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FT프리미어리그: 데 헤아가 EPL 최고라고? 정말?

윤진만 2014. 12. 18.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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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 역시 상처에는 시간만 한 약이 없나 보다. 멋모르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와서 밥 먹고 실수하고 물 먹고 실수하던 다비드 데 헤아(24)가 3년여 지난 지금 프리미어리그 최고 골키퍼란다. 맨유 최전성기를 일군 에드윈 판데르 사르와 비견하고, 카시야스 '영감'을 끌어내릴 적임자라는 극찬이 한창 데 헤아를 띄우고 있다.

이게 다 리버풀 때문이다. 그 전부터 맨유의 자동문 수비진 덕분에(?) 본의 아니게 선방미를 뽐내긴 했지만, 리버풀전 6개 선방은 그에게 영웅 이미지를 선물했다. 2014브라질월드컵에서 네이마르의 슛을 기예르모 오초아가 막을 때와 비슷한 탄성이 전 세계 곳곳에서 터져 나왔으리라 충분히 예상 가능하다.

선덜랜드전에서 필 바슬리의 슛을 놓치고, 벤피카전에서 상대 선수에게 패스했던 입단 초기와 비교하면 올 시즌 데 헤아는 분명히 성장했다. 리그 16경기에서 기록한 세이브 47개(경기당 2.94개)은 맨유가 초반 부진을 이겨내고 '빅4'에 진입한 결정적인 요인이다. 리버풀전 승리로 희열에 찬 게리 네빌은 말했다. "어이쿠 잘 컸네. 데 헤아 네가 최고!"

17일 밤 9시 25분(그렇다. <포포투> 한국판은 지금 가열 차게 야근 중이다) 현재, 프리미어리그 공식 홈페이지에서 진행한 설문조사 '프리미어리그 최고 골키퍼는 누구?'에서, 데 헤아는 무려 72%의 득표율을 얻었다. 또 다른 후보 티보 쿠르투아(첼시/12%), 우카시 파비안스키(스완지시티/10%)는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이다. 조 하트(맨시티/3%)는 잉글랜드 팬에게조차 사랑받지 못하는 것 같아 보인다.

지지율 72%는 최근 치솟은 데 헤아의 인기를 반영한다. 그러나 <포포투>는 이 숫자가 과(過)하다고 본다. 이웃나라로 눈을 돌릴 것 없이 프리미어리그 안에도 뛰어난 골키퍼가 많기 때문이다. 해외 리그에는 물론 더 많다. 언젠가는 판데르 사르의 아성을 넘을지 몰라도 적어도 그 시기가 지금은 아니다. 이유를 차근차근 들여다보자.

우선 쿠르투아의 벽이 높다. 데 헤아의 1/6 수준인 12%밖에 팬심(心을) 얻지 못한 그는 리그 최소 실점(13골) 골키퍼다. 시즌 전 '철밥통' 중 한 명인 페트르 체흐를 벤치로 몰아냈다. UEFA챔피언스리그, FIFA월드컵처럼 큰 무대에서도 검증을 마쳤다. 데 헤아에 '꽂힌' 네빌도 그에 앞서 쿠르투아를 세계 정상급 골키퍼라고 격찬했었다.

데 헤아가 첼시 수비진과 함께라면 더 잘할 것이라고 반박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또 다른 스페인 출신 골키퍼 아드리안(웨스트햄)은 어떤가. 맨유(3위)보다 객관적 전력이 떨어지는 팀(4위)의 수문장 아드리안은 같은 기간 세이브 49개(데 헤아: 47개)를 기록했고, 팀은 19실점(맨유: 17실점)이다. 올 시즌만 놓고 볼 때 세이브 능력에서 큰 차이를 발견하기 어렵다. 리버풀전 세이브 퍼레이드가 데 헤아와 아드리안의 유일한 차이일지 모른다.

리버풀전에 대해서도 짚어보자. 리버풀은 지금 암울하다. UEFA챔피언스리그와 프리미어리그 부진이 이어졌다. 조급한 상태에서 올드 트라포드를 찾았다. 골 결정력은 팀의 심리를 그대로 반영한다. 자신감에 넘치는 팀의 슈팅은 원하는 방향으로 '쭉쭉' 날아간다. 반대로 자신감이 떨어지거나 조급한 공격수들의 슈팅은 골문 중앙으로 쏠리는 경향이 짙다.

