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 광명점 가보니 가구매장 위장한 '대형마트'

노기섭기자 입력 2014. 12. 18. 11:41 수정 2014. 12. 18.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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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구류·식품·건전지까지 판매.. 가구는 40% 불과 대부분 잡화

"이케아 들어가시는 고객분들은 우회전해서 들어와 주세요" "조금만 기다리시면 들어가십니다. 줄을 똑바로 서주세요"

18일 경기 광명시 일직동 글로벌 가구공룡 이케아(IKEA)의 한국 1호점인 광명점 앞. 이날은 이케아 매장이 공식 개점하는 날이었는데 인산인해라는 말이 부족하지 않았다. 이케아 매장 앞을 가로지르는 편도 3차선 도로 중 2개 차선이 매장으로 들어가기 위해 길게 늘어선 차들로 붐볐다. 매장 입구 앞의 20m가 넘는 바리케이드를 따라 입장을 위해 줄서있는 고객들만 줄잡아 1000명은 넘어보였다. 이케아 광명점은 연면적 13만1550㎡에 지하 3층, 지상 2층 규모로 이케아의 전 세계 매장 중 최대규모를 자랑한다.

매장은 지하 3개층이 주차장이고 1층은 제품 수령 및 계산장소, 2층은 쇼룸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주력상품인 가구코너는 2층에 있었고 품목별로는 거실, 다이닝, 주방, 서재, 침실 등 총 27개 코너로 나뉘어 있었다. 이곳에서 판매되는 제품은 가구와 생활용품, 액세서리,식품까지 약 8600개에 달한다. 이날 매장을 방문한 주부 전혜숙(46) 씨는 "매장 곳곳을 돌며 책상에 앉아보기도 하고 침대에 누워보기도 했는데 이런 매장이 국내엔 없었다"며 "인근에 대형마트를 비롯해 편의시설도 함께 들어서 있어 앞으로 주말마다 방문하게 될것 같다"고 말했다.

전 씨의 말은 역설적으로 '광명지역 상권이 붕괴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실제 광명점은 가구 매장이 아닌 대형마트에 가까워 보였다. 매장 2층엔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품목인 가위, 도화지, 물감, 펜 등 문구류와 그릇을 파는 생활용품 매장이 있었고 같은 층 카페테리아에서는 스파게티와 미트볼 등 간편 조리식을 판매하고 있었으며 핫도그와 햄버거도 사먹을 수 있었다.

이케아는 개점 전 "지역상권이 고사할 수 있다"며 광명지역 소상공인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지역의 가구 상인들에게 별도의 홍보관을 마련해 주기로 약속했었다. 실제로 매장 1층 주차장엔 1150㎡ 규모의 국산 가구 홍보관의 인테리어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하지만 쌀쌀한 날씨에 차를 대고 주차장을 벗어나기 바쁜 고객들은 무엇을 위한 공사인지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매장 1층과 2층엔 바로 옆 롯데 아웃렛과 연결된 연결교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매장에서 만난 김남현 광명시 소상공인연합회장은 "대형마트는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영업시간을 제한하고 의무적으로 휴업을 하도록 국내 법에 규정해놨지만 이케아는 가구 전문점으로 승인만 받았을 뿐 사실상 대형마트와 취급하는 품목에서 차이가 없어 국내 규제만 교묘히 피해갈 수 있게 해놨다"고 우려했다.

광명 = 노기섭 기자 mac4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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