지만 이 역시 빙산의 일각이다. 천문학적인 자금이 돌아다니는 월스트리트의 금융기업, 투자업체들은 우리에게 이름조차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LA 다저스를 소유하고 있는 구겐하임 파트너스(Guggenheim Partners)다.

이민 1세인 메이어 구겐하임. 초기에는 광산 개발로 사업을 시작했다.

그 시조는 스위스 태생 유태인 메이어 구겐하임이다. 그는 1847년 미국으로 이주했다. 그는 콜로라도의 은과 구리 광산에 5천 달러를 투자하면서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7명의 아들과 함께 사업을 불려나가며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 이 가문의 자산 관리회사로 출발한 것이 구겐하임 파트너스다. 비밀스러운 개인기업이던 이곳이 21세기 들어 보험회사들의 자산 운용을 맡기 시작하며 기하급수적으로 팽창했다. 현재는 2200억 달러(약 240조원)를 움직이는 공룡이 됐다. 우리나라 올해 예산이 약 357조원이다.

그들은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다저스를 인수했다(2012년, 21억 5천만 달러 전액 현금 지불). 공동구단주로 이름을 올린 마크 월터와 토드 몰리는 구겐하임의 경영진들로 다저스의 진짜 실세들이다. 물론 오너 그룹에는 외형상 몇몇 다른 얼굴들을 넣어 구색을 맞췄다. NBA 스타 매직 존슨(투자금 5천만불), 할리우드 영화제작자 피터 거버(250만불), 텍사스의 석유재벌 바비 패튼(1억불). 구겐하임의 지역 기반이 뉴욕-시카고라는 점을 희석시키기 위한 포석이다. 이들 중 피터 거버가 유태인이다. 흥미로운 점은 그들이 인수한 전 구단주 프랭크 매코트의 이혼한 부인 제이미 매코트(당시는 사장 직함) 역시 유태인이라는 점이다.

구겐하임 파트너스가 다저스를 인수한 뒤 경영을 책임질 사람으로 선택한 것도 유태인이다. 스탠 카스텐 CEO 회장. 27살에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단장에 취임했고, 이후 NBA(호네츠), NHL(트레셔스) 등 그 지역 스포츠팀을 총괄하던 사람이다. 그는 워싱턴 내셔널스 사장도 역임했는데 이곳 구단주(테드 러너)도 유태인이다.

사실 이런 구조 아래서 네드 콜레티 단장이 두 시즌 이상을 버텼다는 게 신기할 정도다. 2014시즌을 마치고 앤드류 프리드먼을 데려온 것은 그들 입장에서는 너무도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과정일 것이다. 이로써 다저스는 소유에서부터 경영과 운영까지 완벽한 유태인 지배 형태를 갖추게 됐다. (프리드먼이 먼저 있던 탬파베이 구단주-스튜어트 스턴버그도 물론 유태인이다.)

구겐하임 패밀리. 창업자인 메이어 구겐하임과 7명의 아들들이 막대한 부를 일으켰다. 구겐하임 파트너스는 이들 가문의 자산 관리를 하던 회사였다.

스포츠 클럽은 가장 안정적인 투자처

추신수의 텍사스 레인저스도 비슷한 과정을 거친다. 다저스 보다 1년 빨랐다. 유태인 변호사 척 그린버그가 주도한 모종의 투자자 그룹은 톰 힉스로 부터 남부의 명문 구단을 매입했다.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마크 큐반(NBA 댈러스 매버릭스 오너) 역시 유태인이었다.

보수적인 지역 여론은 강렬하게 반발했다. 하지만 이들은 놀란 라이언이라는 프랜차이즈 스타를 내세워 불만을 잠재웠다. 물론 실제 구단 운영은 코넬대 출신의 존 다니엘스가 맡았다. 앞서 말했다시피 유태인이다. 지금 다저스의 매직 존슨 역할을 하던 '라이언 익스프레스'는 3년 뒤 구단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쓸쓸히 야구계를 떠난다. 반면 다니엘스는 최하위의 성적부진과 몇 차례 큼직한 FA 계약 실패에도 불구하고 얼마전 3년 연장 계약에 성공했다. 그것도 계약 기간을 아직 1년이나 남겨 놓은 상태에서.

현재 MLB 30개 팀 가운데 8개 구단의 오너(또는 파트너)가 유태계다. 야구는 오히려 적은 편이다. 미국의 다른 프로스포츠 NBA(농구), NFL(풋볼), NHL(하키) 중에는 절반이 넘는 곳도 있다. 그들은 스포츠 클럽에 대한 투자가 가장 안정적이라는 걸 알고 있다. 역사적으로 명문 구단의 가치가 떨어지는 일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입장권, 유니폼, 맥주와 피자 판매는 현금의 회전력도 도와준다.

다저스나 레인저스는 유태인 주인을 맞은 뒤 빅 마켓을 주도하고 있다. 깜짝 놀랄만한 대형 계약들을 쏟아내고, 엄청난 트레이드를 눈도 깜짝하지 않고 해치워 버린다. 류현진, 추신수의 스카우트도 그런 연장선에서 이해돼야 한다.

그들은 언제나 공격적인 투자를 서슴치 않는다. 왜? 우승을 위해서? 물론 그것도 이유다. 하지만 그들의 진짜 관심은 자산 가치를 높이는 일이다. 요약해 보자. 이런 거다. 비싼 선수를 사서, 인기 있는 팀을 만들어, 비싸게 중계권을 파는 것이다. 구겐하임 파트너스는 다저스 인수 후 타임워너 케이블에 25년간 무려 70억불짜리 계약을 받아냈다. 사치세 1, 2천만불은 그야말로 '껌값'이다.

하편 예고

** 구단을 매입해 운영하는 건 산업 전체로 볼 때 한 축에 지나지 않는다. 완벽한 지배를 위해서는 연결되는 모든 과정을 통합해서 컨트롤 해야 한다. 그러려면 ▶ 리그 전체의 중요한 결정권에 참여하고 ▶ 핵심 자산인 선수의 수급을 좌우하며 ▶ 상품을 포장해서 대중에게 전달하는 미디어까지 장악해야 한다. 하편에서는 그 결정적인 길목마다 유태인들이 어떻게 포진돼 있는 지 알아본다.

- 보라스의 주요 고객은 왜 그들인가

- 4대 스포츠 커미셔너,

- 주요 스포츠 채널 최고 경영자는 유태인 일색

백종인 / 칼럼니스트 前 일간스포츠 야구팀장

사진=게티이미지,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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