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호돌이'같은 히트작이 안 나올까

2014. 12. 20.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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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신개념어 '스포츠 디머스' 관련 컨퍼런스 개최

[CBS노컷뉴스 문수경 기자]

지난 19일 한양대 백남학술정보관에서 스포츠 디머스(스포츠디자인, 스포츠머천다이징, 스포츠세일즈)를 주제로 한 컨퍼런스가 열렸다. 스포츠 디머스는 스포츠산업의 미래 성장동력인 스포츠디자인과 스포츠머천다이징, 그리고 스포츠세일즈를 한 글자씩 따서 만든 신개념어다. 한양대학교 스포츠 디머스 프로그램의 첫 컨퍼런스인 이날 자리에서는 스포츠 디머스 관련 전문가 8명이 주제발표를 했다.

김영진 IB 월드와이드 상무는 '2014 인천아시안게임 사례를 통한 스포츠 라이센싱 및 상품화사업의 성장가능성'에 대해 발표했다.

2014년 세계 스포츠라이센싱 사업 규모는 20억달러로 추산되며, 매해 평균 2.4%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특히 매년 3.3%씩 오르는 아시아지역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이중 일본은 90년대부터 스포츠라이센싱 시장이 활성화됐다. 91년 도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끈 마스코트 '어슬리스타'(토끼인형)가 한 예다.

반면 우리나라는 86년 서울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다양한 메가스포츠이벤트를 개최했지만 88년 서울올림픽에서 마스코트였던 '호돌이'가 큰 호응을 얻은 이후로는 이렇다할 효과를 보지 못했다. 2002년 월드컵 때는 라이센싱 사업자였던 코오롱 TNS가 과도한 라이센시 권리비용 때문에 파산하기도 했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9월 19~1월 4일)을 앞두고도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와 국내 업체 간 라이센싱 계약이 이뤄졌다. IB 월드와이드는 약 100만 달러(한화 11억)에 조직위로부터 모든 지적재산권을 활용할 권리를 샀다.

김영진 상무는 "이번 계약은 국내 메가스포츠이벤트 라이센싱사업의 매출규모 면에서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받는다"고 했다. 총 60억원의 매출이 발생했고, 주요 경기장 20곳과 선수촌 내에 설치한 기념품샵에서 총 20만건의 판매가 이뤄졌다. 총 관중수가 당초 예상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130만명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선전했다는 자평이다.

김 상무는 "총 25개 품목, 100여종의 상품을 판매했다. 특히 디자인이 세련된 마스코트 인형은 20만개가 팔릴 만큼 큰 인기를 끌었다"며 "상품에서 가장 중요한 건 역시 디자인이라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했다. 아울러 "인기종목 보다 아시안게임의 가치가 더 어필하는 비인기종목 관중의 구매비율이 더 높았다"고 덧붙였다.

축구 전문 디자이너로 유명한 장부다 선들 스포츠사업 본부장은 '축구디자인의 핵심요소와 목적'에 관해 발표했다.

장부다 본부장은 축구 디자인의 핵심요소를 "가족(Familyship), 제사(RITES), 라이벌(정체성)"이라고 했다. 그가 팬과 구단의 유대관계를 설명하면서 예로 든 팀은 우크라이나 프로축구 명문구단 'FC 샤흐타르 도네스크'.

샤흐타르 앰블렘의 아랫부분은 검정색 바탕에 망치가 포개져 있고, 윗부분은 주황색 불꽃 형상이다. 이는 우크라이나의 대표적인 탄광지대인 도네스크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 앰블렘에는 더 많은 얘깃거리가 숨겨져 있다.

"지난 봄 발생한 우크라이나 내전으로 샤흐타르의 홈경기장(도네스크 돈바스 아레나)이 폭격당했어요. 내년 2월 열리는 챔피언스리그 16강전 홈경기도 도네스크에서 1천km 떨어진 키예프에 있는 경기장에서 치러야 할 상황이에요. 어쩌면 영원히 홈경기장으로 못 돌아갈 수도 있어요. 반대세력인 친러파가 새로 축구단을 만들겠다고 선언했거든요. 하지만 11년째 샤흐타르에서 뛰고 있는 주장 스르나는 첼시 오퍼도 거절한 채 '홈경기장에서 다시 뛸 날을 기다리겠다'고 했죠. 그러곤 내전으로 고통받는 2만명의 아이들에게 귤 20톤을 전달했어요. 디자인 하나에도 역사와 스토리가 살아숨쉬는 거죠."

그가 팬들의 요구를 적극 반영해 디자인한 국내 프로축구단 '대전 시티즌'의 앰블렘도 뜯어보면 하나하나 의미가 있다. "대전 시티즌 앰블렘의 경우, 가운데 금동향로는 백제를 상징하는 문화재고, 양 옆의 근초고왕 호위무사는 전투적 이미지를 구현하기 위해 넣었어요. DCFC를 네 구역으로 나눈 건 '대전이 교통의 중심지'라는 것을 의미하죠."

장 본부장은 "스토리가 브랜드가 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일관성이다. 그리고 이러한 스토리를 일관되게 보여주는 가장 강력한 툴이 디자인"이라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이날 컨퍼런스에서는 김문환 (주)엠케이트렌드 대표이사가 'NBA 의류 라이센싱을 통해 본 스포츠라이센싱', 레니 마틴 서울 이랜드FC 초대감독이 '영업의 미학과 과학', 홍원의 에이클라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가 '스포츠 중계권 에이전시의 필요성과 역할', 에린 조 뉴욕 파슨스디자인스쿨 교수가 '스포츠산업 내 마케팅의 역할과 브랜드 혁신을 위한 디자인 전략 구축 체계 설명'을 발표했다.

CBS노컷뉴스 문수경 기자 moon034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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