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라노킹 팝니다" 성탄절 앞두고 장난감 사기 극성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아이들 장난감 갖고 사기를 치다니 정말 너무하는 것 아닙니까?"
회사원 이모(39)씨는 7살 아들의 성탄절 선물로 최근 인기몰이를 하며 품귀현상까지 빚고 있는 '파워레인저 다이노포스' 로봇 장난감 '티라노킹'을 사주려다 사기를 당했다.
열흘 이상 주변 대형마트와 완구점을 찾아 헤맸지만 재고가 있는 곳이 한 곳도 없어 조바심을 내던 중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 티라노킹을 8만원에 판다는 글을 보고 덥석 돈을 송금한 것이 패착이었다.
이씨는 "아이를 키우는 주부라고 하면서 '낮에 티라노킹을 사왔는데 남편도 똑같은 걸 사오는 바람에 하나를 판다'고 해 믿었다"며 "정말 아이 엄마라면 어떻게 이런 사기를 칠 수 있겠느냐"며 씁쓸해했다.
성탄절이 나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자녀가 원하는 선물을 여태 구하지 못한 학부모의 등을 치려는 인터넷 사기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21일 현재 인터넷 유명 중고거래 사이트인 중고나라에는 티라노킹과 '프테라킹', '가브리볼버' 등 요즘 인기가 좋은 장난감을 판다는 글이 하루에도 700∼800개씩 올라오고 있다.
하지만 이중 실제 물건을 건네주지 않고 돈만 뜯으려는 '낚시글'이 곳곳에 숨어 있다는 것이 피해자들의 진술이다.
가브리볼버를 6만원에 판다는 글에 속아 돈만 날렸다는 한 주부는 사이트 댓글에 "속은 걸 알고 나서 살펴보니 어제는 울산에 산다고 하다가 오늘은 대구에서 직거래할 수 있다는 글을 올리는 전문 사기꾼이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주부는 "거의 정가에 물건을 넘긴다는 사람들에게 몇 차례나 연락을 해봤지만 다들 사기였다"고 전했다.
사기를 당하지 않으려고 직접 만나 상품을 받고 돈을 넘겨주는 직거래를 고집한 학부모들도 피해를 보긴 매한가지다. 직거래를 요구하면 엉뚱한 곳으로 나오라고 한 뒤 연락을 끊어 골탕을 먹이는 사기꾼들이 있기 때문이다.
여의도에 근무하는 회사원 김모(42)씨는 "19일 오후 5시에 영등포역 앞으로 나오라고 해 나갔더니 아무도 없어서 추운데 한 시간이나 서 있었다"면서 "정말 해도 해도 너무 한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피해가 잇따르자 중고나라 측은 지난 19일 "파워레인저 다이노포스 프테라킹, 프레즈킹 등 상품 거래는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확인되니 피해 사례를 확인하고 나서 거래하는 것을 권장한다"는 글을 올렸지만 이미 늦은 감이 있어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일본 완구업체인 '반다이'(BANDAI)가 만든 파워레인저 다이노포스 완구가 최근 완구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반다이 본사가 한국판 다이노포스 완구 재생산에 들어가기도 했지만 물건을 대량 구매한 뒤 3만∼6만원씩 붙여 되파는 사람들이 많아 품귀현상이 계속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극성을 부리는 장난감 사기 피해를 보지 않으려면 인터넷 사기피해 정보공유 사이트인 '더치트'(http://thecheat.co.kr)를 이용해 거래 상대방의 사기 전력을 확인하고 에스크로, 직거래 등을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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