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매체, 인질극 보도에서 성숙된 모습 보여

문예성 2014. 12. 18.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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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문예성 기자 = 지난 15일 호주 시드니 인질극이 2명의 인질과 인질범 사망이라는 인명 피해를 내고 종료된 가운데 호주 매체들이 높은 보도 윤리를 지키면서 성숙한 모습을 보여준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영국 가디언은 "호주 매체, 어떻게 시드니 인질사건을 보도했는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대중들의 지대한 관심 속에서 매체들은 끔찍한 영상 방송을 보류하는 등 성숙된 모습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먼저 사건 현장과 가깝고 맞은편 건물에 뉴스룸을 설치한 호주 채널7 방송의 예를 들면서 이 언론은 경찰 저격수와 비슷한 지점에서 직접 카페 내부를 촬영했지만 해당 영상을 시청자들에게 공개하지 않았다.

다수의 호주 매체는 경찰의 포위 공격에 대한 보도에 관련해 자제된 모습을 보였고, 경찰의 요구에 따라 용의자와 인질의 이름 등 신상 정보에 대해서도 엄격히 통제했다고 가디언은 덧붙였다.

아울러 매체들은 카페 창에 비교적 선명하게 촬영된 인질의 얼굴에도 모자이크 처리를 해 보도했고, 경찰 급습 작전 과정에서 다친 한 피해자가 심폐소생술(CPR)을 받은 등 자극적인 사진이나 영상을 확보하고도 보도하지 않았다.

호주 나인 뉴스 대런 위크 편집장은 "모든 매체가 이번 사건에서 좋은 자세를 보였다"면서 "어느 언론이 먼저 보도하는지를 비교할 때가 아니었으며 우리에게 이는 호주인이 목숨을 잃는 끔찍한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위크 편집장은 또 아울러 방송사 취재진과 편집자들도 전문적이고 훈련된 모습을 보였는데 나인뉴스, 레이 해들리', ABC TV 등 모두 카페에서 탈출에 성공한 2명의 인질을 취재했지만 약속한 것과 같이 관련된 내용을 방송하지 않았다"면서 "이들 언론 모두 이번 사안이 (인질들의)생명이 달려 있다는 사실을 인지했었고, 이는 모든 것보다 중요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인질극 발생 다음날 호주 주요 일간지들은 1면에 이번 사건에 대해 보도한 가운데 사실 보도에는 충실했지만 자극적인 단어나 사진을 가능한 한 쓰지 않았다.

한편 이번 사건 이후 호주 국민들은 후폭풍을 두려워 하는 자국 내 이슬람 교도들을 다독이는 성숙한 시민 의식을 발휘한 것을 전해졌다.

인질극 이후 히잡(무슬림 여성이 머리카락과 목을 가리려고 쓰는 스카프) 등 종교적인 복장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데 불안을 느끼는 무슬림들을 위해 버스·전철 등을 함께 타주겠다고 자청하는 호주인들이 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sophis73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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