이날 리버풀 선수들은 과녁의 정중앙을 노리는 양궁 선수 같았다. 전체 슈팅 9개 중 유효슈팅이 6개였다. 데 헤아가 재빨리 각도를 좁히기도 잘했지만, 라힘 스털링을 비롯한 리버풀의 슈팅들이 너무 '착했다'. 자신감이 오를 대로 오른 데 헤아를 벗겨내지 못했다. 골키퍼의 허를 찌르는 칩슛이나 페인팅은 꿈도 꾸지 못했다. 리버풀의 슈팅은 그렇지 못했다.

비단 맨유전에서만 드러난 단점이 아니다. 리버풀은 UEFA챔피언스리그와 프리미어리그에서 총 238개의 슈팅을 기록했다. 유효슈팅은 94개로 약 39.5%다. 그러나 득점 성공률은 10%(24골)에 그친다. 슈팅 한 번 때리기 위해선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리버풀의 공격은 효율이 매우 떨어진다.

주목할 기록이 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리버풀의 유효슈팅 중 72%가 상대 골키퍼에 막혔다. 유효슈팅 8개 중 1골을 넣은 에버턴(6R)전이 대표적이었다. UEFA챔피언스리그도 마찬가지다. 스털링은 유럽 무대에서 유효슈팅 5개 중 단 1골도 넣지 못했다. '결정력 부족'이라는 꼬리표가 불가피하다. 데 헤아가 잘 막았을까, 리버풀이 못 넣었을까. 올 시즌 리버풀의 '증상'은 후자에 가깝다고 말하고 있다.

좁은 잉글랜드에서 좀 더 넓은 곳으로 시선을 옮겨본다. 경기 후 맥주 한 잔 걸치는 마누엘 노이어가 눈에 들어온다. 위풍당당한 발롱도르 최종후보자의 자태가 끝내준다. 대한민국 국가대표 골키퍼 김진현은 최근 <포포투>와 만난 자리에서 "노이어의 자존심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지 모르겠다. 대단하다"며 엄지를 들었다.

데 헤아가 노이어에게 다가서려면 몇 가지 관문부터 통과해야 한다. 12월17일 기준 데 헤아의 세이브 성공률은 71.7%다. 디에고 베날리오(볼프스부르크/75%), 얀 좀머(보루시아묀헨글라드바흐/78.1%), 마티아 페랭(제노아/80.4%) 등보다 낮다. 노이어? 무려 91.2%에 달한다. 그는 '끝판왕'이다. 페널티박스 내 슈팅만 따지면 세이브 성공률은 91.3%로 살짝 올라간다. 노이어는 하늘 위를 날아다닌다.

과거보다 위세가 약해졌다고 하지만 이케르 카시야스도 당장 끌어내릴 상대는 아니다. 스페인 저명 저널리스트 기욤 발라게는 카시야스와 데 헤아의 대결 구도에 대해 이렇게 적었다. "데 헤아는 리버풀전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였다. 스페인에 꼭 필요한 선수인 것은 맞다. 그러나 아직 데 헤아의 시간은 오지 않았다. 언젠가 넘버원이 될 수 있지만 유로 2016 전은 아니다."

데 헤아가 뛰어난 골키퍼다. 당장 올 시즌 맨유의 빅4를 지켜내고, 향후 몇 시즌간 UEFA챔피언스리그와 국가대표팀에서 지금처럼 활약하면 그때 가서 '최고'라고 불러도 늦지 않다고 본다. 칭찬은 즐겁다. 그러나 과찬은 '아이고 의미없다'가 될 수밖에 없다.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 데 헤아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위 팀의 주전이자 스페인 국가대표팀의 백업 골키퍼다. 세상은 넓고 날고뛰는 골키퍼들은 많다.

글=윤진만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프리미어리그 공식 홈페이지, SBS 중계화면, 포포투 스탯존, 포포투글 윤진만 사진 포포투DB, 포포투 스탯존, SBS스포츠 중계화면, 프리미어리그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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