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메신저 진출한 대기업 연이은 쓴잔, 이유 3가지

최광 기자 2014. 12. 19.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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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은 시장진입·우월적 지위 맹신·장기 발전방향 부재 원인'

[머니투데이 최광기자]['뒤늦은 시장진입·우월적 지위 맹신·장기 발전방향 부재 원인']

삼성전자가 모바일 메신저 챗온을 19일 종료하면서 '모바일 메신저 대기업 필패론'이 또다시 고개를 내밀고 있다. 업계에서는 뒤늦은 시장진입,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시장 접근, 전사적인 발전 방향 부재 등을 이유로 꼽는다.

모바일 메신저의 기본은 메신저를 주고받을 수 있는 이용자의 확보(고객 기반), 신속한 메시지 전달(서비스 품질)이 결합해야 한다. 여기에 시장을 남들보다 빨리 장악하면 강력한 자물쇠 효과가 생긴다는 특징이 있다.

삼성전자는 세계 1위인 자사의 스마트폰 이용자라는 고객기반을 바탕으로, 이동통신 3사도 자사 고객을 기반으로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이미 시장은 카카오톡이 장악한 상황이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왓츠앱, 위챗, 라인 등이 시장을 나눠 가진 상황이다.

삼성전자가 챗온을 선보인 것은 2011년 10월, 이통사들이 조인을 출시한 것은 2012년 12월이다. 2011년 11월에는 카카오톡 가입자가 이미 3000만명을 넘어섰으며, 2012년 12월에는 전 세계적으로 7000만명을 확보한 상황. 카카오톡이 강력한 자물쇠를 시장에 채운 상황에서 뒤늦게 시장에 뛰어든 것이 삼성전자와 이통사들의 일차적인 패착이다.

두 번째 한계는 시장에서 확보한 우월적 지위를 손쉽게 이용하려고 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와 이통사들은 기본탑재라는 방식으로 초기 설치 비용을 낮췄지만, 적극적인 이용자를 확보할 방법을 스스로 걷어차 버렸다.

텐센트가 올해 위챗을 알리기 위해 들인 마케팅 비용은 3000억원 이상이다. 다음카카오나 네이버도 카카오톡, 네이버를 알리기 위해 캐릭터를 만들고, 오프라인 매장을 개설하는 등 이용자들과 활발한 접점을 만들고 있다. 이를 통해 서비스를 대중들에게 더욱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반면, 삼성전자나 이통사들은 이러한 노력 없이 기본 탑재된 앱이니 사용하라는 방식으로 접근했다. 이를 통해 마케팅 비용은 낮출 수 있었지만, 대다수 이용자에게는 스마트폰 용량만 차지하는 불편한 앱이 되어버린 셈이다.

세 번째 문제점은 삼성전자와 이동통신사와 같이 주력 사업이 다른 곳에 있는 기업은 기업의 모든 역량을 집중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다음카카오를 논외로 하더라도 주요 모바일 메신저 기업들은 메신저 사업을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네이버는 라인을 일본법인으로 분사시켜, 네이버의 전략과는 독립적인 행보를 유지하도록 했고, 텐센트도 주력사업인 게임과는 별개로 위챗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새로운 사업 아이템의 발굴과 적용이 빠르게 이뤄지는 것이다. 반면 삼성전자나 이동통신사들은 새로운 사업 아이템의 메신저 적용 순위가 뒤로 밀려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새로운 사업 아이템이 나오더라도 더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다른 사업군과 적용을 우선 검토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기업은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지만, 메신저의 경쟁력은 뒤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한계를 가지고 태어난 셈이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우월한 지위만 믿고 시장에 뛰어들었다가 낭패를 본 일은 비단 오늘날의 일이 아니다"며 "빠른 의사결정과 실행이 뒷받침 돼야 하는 모바일 사업에서 대기업이 벤처기업들과 경쟁하려면 전략부터 새로 짜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최광기자 hollim3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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