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FT톱100] 재능과 노력이 호날두 천하를 열다

2014. 12. 19.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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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 'CR7'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9)가 2014 포포투 베스트플레이어 톱100 랭킹에서 최정상을 차지했다. 영국 축구전술 전문가 마이클 콕스(Michael Cox)가 전세계 넘버원을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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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가장 완벽한 공격수로 진화했다. 하지만 우리는 그가 잉글랜드 무대로 이적했던 초창기에 얼마나 고생을 겪었는지 기억해야 한다. 지금의 호날두는 노력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10대 소년 호날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를 상대로 그리고 맨유의 일원이 된 순간부터 시선을 사로잡았다.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은 자신의 자서전에서 호날두를 처음 봤을 때를 회상했다. 스포르팅 리스본과의 평가전에서 존 오셰이는 호날두의 트릭과 페인팅, 스텝오버에 농락당했다. 퍼거슨은 당시 클럽 CEO였던 피터 케니언에게 "저 아이와 계약하기 전에 우린 오늘 여기서 한 발짝도 안 움직일 것"이라며 으름장을 놓았다.

맨유로 이적하자마자 호날두는 강한 인상을 남겼다. 호날두는 2003-04시즌 개막전(vs볼턴)에서 데뷔를 신고했다. 후반 16분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퍼거슨은 호날두를 교체 투입했다. 호날두의 맹활약 덕분에 맨유는 최종 스코어 4-0으로 승리할 수 있었다. 전성기 시절 조지 베스트를 연상시키는 스텝오버는 홈 팬들을 열광시켰다. 경기 후 퍼거슨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 팬들이 새로운 영웅을 얻은 것 같다. 경탄할 만한 데뷔였다. 믿어지지 않는다. 호날두의 돌파가 경기의 차이를 만들었다. 하지만 우리는 그를 신중하게 대해야 한다. 이제 겨우 열여덟 살이다. 매 경시 출전할 때마다 우리는 신중하게 호날두의 상태를 체크할 생각이다."

그러나 호날두의 프리미어리그 입성기가 온통 성공으로만 가득 차진 않았다. 그가 입단했을 당시 맨유는 플레이스타일을 진화시키기에 한창이었다. 알다시피 호날두가 맨유에서 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릴 때까지는 4년이 걸렸다.

일반적인 클럽에 4년은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다. 하지만 맨유는 달랐다. 프리미어리그 출범(1992) 이래 가장 긴 무관 세월이었다. 아스널은 무패 우승 신화를 썼고, 첼시는 조세 무리뉴 감독과 함께 득세했다. 맨유는 그들 아래서 조용히 준비를 하고 있었다.

호날두의 데뷔 시즌은 기술이 좋은 외국인 선수가 이적 후 보이는 공통된 문제점을 드러냈다. 프리미어리그의 거친 스타일과 잉글랜드의 악천후가 문제였다. 시즌의 시작과 끝은 좋았다. 하지만 겨울 내내 호날두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미들즈브러 원정이 대표적이었다. 교체 투입된 호날두는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기용되었다. 끊임없이 스텝오버를 구사하며 드리블 돌파를 시도했고, 그때마다 호날두는 상대의 거친 태클에 넘어졌다. 자기 포지션을 지키지 않았던 탓에 역습 기회를 내주기 일쑤였다. 몇 경기에서 호날두의 화려한 스텝오버는 팀에 도움보다는 해를 끼쳤다.

