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메츠는 최상의 시나리오 아니다

입력 2014. 12. 18. 13:01 수정 2014. 12. 18.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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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윤세호 기자] 메이저리그 구단의 강정호(27, 넥센) 포스팅 마감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강정호를 원하는 메이저리그 팀은 한국시간으로 20일 오전 7시까지 포스팅 금액을 제출해야한다. 이후 늦어도 23일에는 최고 응찰액이 KBO와 넥센 구단에 전달될 예정이다.

지금까지 5개 이상의 팀이 강정호 영입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 메츠, 샌프란시스코, 오클랜드, 미네소타, 세인트루이스 등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이 중 메츠쪽 여론이 가장 뜨겁다. 메츠 담당기자들은 거의 매일 강정호 포스팅에 대한 샌디 앨더슨 메츠 단장의 의견을 묻고 있다.

당연한 일이다. 미국에서 가장 시장이 크고 언론 매체가 많은 도시는 뉴욕이다. 때문에 기자도 많고 기사도 많이 나온다. 그래서 언뜻 보면 메츠가 강정호에 대한 관심이 가장 큰 것 같다. 캔자스시티와 같은 스몰마켓 구단 담당기자가 5면 내외라면, 양키스와 메츠 같은 빅마켓 구단 담당기자는 10명이 넘는다. 메츠와 강정호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

일단 1년 전 이 맘 때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당시 야구팬들의 최대 관심사는 추신수의 FA 계약이었다. 2013시즌 내내 "메츠가 2013시즌 내내 추신수를 FA 영입 0순위에 올려뒀다"는 기사가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추신수의 진짜 행선지는 텍사스였다. 추신수는 2013년 12월 28일 텍사스와 7년 1억3000만 달러 FA 계약을 체결했다. 정작 메츠는 추신수에게 오퍼도 하지 않았다.

메츠에 추신수가 필요했던 것은 맞다. 실제로 메츠는 코너 외야진을 강화하기 위해 작년 겨울 커티스 그랜더슨을 4년 6000만 달러에 영입했다. 그리고 지난 11월 11일에는 마이클 커다이어와 2년 2100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 2년 연속 코너 외야수를 데려올 만큼, 메츠는 수준급 외야수가 절실했다. 그런데 메츠는 추신수 정도의 특급 FA는 데려올 여력이 없다.

유격수 자리도 그렇다. 2011년 12월 호세 레이에스가 떠난 후 메츠의 유격수 자리는 무주공산이다. 2012시즌부터 루벤 테하다(24)를 주전 유격수로 낙점했지만 테하다는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뚜렷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유망주 윌머 플로레스(22)에게 기대를 걸고 있는데 미래를 장담할 수는 없다. 확실한 것은 테하다와 프롤레스 둘 다 거포와는 거리가 멀다. 메츠는 2014시즌 팀 OPS .673(내셔널리그 11위) 팀 홈런 125개(내셔널리그 공동 10위)로 내셔널리그 평균 이하였다. 거포 유격수 강정호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데, 메츠의 자금력에는 한계가 뚜렷하다.

5년 전 만 해도 메츠는 스토브리그의 큰 손이었다. 매년 겨울 FA 시장에서 특급선수들을 데려오며 전력을 강화했다. 그러나 2010년 12월 프레드 윌폰 메츠 구단주가 월스트리트 사기극을 공모했다는 이야기가 돌았고, 윌폰 구단주는 피해자들로부터 수 억 달러 소송을 당했다. 윌폰 구단주 역시 사기극의 피해자로 알려졌었지만, 실상은 사기극을 벌인 버나드 메이도프와 매우 가까운 사이였다.

이후 메츠는 조용히 겨울을 보냈다. 결과적으로 윌폰 구단주는 메츠 자본의 42퍼센트 가량을 다른 이들에게 넘기며 수 억 달러 소송은 피했다. 메츠 구단 전체를 매각하지는 않은 것이다. 그러면서 메츠는 최근 5년 동안 긴축 재정에 들어갔고, 스토브리그의 큰 손 타이틀을 반납했다. 미국 최고 시장 뉴욕에 있지만, 최근 행보는 스몰마켓 팀과 흡사하다. 성적 역시 내리막. 2008시즌 이후 메츠는 6년 연속 승률 5할 이하를 기록했다.

메츠가 강정호 포스팅에 참가할 가능성은 있지만, 이런저런 정황을 놓고 봤을 때 메츠가 거액을 제시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만약 다음 주 메츠가 최고 응찰액을 제시했다는 결과가 나오면, 넥센은 기대 이하의 금액을 손에 쥘 것이다.

포스팅 이후에도 문제다. 메츠는 이미 유격수 자리를 제외한 대부분의 포지션이 가득 차 있다. 강정호가 포지션을 전환할 수 있는 3루와 2루, 심지어 1루까지도 주인이 있다는 이야기다. 3루에는 메츠 프랜차이즈 스타 데이비드 라이트가 있고, 2루는 2014시즌 팀 내 OPS 2위를 기록한 대니얼 머피가 지키고 있다. 1루는 루카스 두다가 2014시즌 30홈런을 터뜨리며 메츠 최고 타자로 올라섰다.

앨더슨 단장은 지난 17일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강정호를 두고 두 가지 의문을 제시했다. 첫 번째는 "강정호가 한국에서 낸 성적을 메이저리그서 어느 정도나 낼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두 번째는 "강정호가 다른 포지션도 맡는 게 가능할지 모르겠다"였다. 강정호가 메이저리그서도 유격수 수비가 된다면, 강정호는 충분한 기회를 받을 수 있다. 반대로 강정호가 포지션을 전향해야만 한다면, 다른 포지션의 경쟁자를 밀어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물론 강정호는 어느 팀에 가도 경쟁을 피할 수는 없다. 시범경기부터 자신의 기량을 증명해야 빅리그 무대를 밟을 것이다. 그래서 기회를 많이 받을 수 있는 팀에 갈 필요가 있다. 메츠보다는 지명타자 자리가 있는 아메리칸리그 팀 유니폼을 입는 게 강정호에게 낫다. FA가 아닌 포스팅이기 때문에 강정호가 팀을 선택할 수 없지만, 여러모로 메츠가 강정호 포스팅 승자가 되는 것은 최상의 시나리오와는 거리가 멀다.

drjose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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