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저가 스마트폰'을 만드는 이유는?

2014. 12. 21.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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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저가 스마트폰'으로 존재감 회복에 나섰다.

애플 아이폰 등 외산에 절대 열세인 상황이 이렇다할 자국 브랜드 폰이 없는 일본을 '저가폰'에 승부수를 던질 수 밖에 없게 하는 요인이다.

닛케이비즈니스는 최신호를 통해 라쿠텐과 이온 등 주요 유통업체들이 잇따라 저가 스마트폰을 시장에 쏟아내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저가 스마트폰 신제품을 출시한 라쿠텐의 시마다 사장은 구체적인 판매량은 밝히지 않았지만 "발매 1개월만에 예상 밖의 반응을 느끼고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내년 2월에는 세번째 저가 신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지난 4월 이온이 저가 스마트폰을 처음 내놓은 것을 시작으로 올해는 대기업들도 이 시장에 속속 뛰어드는 추세다. 라쿠텐 외에도 컬처컨비니언스클럽(CCC)과 니프티도 출사표를 냈다.

일본 휴대폰 시장의 절반 가량은 아직도 '갈라K'라는 일본 특유의 일반 휴대폰이 장악하고 있다. 저가 스마트폰은 바로 이 갈라K 이용자의 교체 수요를 노린다.

이에 따라 일본 단말기 제조업체들도 저가 스마트폰을 통해 반격을 노리고 있다. 저가폰 이라면 지금껏 대만이나 중국산 단말기를 선택하는 통신사업자가 많았다. 하지만 라쿠텐이 샤프와 손을 잡는 등 자국 업체를 파트너로 삼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온 역시 이달 초부터 자국산 단말기인 후지쯔 제품 판매에 들어갔다. 특히 노년층은 자국산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높아 인기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일본 휴대폰 시장의 90%는 일본산 단말기였다. 하지만 지금은 스마트폰 시장의 60%가 애플 아이폰이다. 샤프와 소니의 비중은 각각 10% 정도다. 나머지 업체들의 점유율은 겨우 한자리수대를 유지하는 수준이다.

MM종합연구소의 요코타 히데아키 애널리스트는 "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저가 스마트폰을 돌파구로 삼을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내년 5월 심(SIM) 잠금 해제 의무화로 저가 스마트폰은 더욱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총무성은 저가폰 가입자가 2016년도에는 현재의 두 배인 1500만 명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용어/ 갈라K

외부와 격리된 갈라파고스 제도와 일본어로 휴대폰을 뜻하는 '케이타이(けいたい)'를 합쳐 만든 일본식 신조어. 스마트폰 위주의 세계적 추세와 달리, 독자적인 일본 휴대폰을 의미한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값이 저렴하고 사용이 편리한 갈라K 보급률이 전체 일본 휴대폰 시장의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 게다가 최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까지 적용할 수 있는 제품도 나와, 스마트폰 보급의 발목을 잡고 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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