2003-04시즌이 끝나고 코미디언 프랭크 스키너는 호날두의 잦은 스텝오버를 패러디한 개그를 선보였다. 어떤 상황에서도 쉴새 없이 움직이는 양 발을 본인이 통제하지 못한다는 내용이었다. 특별히 웃기진 않았지만 메시지는 확실했다. 호날두가 엄청난 재능을 타고났다는 사실은 모두가 인정해도 그의 재능이 효율성을 갖추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10.23 리버풀과 경기, 호날두의 감각적인 선제골>

호날두가 본격적인 성공을 이룬 배경 중 하나는 피지컬의 완성이었다. 맨유 입단 당시, 호날두는 뼈만 앙상하고 빠르기만 한 10대 소년이었다. 상대의 힘을 견뎌내지 못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호날두의 체격은 당당해져 갔다. 체력단련장에서 오래 머물면서 근육을 키웠다. 키도 컸다. 잉글랜드 생활이 길어지면서 호날두는 중앙 영역에서 벌어지는 몸싸움에도 쓰러지지 않을 만큼 힘을 키웠다.

자신이 부족한 부분을 개선하는 노력도 유명하다. 시즌이 바뀔 때마다 호날두는 새로운 기술을 한 가지씩 터득해가는 것처럼 보였다. 단순히 스텝오버만 해대던 소년은 점점 영리한 패스를 할 줄 알게 되었고, 먼 거리에서 때리는 슈팅도 위력을 더해갔다.

그리곤 프리킥 스페셜리스트로 변모했다. 갈고 닦은 무회전 프리킥이 상대 골대에 세차게 꽂힌 포츠머스전은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헤딩의 달인이 되었고, 왼발 슈팅 능력까지 갖췄다. 페널티킥도 잘 차는 선수가 되었고, 뛰어난 위치 선정으로 문전 득점수를 늘리며 전형적인 최전방 골잡이로 진화했다. 완벽한 공격수가 된 것이다.

호날두의 진화는 다양한 공격 옵션을 개발해가던 맨유에 대단한 도움을 주었다. 유럽 무대에서 맨유가 다시 위세를 떨치기 시작했을 때, 상대팀은 선발명단만 봐선 맨유가 어떤 전술을 들고 나올지 가늠하기가 어려웠다.

웨인 루니와 카를로스 테베스처럼 호날두는 좌우 측면은 물론 중앙에서도 뛸 수 있는 공격수가 되었다. 이런 '멀티' 능력은 호날두의 활동 영역을 마음껏 넓혔다. 어느 한 자리에 고정되지 않고 호날두는 상대 수비진의 취약점이 드러나는 지점을 찾아 다녔다. 최전방 스트라이커 포지션도 예외가 아니었다. 2008년 UEFA챔피언스리그 8강 원정에서 AS로마를 상대로 터트렸던 헤딩골이 상징적이었다.

현재 호날두의 주 포지션은 왼쪽 측면에 있다가 중앙으로 파고드는 커트인을 주로 구사한다. 체격과 기술이 완성되었고 골잡이 역할을 수행에 모든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이제 그가 오른쪽 측면에 서는 장면을 상상하긴 힘들다.

호날두의 진화는 실로 놀라울 따름이다. 프리미어리그에 처음 왔을 때만 해도 호날두는 골잡이가 아니라 윙어였기 때문이다. FIFA월드컵 포르투갈과 미국이 맞붙었던 경기에서 호날두가 오른 측면에서 뛰는 모습이 매우 생경하게 보인 이유이기도 하다. 그 포지션에서 호날두는 정확한 크로스로 실베스트르 발레라의 극적인 막판 동점 헤딩골을 도왔다. 정말 오랜만에 보는 호날두의 크로스 어시스트였다.

<11.27 바젤과 경기, 호날두 위치 선정 돋보인 골>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 호날두는 새로운 환경 아래서 큰 도움을 받았다. 조세 무리뉴 감독은 팀 전술을 호날두 중심으로 구축했다. 4-2-3-1 시스템 안에서 무리뉴 감독은 호날두를 왼쪽 측면에 기용하면서도 평상시에도 매우 전진해있는 상태를 유지하도록 해줬다. 무리뉴 감독은 수비 중심 전술을 선호하지만 그 안에서 특별한 윙어는 수비 부담을 최소화시켜줬다.

