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기의 러시아에 '소방수'로 나서나

2014. 12. 21. 19:5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중국 외교부장 "필요시 지원 제공"..미국 반발 가능성에 부담 직접 지원보다는 경제협력 강화 간접방식 가능성 커

중국 외교부장 "필요시 지원 제공"…미국 반발 가능성에 부담

직접 지원보다는 경제협력 강화 간접방식 가능성 커

(베이징=연합뉴스) 홍제성 특파원 = 중국이 서방의 제재 확대 속에 루블화 가치 폭락으로 위기에 내몰린 러시아를 향해 지원의 손길을 뻗을지 주목된다.

러시아에 위기 극복 능력이 있다고 강조하며 사태를 예의주시하던 중국은 왕이(王毅) 외교부장을 통해 기존의 입장보다 지원 가능성에 무게를 더 두는 쪽으로 선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왕 부장은 20일 홍콩 봉황(鳳凰)위성TV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필요하다면 우리는 해낼 수 있는 능력범위 내에서 필요한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면서 "중국은 러시아와 접촉을 유지하면서 다음 단계에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러시아가 필요하다면', '중국의 능력범위 내에서'란 표현을 써 가며 러시아 측의 공식 요청이 있을 경우에 한해 적절한 수준의 지원을 검토하겠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 양국이 '신(新)밀월기'를 구가하며 정치 외교 경제 등 분야별 협력을 강화하는 분위기를 감안하면 중국의 입장은 예상보다 유보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대(對)러시아 제재 수위를 높이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정부를 압박하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러시아의 이번 금융위기는 미국과 EU의 제재가 강화되는 가운데 유가 하락까지 겹치면서 빚어진 측면이 크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추가 제재를 통해 러시아의 '숨통 조이기'에 나서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강력 반발하며 정면 돌파 의지를 밝히고 나섰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차관이나 원조 등 직접 지원에 나설 경우 미국에 대해 직접적인 반기를 드는 모양새가 될 수밖에 없다.

미국은 중국이 러시아를 직접 지원한다면 자국이 주도하는 서방의 러시아 '옭아매기'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어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으로서는 일단 러시아 사태의 추이와 미국의 분위기를 모두 예의주시하면서 지원 필요성을 면밀히 검토할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은 이번 러시아의 위기 사태가 양국 간 무역 및 경제협력 프로젝트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가오후청(高虎城) 상무부장은 20일 홍콩 봉황TV와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금융 위기 사태에도 양국 간 경제협력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무역규모가 892억 달러 수준인 양국은 올해 목표치인 1천억 달러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면서 러시아와의 무역결제 과정에서 위안화 사용의 비중을 높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올해 들어 에너지와 고속철 등 프로젝트 협력의 폭을 대폭 확대해 나가고 있다.

양국은 지난 5월 4천억 달러 규모의 동부노선 천연가스 공급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서부노선 가스관 연결을 위한 포괄적 협정도 체결했다.

또 양국은 모스크바와 카잔을 잇는 770㎞ 구간에 고속철을 건설하는 100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 계약도 체결하는 등 인프라 협력도 가속화하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양국은 이같은 대규모 프로젝트의 건설 속도를 가속화하는 방식으로 러시아의 '급한 불' 끄기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중국으로서 또 하나의 카드로는 러시아와 함께 속해 있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의 틀이나 중국이 조성한 기금을 우선 러시아에 투입하는 방식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실제로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8일 정례브리핑에서 SCO의 틀 내에서 필요할 경우 지원할 의향이 있다는 점을 내비치면서 중국-유라시아 경제협력기금, 실크로드기금 등이 SCO 회원국을 적극 고려하고 있다고 말해 이같은 관측에 무게를 실었다.

중국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러시아가 중국에 갖는 전략적 중요성을 고려해 중국 정부가 러시아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지원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jsa@yna.co.kr

안면윤곽수술 받은 여대생 숨져…경찰 수사
직장상사 막말로 '가슴에 멍' 드는 '미생'들
'화이트 크리스마스' 50년간 서울에 단 10번
"북한 특수요원 1990년대초 미국에서 활동"
대학 도서관 시민 개방 바람에 학생들 '불만'

▶ 뉴스를 보고, 여론이 궁금할 때 - 뉴스와 폴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