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미생] '쌍용차 분향소' 미생 드라마에서 빠진이유?

2014. 12. 21.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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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팬들의 아쉬움, 드라마에 빠진 이 장면

[CBS노컷뉴스 유연석 기자]

원작 만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드라마 '미생'이 20일 종영했다. '미생'은 인턴과 계약직, 신입사원 등 직장 내 '을'들이 처한 현실과 아픔을 잘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CBS 노컷뉴스는 드라마 '미생'이 우리 사회에 던진 메시지를 집중 조명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甲 판치는 세상, 미생이 울린 경종

② '미생들'이 꼽은 '미생' 명대사와 그 이유

③ 40대 직장인 "오차장? 현실엔 없는 인물!"

④ 지상파와 달랐던 '미생' 제작 공식

⑤ 드라마 미생, 톱스타 없어 더 뭉클했다

⑥ 웹툰 팬들의 아쉬움, 드라마에 빠진 이 장면

⑦ 제작부터 종영까지…숫자로 본 '미생'의 모든 것

인기리에 종영된 tvN 드라마 '미생'(극본 정윤정, 연출 김원석)의 원작은 웹툰이다. 웹툰 시절부터 큰 인기를 끌었고, 그 인기에 힘입어 책과 웹 드라마로도 나온 바 있다.

인기 '웹툰'을 드라마나 영화로 제작한다고 늘 흥행하지는 않는다. 상당수 영화나 드라마가 웹툰을 그대로 재현하다 '원작 팬'들에게 안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원작에 대한 기대가 영화·드라마로도 이어지기 때문에 '잘해야 본전'이라는 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드라마 '미생'은 원작 팬뿐 아니라 원작을 모르던 사람까지 열광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바로 각색의 힘이다. 원작의 주 이야기는 차용하되 세부적인 이야기는 드라마에 맞게 바꿨다. 원작에 없던 부분이 생겼지만 조금도 부자연스럽지 않았다. '미생'이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럼에도 이 모습은 살려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장면이 있다. 그래서 원작 팬들이 드라마에는 빠져 아쉬워하는 장면 3가지를 꼽아봤다.

1. "그럼, 갈 데가 있어" "자…인사하자"

오 과장은 인턴이었던 장그래가 2년 계약직 신입사원이 되자, 장그래와 동기 3명에게 검은색 넥타이와 스카프를 사주고 "이게 우리 부서 전통 입사 선물"이라고 설명한다.

이어 "그럼, 갈 데가 있다"며 검정 넥타이를 맨 장그래를 대한문 앞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의 분향소로 데리고 간다.

오 과장은 그 앞에서 장그래에게 "자…인사하자"고 말한다. 이 과정에서 장그래는 "근로자로 산가는 것. 버틴다는 것. 어떻게든. 완생으로 나아가는 것…"이라는 독백을 한다.

한 언론에 따르면, 윤태호 작가는 이 장면을 넣은 이유를 "우리의 일상에 깊숙이 들어온 문제이나 뉴스에선 잘 다루지 않는 이들의 아픔에 작은 관심이라도 보여주고 싶었다"고 전한 바 있다. 아쉽게도 드라마에는 빠졌다.

2. "제 생각이 짧았던 것 같습니다"

자원팀 마 부장은 자신이 밀어주던 3팀이 아닌 안영이의 아이디어를 본사가 채택하자, 포기를 강제한다.

상사의 압박에 못 이긴 안영이는 끝내 "제 아이디어, 생각해보니 무리가 많더라고요. 제 생각이 짧았던 것 같습니다"라며 마 부장에세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한다.

드라마에서도 나온 이야기지만, 연출 방법이 다르다. 원작에는 만화적 요소가 들어갔는데, 마 부장에게서 나온 수십 개의 눈이 안영이를 쳐다보며 발가벗긴다.

안영이가 마 부장 앞에서 마치 발가벗겨진 것과 같은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장면으로, 어떻게 보면 징그러워도 보이지만 안영이의 당시 심정이 더욱 절실하게 다가온다.

3. 제주에서 오 차장은 고독해졌다고 한다

원작에서 오 차장은 원 인터내셔널을 사직하기 직전 남은 휴가를 다 쓰기 위해 제주도로 가족 여행을 떠난다.

오 차장이 온 가족과 함께한 여행은 3년 만. 하지만 그곳에서 오 차장은 평소 적당히 대화가 되던 아이들과 묘한 거리감을 발견한다. 대화가 묘하게 핀트가 안 맞고 서로 금세 피로해졌다는 것.

자고 있는 아이들을 보며 퇴근하고, 아직 일어나지 않은 아이들을 보며 출근하고, 그러다 잠깐이나마 함께 있을 땐 과장이다 싶게 호들갑스러운 친근함을 나눴는데 막상 말을 나눠보니 서로 너무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던 것 같았다고.

서로를 위해 사는 것처럼 스스로를 위로하며 떨어져 있던 그날들 동안 서로의 상상 안에 어떤 아빠와 어떤 자식을 만들고 있는지.

가정을 위해 일한다지만 정작 가정이 아닌 곳에서 대부분을 보내 가족과 멀어지는 우리 시대 가장들의 슬픈 자화상이다.

CBS노컷뉴스 유연석 기자 yooys@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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