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스마트폰 못 넘으면 내년도 답이 없다

허재경 2014. 12. 18. 0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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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오른 삼성전자 글로벌 전략회의

화두는 중국 업체들에 뺏긴 점유율

중저가품 공세에 3분기 8%p 감소

보급형 제품으로 中ㆍ인도 공략 논의

급성장한 중국산 TV 대책도 마련

OPPO에서 출시한 206도 회전 카메라를 채용한 N1

"아무래도 올해 중국 기업들한테 시장을 잠식당한 '차이나 쇼크' 때문에 빚어진 스마트폰의 실적부진을 어떻게 만회하느냐가 관건이지 않겠습니까."

17일 시작된 삼성전자 글로벌 전략회의에서 논의될 주요 의제를 묻자 임원들은 한결같이 '중국 스마트폰에 내어준 영토 회복'을 언급했다. 올해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뒤쳐졌기 때문이란 판단이다. 19일까지 계속되는 글로벌 전략회의는 각 사업부문별 대표와 해외 법인장 등 700여명의 임원이 참석, 내년 사업계획에 대한 구체적인 밑그림을 완성하는 자리다.

임원들의 진단처럼 올 3분기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주로 중국 기업들에게 시장을 내주었다. 이날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의 발표에 따르면 3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에서 삼성전자가 24.4%로 1위를 기록한 가운데 애플이 12.7%로 2위에 올랐고 중국 업체인 화웨이(5.3%)와 샤오미(5.2%), 레노버(5.0) 등이 뒤를 이었다.

외형적 순위만 보면 삼성전자가 선전한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을 살펴보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시장점유율은 전년동기에 비해 7.7%포인트나 급감한 반면, 같은 기간 사이 중국 업체들은 화웨이와 샤오미, 레노버 등 중국 기업들은 4.1%포인트 늘었다. 같은 기간 동안 애플의 성장이 0.6%포인트에 그친 점을 감안하면 삼성전자가 빼앗긴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을 대부분 중국 업체들이 차지한 것이다. 삼성전자가 유럽 등 프리미엄 시장에선 선전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3분기의 실적부진은 중국 중저가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에게 뒤쳐진 것이 주요 원인이란 점이 실증적으로 드러난 것.

아네트 짐머만 가트너 책임연구원이 "중국 휴대폰 업체와 브랜드를 과소평가해선 안될 것"이라고 밝힌 것도 중저가 시장에서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선전을 높이 평가하는 것이다.

삼성전자 수뇌부도 이를 잘 알고 있다. 회사 내부에서는 "중국 업체들과의 중저가 시장 경쟁에서 이겨내지 못하면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실적 반등이 어렵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고 있을 정도다. 이에 따라 이번 글로벌 전략회의에서도 내년 스마트폰 중심의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전략은 중국 및 인도 등 중저가 시장 공략 방안이 집중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최근 내년 출시 모델 수를 올해에 비해 4분의1이나 3분의1 수준까지 줄이겠다고 발표한 것도 선택과 집중을 통해 가격경쟁력을 강화해 중국 스마트폰 업체와 중저가 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되찾겠다는 계산이 담겨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올해 하반기부터 '갤럭시A3ㆍA5' 등 보급형 갤럭시 A시리즈를 앞세워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높이기에 나선 상태다.

이와 함께 이번 글로벌 전략회의에선 최근 급부상 중인 중국 TV 업체들에 대한 맞춤형 대응 방안도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삼성전자의 평판TV 시장점유율은 전분기(31.8%)에 비해 6.3%포인트 떨어진 25.5%에 그친 반면, 같은 기간 사이 중국 TV 업체인 하이센스는 1.4%포인트 늘어난 6.6%로 4위를, TCL도 0.9%포인트 증가한 5.0%로 선전했다. 삼성전자 평판 TV가 세계 시장에서 여전히 1위를 고수하고는 있지만 안심할 순 없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내년 실적은 중국 기업들과의 전쟁에서 어느 정도의 성과를 내느냐에 달려 있다"라며 "향후 사업 전략도 여기에 맞춰서 수립될 것"이라고 말했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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