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특집>②승패 못가린 지방선거

2014. 12. 21.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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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보된' 중간평가..대권 잠룡 대거 배출

'유보된' 중간평가…대권 잠룡 대거 배출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기자 = 올해 유일한 전국 단위 선거였던 6·4 지방선거는 박근혜 정부 2년차에 열려 중간평가라는 정치적 의미가 더해지면서 가장 이목이 집중된 선거였다.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이 될 선량을 선출한다는 의미를 넘어 오는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의 전초전이라는 의미까지 가미됐다.

이 때문에 새누리당은 어떻게든 지방선거에서 선전함으로써 집권 2년차 국정 운영의 동력을 이어가는 동시에 재집권의 기틀을 다지려 했고, 새정치민주연합으로서는 대선 패배를 설욕해 정권을 탈환하는 분기점으로 삼을 태세였다.

여야는 이미 지난해 말부터 현역 중진 의원을 뽑아내 출진채비를 시키는 등 선거전에 '올인'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건곤일척의 승부를 별렀다.

지방선거가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50일 만에 열리면서 여권의 참패를 예상했지만 결론은 17개 광역단체장을 기준으로 새누리당 8곳(부산·대구·인천·울산·경기·경북·경남·제주), 새정치민주연합 9곳(서울·광주·대전·세종·강원·충북·충남·전북·전남)으로 믿기지 않게 절묘한 균형을 이뤘다.

특히 민심의 바로미터라는 수도권에서 서울은 야당이 차지하고, 인천과 경기에서는 여당이 승리하면서 어느 한 쪽의 승리라고 주장하기 어려운 분점 체제가 이뤄졌다.

세월호 참사 전까지만 해도 지방선거는 '여당의 무덤'이라는 통념에서 벗어나 새누리당의 우세가 점쳐졌다. 그때까지 박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50∼60%대에서 떨어질 줄을 몰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로 상황이 반전됐다. 어린 학생들이 가라앉는 배에서 탈출하지 못한 채 죽어가는데도 손을 놓아버린 해경이나 사후 수습에도 미숙함을 드러낸 정부 당국의 무기력한 모습에 여론이 싸늘히 식어 버린 것이다.

누가 봐도 여당의 패색이 짙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이 '눈물의' 사과 담화문을 발표하고, 이에 위기의식을 느낀 보수층이 재결집하면서 또다시 선거 분위기가 일변했다.

선거 승리를 위한 마땅한 카드를 찾지 못했던 새정치민주연합은 '정권 심판론'의 기치를 더욱 높이 들었고, 새누리당은 '박근혜 마케팅'으로 읍소하면서 바짝 엎드렸다.

이때부터 선거는 예측불허의 팽팽한 시소게임이 끝까지 이어졌다.

이를 두고 '국가 대개조'를 하겠다는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에 유권자가 완전히 등을 돌린 것이 아니라는 분석도 나왔다.

투표함을 열어 본 결과 학생들의 죽음을 지켜본 이른바 '앵그리맘'이 대거 나설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세대간 투표 경향이 승부를 갈랐던 것으로 분석됐다.

방송사 출구 조사 결과 서울을 기준으로 2014년에는 2010년보다 20∼30대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이 15%포인트 정도 더 득표를 하고, 60대 이상에서는 새누리당의 득표율이 8%포인트 가까이 뛰어오른 것이다.

아무튼 민심의 저울추는 어느 한 쪽으로 기울어지지 않은 채 박근혜 정부에 대한 평가는 미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방선거 두 달 후 7·30 재·보궐선거에서 여당이 11대 4로 압승을 거둔 게 민심이라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이는 현 정부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기보다는 야당이 자책골을 넣은 결과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이 광주 광산을에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을 수사했던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을 공천하면서 논란을 빚었고, 서울 동작을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 기동민 후보와 정의당 노회찬 후보간 연대를 성사시켰으나 명분도 떨어지고 시기도 놓치는 우를 범했다는 뼈아픈 지적을 받기도 했다.

한편, 여야 모두 지방선거를 통해 차기 대권의 잠룡을 대거 배출했다.

우선 새누리당에서는 남경필 경기지사·유정복 인천시장·홍준표 경남지사·원희룡 제주지사가,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안희정 충남지사가 대권 반열에 성큼 올라섰다.

이렇게 승패를 가리지 못한 지방선거와 달리 교육감 선거에서는 진보 성향 후보의 약진이 뚜렷했다.

광역 17개 지역 중 13곳을 진보 성향의 후보들이 장악함으로써 4년 전 보수 10명, 진보 6명이 차지했던 분포에서 전세가 완전히 역전됐다.

aayy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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