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뜩이나 힘든 손흥민, 웬델에게 발목 잡히다

김태석 입력 2014. 12. 21. 01:25 수정 2014. 12. 21. 01:2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베스트 일레븐)

로저 슈미트 바이어 04 레버쿠젠 감독이 16라운드까지 33골을 내준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의 허약한 수비를 노렸는지 모르겠다. 상대가 대단히 공격적이긴 해도 배후가 허약한 만큼 이를 공략한다면 손쉬운 승리를 거둘 수 있으리라 본 듯하다. 그러나 그 공격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특히 손흥민은 왼쪽 풀백 웬델과 심각한 불협화음을 보였다.

20일 밤 11시 30분(한국시각) 바이 아레나에서 벌어진 2014-2015 독일 분데스리가 17라운드에서 레버쿠젠이 프랑크푸르트에 1-1로 비겼다. 레버쿠젠은 전반 36분 알렉산더 마이어에게 선제 실점한 후 고전하다 후반 38분 카림 벨라라비의 골로 겨우 패배를 모면했다. 손흥민은 75분을 뛴 후 요십 드르미치에게 자리를 내줬다.

슈미트 감독은 라인업에 다소 변화를 가해 프랑크푸르트전에 임했다. 양 측면 수비수에 팀 예드바이와 웬델을 각각 오른쪽과 왼쪽에 배치시킨 것이다. 전도유망한 풀백인 이 두 선수의 공통점은 대단히 공격적 플레이를 펼친다는 것이다. 특히 웬델은 종종 공격수를 떠올릴 만치 대단히 모험적 플레이를 펼치는 선수다.

이 두 선수를 배치한 목적은 자명하다. 최후방 포백이 그리 단단하지 못한 프랑크푸르트의 수비를 공략하기 위해서다. 손흥민, 카림 벨라라미를 앞세운 측면 공격수에 날개를 달아줌으로써 상대를 측면에서부터 무너뜨리려는 노림수였다. 이 노림수는 전반 초반에는 어느 정도 먹히는 듯했다. 손흥민과 벨라라비가 측면에서 중앙으로 파고드는 움직임을 보이면 이 두 선수가 측면으로 돌아가 크로스로 전방에 찬스를 공급하고자 했으며, 슈팅으로 이어가진 못했으나 전반 5분에는 예드바이의 크로스를 이어받은 하칸 찰하노을루가 결정적 찬스를 잡을 뻔한 장면을 만들기도 했다.

그런데 슈미트 감독이 이 카드는 이후 급격하게 힘을 잃었다. 대단히 공격적 플레이를 펼치는 측면 자원과 함께 호흡을 맞출 풀백의 성향이 공격적일 경우 조합이 성공하려면 자연스런 호흡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공격이든 수비든 적절하게 소임 분담이 이뤄져야만 혼선을 피할 수 있다. 하지만 이날 레버쿠젠은 그렇지 않았다.

특히 왼쪽 측면에 자리한 웬델과 손흥민은 엉망이라도 될 만치 엇박자를 냈다. 웬델은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오버래핑에 치중한 것도 모자라 마치 아르옌 로번이라도 된 듯 드리블로 중앙까지 치고 들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다분히 조직적 플레이를 무시한 채 개인기에만 의존한 웬델의 플레이는 비효율적이었다.

탐욕적으로 비칠 정도로 패스를 주지 않았다는 건 둘째치더라도, 손흥민과 번번이 위치가 겹치면서 다음 장면으로 공격을 전개할 수가 없는 상황에 놓이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는 손흥민에게도 악재였다. 풀백으로부터 지원 사격을 받아야 할 손흥민은 자신의 위치까지 파고드는 웬델의 움직임 때문에 슈팅 찬스를 잡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손흥민은 후반 18분 코너킥 상황에서 짧게 이어받은 볼을 페널티박스 안에서 오른발 슈팅한 것을 제외하면 상대 골문을 두들기지 못했다. 가뜩이나 체력적 부침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손흥민은 소득없이 줄기차게 뛰기만 하다 후반 29분 요십 드르미치와 교체되어 나가고 말았다.

전반 초반 반짝거렸던 예드바이의 움직임도 썩 좋지 못했다. 전반 36분 이누이 다카시에게 내준 페널티킥을 둘째치더라도, 카림 벨라리비와 호흡이 매우 좋지 못했다. 이 때문에 벨라라비는 자신의 강점이자 약점이기도 한 지나친 드리블에 더욱 의존하기 시작했고, 측면에서 유기적 플레이로 벨라라비의 파괴력을 증대시켜야 할 예드바이는 겉돌기 시작했다. 또한 예드바이는 페널티킥 허용 이후 활기찬 움직임으로 자신을 괴롭힌 이누이를 의식해선지 오버래핑 횟수가 크게 줄어드는 모습도 보였다.

후반 38분 벨라라비가 동점골을 성공시키긴 했으나, 이는 시종일관 빈틈없는 수비를 펼쳤던 프랑크푸르트 수비진의 실수에 의한 득점이었지 슈미트 감독이 구상했을 전술을 바탕으로 한 골이 아니었다. 프랑크푸르트가 공격을 펼치려던 상황에서 라스 벤더에게 도중 차단당한 상황에서 터졌기 때문이다. 좌우를 크게 오가는 대각선 패스, 지나칠 정도로 공격적이었던 풀백들의 오버래핑으로 프랑크푸르트 수비진을 깨뜨리고자 했던 레버쿠젠에 이 득점은 소 뒷걸음질 치다 쥐 잡은 격으로 만든 골이었다. 벨라라비의 동점골로 패배를 모면하긴 했으나 겨울 휴식기를 앞두고 마지막 경기를 찾은 홈팬들에게는 만족스럽지 못한 경기 내용이었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사진=ⓒgettyImages멀티비츠(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축구 미디어 국가대표 - 베스트 일레븐 & 베스트일레븐닷컴저작권자 ⓒ(주)베스트 일레븐.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www.besteleven.com

Copyright © 베스트일레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