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특집>⑤구심점 잃은 새정치연합

2014. 12. 21.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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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 '선장도, 나침반도 잃고 표류하는 난파선.'

새정치민주연합은 올 한해 격랑에 휩싸인 채 혼돈기를 보냈다. 제1야당의 존재감은 지긋지긋한 노선 싸움과 바닥을 기는 지지율에 가려졌고, 정권 탈환의 밑거름이 될 당의 재건 작업도 계파 힘겨루기에 눌려 속도를 내지 못했다.

출발은 화려했다. 대선 패배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민주당은 3월 독자세력화를 모색하던 안철수 전 대표를 품에 안는데 성공했다.

둘 다 '새정치'를 통합의 기치로 내세우긴 했지만 6·4 지방선거 승리라는 야권의 지상 과제 앞에서 불가피한 선택을 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제1야당은 새정치민주연합이란 간판을 달고 새 출발을 알렸지만 이후 행로는 순탄치 못했다.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 체제는 세월호 참사로 여권이 코너에 몰린 상황에서 맞은 지방선거에서 무승부로 리더십에 타격을 입은 데 이어 7·30 재·보선에서는 최악의 참패를 당하며 맥없이 붕괴됐다.

김·안 체제가 불과 넉 달만에 무너진 것은 기초공천 폐지 약속 위반과 원칙도 명분도 없는 선거 공천 파동 탓이 컸다.

공천을 두고 연일 볼썽 사나운 모습을 보인 야당에 민심이 완전히 등을 돌리면서 대선정국을 휘감았던 '안풍'(安風)도 소리 없이 소멸됐다.

야권 전체가 만신창이가 된 상황에서 박영선 의원이 헌정사에서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주요정당의 원내 사령탑에 오르면서 뼈를 깎는 혁신을 주도할 비상대권을 받아들었지만, 그 역시 공식과도 같은 '조기 하차'를 피해가지 못했다.

박 의원은 새누리당과 어렵게 이룬 세월호법 합의가 강경론에 두 차례나 추인받지 못한 와중에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도왔던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를 비대위원장으로 영입하려다 거센 반발과 내홍을 불러일으켰다.

박 의원은 탈당까지 불사하겠다는 태도로 나섰지만 결국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이 과정에서 강경파가 좌지우지 하는 제1야당의 허약한 체질과 해묵은 계파갈등의 폐해도 여과없이 '민낯'을 드러냈다.

내분과 리더십 붕괴가 반복되는 난맥의 끝자락에서 새정치연합은 경륜을 갖춘 문희상 의원을 다시 비대위원장으로 등판시키며 위기 수습을 시도했다.

문 위원장은 계파 수장들로 비대위를 꾸리며 내홍 차단에 나서는 한편 우윤근 원내대표와 함께 '정치복원' 및 '품위있는 야당'을 내세워 전열을 추슬렀지만, 확고한 구심점과 좌표를 마련하는데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

당 안팎의 시선이 새로운 리더십을 세우는 내년 2·8 전당대회로 일찌감치 옮겨간 이유다.

이번 전대는 총·대선을 앞둔 당의 미래가 달려 있다는데 당 안팎에 이견이 없다. 그러나 '친노-비노' 대결 프레임으로 대변되는 계파갈등 양상이 부각되고 있어 이반한 민심을 돌려놓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벌써부터 전대 결과에 따라 제3지대 신당이란 낯설지 않은 이름으로 야권이 다시 분열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신당이 나올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선이 많지만, 이는 야권의 새 리더십에 대해서도 별로 기대할 게 없다는 민심을 여과없이 드러내는 대목이기도 하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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