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류현진의 '야구파파', 한국 야구 지형을 바꾸다

서지영 2014. 12. 22. 01:0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일간스포츠 서지영] 아들의 야구에 지원을 아끼지 않는 '야구파파'들이 대한민국 야구 지형을 바꾸고 있다.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국내 1·2호 선수인 류현진(LA다저스)과 강정호(넥센·이상 27) 뒤에는 미국의 '사커맘(soccer mom)' 보다 적극적으로 자녀의 운동에 모든 것을 거는 아버지가 있었다. 김인식 본지 해설위원은 "요즘 리틀야구에 가보면 훈련에 맞춰 교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부모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런 선수들이 계속 성장한다면, 달라진 세대들을 야구계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1987년생 동갑내기인 둘은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의 극진한 보살핌을 받고 자랐다. 류현진은 인천에서, 강정호는 고향 광주에서 초·중·고등학교 내내 훈련이 끝나면 먹을거리를 사들고 마중을 나온 아버지의 차를 타고 출퇴근했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아버지들은 아들의 야구 지원에 매달렸고 책임감과 꿈을 심어줬다. "더 큰 무대에 도전하라"는 부친의 가르침 속에 이들은 한국 야구의 미래를 책임질 기둥이 됐다.

류현진의 아버지 류재천(58)씨는 말로는 다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아들을 위한 삶을 살았다. 눈이 오면 운동장에 쌓인 눈을 치웠고, 흙 바닥이 울퉁불퉁 할 때는 직접 돌을 골랐다. 야구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하면 천릿길도 마다하지 않고 뛰어갔다. 집 옥상에는 개인 훈련장도 차렸다. 류씨의 열정은 류현진의 모교에도 소문이 파다했다. 동산고 관계자는 "(류)현진이가 고등학교 시절 팔꿈치를 다쳐서 병원에 갔는데 오진을 하는 바람에 한동안 고생했다. 아버님이 잘못 진단한 병원을 찾아가 억울함을 호소했다. 항의가 어찌나 대단하셨는지, 졸업한 지 한참 지났지만 아직도 기억이 날 정도다"고 귀띔했다. 프로에 진출해서도 아버지의 사랑은 지속됐다. 류씨는 아들이 등판하는 경기는 빼먹지 않고 직접 관전했다. 공 한 구마다 기뻐하거나 깊은 한숨을 내쉬는 장면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강정호는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이로 아버지 강성수(54)씨를 꼽길 주저하지 않는다. 그는 지난 21일 열린 공식 회견에서 "야구를 시작한 초등학교 때부터 아버지가 '너는 꼭 메이저리그에 진출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스스로도 '내가 미국에 갈 수 있을까'라고 의심했었다. 아버지가 계셔서 생각을 바꿀 수 있었다"고 일화를 전했다. 류현진의 아버지가 그랬듯, 강 씨도 아들의 서포트에 적극적이었다. 아들이 좋아하는 영양식을 공수해 부지런히 먹였다. 강씨는 "인성 교육도 신경 썼다. 살면서 가장 조심해야 할 것 중 하나가 자만심이다. 타고난 재능만 믿고 게을러지면 결국 가진 것도 모두 잃는다는 걸 늘 강조했다"고 말했다.

엄청난 '바짓 바람'을 일으켰지만, 불문율은 있었다. 두 사람 모두 무슨 일이 있어도 '아들의 야구'만은 간섭하지 않았다. 강 씨는 "야구에서는 아들이 나보다 더 전문가다. (강)정호의 야구 메커니즘이나 경기에 대해서는 한 번도 참견한 적이 없다. 프로에 갈 때나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큰 결정은 모두 정호에게 맡겼다"고 말했다. 류씨 역시 "부모의 역할은 도와주는 것뿐"이라는 원칙을 지켰다. 원칙을 갖고 교육하되 체계적이고 헌신적으로 뒷바라지 하는 부모 덕에 류현진과 강정호는 한국 야구의 대들보로 설 수 있었다.

김인식 위원은 "공부 안 하고, 배고픔을 참고 야구 하는 시대는 옛날 일이다. 지금은 훈련이 끝나면 부모들이 자녀를 차에 태워 학원으로 실어간다. 교육과 지원을 받고 자란 아이들이 앞으로 몇 년 안에 야구계에 나오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saltdoll@joongang.co.kr

[강정호 父 인터뷰] \"양키스 입찰 안해 서운?\"

강정호, 베팅한 구단은 언제쯤 밝혀질까

'루돌프' 강윤이, 농구장 사로잡은 상큼 댄스

'야구 여신'의 반전 몸매 화제…'이정도야?'

손연재 귀국…레깅스에 드러난 완벽 몸매

Copyright © 일간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