호날두는 수비 중심 전술 아래서 역습에 특화된 역할을 부여받았다. 때로는 호날두를 막아야 할 상대팀의 풀백이 레알 마드리드 진영으로 넘어왔음에도 불구하고 호날두는 전방에 남아있곤 했다. 호날두 대신 사비 알론소가 커버링에 들어갔고, 메수트 외질이 왼쪽으로 이동하며 앙헬 디 마리아가 수비 쪽으로 내려와 좌우 수비 균형을 맞췄다.

이러한 움직임이 포르투갈 대표팀에서는 실천되지 않았다. 유로2012에서 포르투갈이 덴마크를 3-2로 꺾었던 경기가 바로 그랬다. 호날두는 덴마크의 풀백 라스 야콥센의 오버래핑을 그냥 내버려둔 채로 역습 준비만 하고 있었다.

그 경기에서 득점 기회를 가장 많이 창출해낸 주인공이 바로 야콥센이었다. 포르투갈은 2-0으로 앞서갔지만, 야콥센이 제공한 크로스에서 두 골이 뽑아낸 덴마크가 2-2 동점을 만들었다. 반면 호날두는 결정적인 역습 득점 기회를 날려버렸다. 다행히 막판 바렐라가 결승골을 터트려준 덕분에 포르투갈은 승리를 거뒀으나 호날두의 수비적 약점이 여실히 드러났던 경기였다.

맨유의 옛 동료 개리 네빌도 호날두의 수비 문제를 지적한 적이 있다. 네빌은 라이언 긱스, 데이비드 베컴의 수비 가담 플레이를 예로 들어 호날두의 문제점을 이야기했다.

그러나 호날두가 역습 포지션에 남아있을 때 상대에게 가할 수 있는 위협의 크기를 의심할 여지는 없다. 팀 동료조차 호날두가 오버래핑하는 상대 풀백을 쫓아와 막아주기를 바라지 않는다. 그냥 전방에 남아 역습 기회에서 골을 넣어주길 원한다. 상대 풀백이 최전성기 시절의 다니 알베스일 경우에 한해 무리뉴 감독은 호날두와 앙헬 디 마리아의 자리를 맞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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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두는 현존 최고의 선수다. 그렇다면 그의 미래가 궁금해진다. 지금만 봐서는 호날두 전성시대가 멈출 것 같아 보이지 않는다. 올 시즌 호날두는 개막 12경기에서 20골을 넣었다. 물론 언젠가는 호날두의 득점수가 줄어들기 시작할 때가 올 것이다. 더 이상 상대 수비를 폭발적인 스피드로 제압할 수 없는 날이 오기 때문이다.

<12.10 루도고레츠 경기, 호날두 챔스 통산 72호 골>

체력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호날두는 새로운 게임의 방식에 적응해야 한다. 리오넬 메시처럼 미드필더 포지션으로 내려오기보다 호날두는 좀 더 스트라이커에 가까운 포지션 이동을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호날두는 파워, 키, 공중 볼 다툼 능력이 좋기 때문이다. 볼을 다루는 기술이 워낙 뛰어난 덕분에 페널티박스 부근에만 있어도 호날두는 얼마든지 골을 뽑아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스피드를 살리는 공격수는 그러한 플레이스타일 변화에 애를 먹는다. 하지만 호날두라면 가능하지 않을까? 그는 모든 기술을 갖췄다. 신체 능력도 대단하다. 높은 수준에 머물고 싶어하는 본인의 욕심도 확고하다. 이는 호날두가 앞으로 상당 기간 지금처럼 활약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스텝오버밖에 할 줄 모르던 소년이 지금의 슈퍼스타가 되었듯이 말이다.

글=Michael Cox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포포투

- 2014 포포투 베스트플레이어: 1~10위- 2014 포포투 베스트플레이어: 11~20위- 2014 포포투 베스트플레이어: 21~30위- 2014 포포투 베스트플레이어: 31~40위- 2014 포포투 베스트플레이어: 41~50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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