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이적료 흡족할까' 국내외 사례로 본 타당성

입력 2014. 12. 21. 10:21 수정 2014. 12. 21.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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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한국의 A-로드' 강정호(27 · 넥센)의 메이저리그(MLB) 포스팅 응찰액이 공개됐다. 500만 2015 달러(약 55억 원)다.

넥센은 20일 "유격수 강정호의 메이저리그 진출과 관련해 포스팅 결과를 수용하기로 결정했다"면서 낙찰가를 공개했다. 강정호와 독점 협상권을 얻는 MLB 팀이 넥센에 줘야 할 이적료인 셈이다.

앞서 김광현(SK), 양현종(KIA)의 MLB 무산 사례와 비교해 강정호의 몸값은 합당했던 것일까. 앞선 두 구단과 달리 넥센이 흔쾌히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일까.

▲"김광현-양현종 정도면 수용이 힘들다"

당초 넥센 역시 "포스팅 응찰액이 합리적인 수준이 아니라면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김광현의 200만 달러(약 22억 원)이나 양현종(KIA)의 150만 달러(추정 · 약 16억 원) 정도면 수용이 불가하다는 것이다.

이는 SK, KIA도 마찬가지였다. SK와 KIA 역시 내심 500만 달러 정도의 응찰액을 기대했다. 2년 전 류현진(27)이 LA 다저스로부터 받아 한화에게 안긴 2573만7737 달러 33 센트(약 280억 원)는 아니더라도 자존심은 찾을 마지노선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냉정했다. 88년생 두 투수들의 낙찰가는 기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SK는 선수의 뜻을 존중해 수용 결과를 받아들였고, KIA는 받지 않았다. 결국 김광현도 샌디에이그와 협상에 결렬돼 둘 다 국내 잔류하게 됐다.

이런 가운데 넥센은 포스팅 결과를 수용한 것이다. 사실 강정호에 대한 몸값은 최소 500만 달러에서 최대는 1500만 달러(약 165억 원)까지 미국 현지 언론이 예상했다. 뚜껑을 열어보니 최소치에 가까운 금액이었다.

당초 송재우 MLB 전문 해설위원은 "강정호는 김광현, 양현종과는 다를 것"이라면서 "현재 MLB 시장에 대형 내야수가 없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1000만 달러 정도를 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면 80억도 가능…선수-구단 윈윈할 마지노선

국내에서라면 어땠을까. 만약 강정호가 다른 구단으로 트레이드될 경우를 가정했을 때 과연 얼마를 받을 수 있을까.

일단 이런 대형 선수의 이적이 흔치 않기 때문에 비교 대상을 찾기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가장 가까운 예가 장원삼(삼성)이다. 넥센은 2008시즌 뒤 장원삼을 삼성으로 보내면서 현금 30억 원과 박성훈을 받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승인을 거부했지만 1년 뒤 다시 이뤄졌다.

흔히 이승엽(삼성), 이종범, 양준혁(이상 은퇴) 등 대형 타자들은 한 시즌 15승 이상 특급 투수의 가치를 지닌다는 게 야구계 정설이다. 장원삼은 15승 이상은 힘들더라도 10승이 보장되는 수준급 선발이다.

장원삼이 30억 원 이상의 가치를 지녔다면 강정호는 이 이상으로 받을 수 있는 선수다. 2008년 당시보다 야구계 물가가 급상승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소 이적료는 50억 원에서 출발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최근 FA 광풍을 감안하면 80~100억 원도 가능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일본 진출 선수의 이적료도 참고가 될 만하다. 1996년 당시 해태(현 KIA) 국보급 투수였던 선동열은 주니치로 가면서 임대료 3억 엔(약 30억 원)을 받았다. 98년 이종범(주니치)은 4억5000만 엔, 2001년 정민태(요미우리)는 5억 엔, 구대성(오릭스)은 3억5000만 엔의 이적료를 기록했다.

이렇게 본다면 강정호의 이적료는 넥센 입장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다만 선수의 자존심을 지키고, 넥센이 실리를 얻을 마지노선이었다. 통큰 결단에 따른 여론의 지지는 계산되지 않는 무형의 이득이기도 하다.

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airj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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