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생' 꿈꾸는 신입사원 양학선

수원 | 이용균 기자 입력 2014. 12. 17. 21:23 수정 2014. 12. 17. 21:2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수원시청과 계약금 2억·연봉 1억 등 총 4억원에 파격 계약
"이젠 월급쟁이..첫 직장의 명예 위해 리우서 올림픽 2연패"

'도마의 신' 양학선(23)이 2년짜리 계약직 신입사원이 됐다. 드라마 <미생>의 주인공 이름을 빌리자면 '양그래'다.

양학선은 17일 수원시체육회관에서 수원시청 체조팀 입단식을 가졌다. 한국체육대 학생에서 실업팀 수원시청 소속 직원이 된 것이다. 양학선은 "지금까지는 학생 신분으로 운동했는데, 이제 월급 받는 직장인이 됐다"면서 "월급 주는 곳이 생겼으니 더 열심히 해서 성적으로 보답해야 한다. 목표를 세우고 한 걸음씩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드라마 주인공 장그래와 다른 점이 있다면, 양학선은 해당 업무와 관련한 '스펙'이 엄청나다.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은 물론이고 한국 체조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금메달(2012년 런던)도 목에 걸었다. '도마의 신'이라는 별명답게 세계 최고의 실력을 가졌다.

한국 체조사상 처음 올림픽 금메달을 딴 양학선이 이제 '신입사원'이 돼 새로운 체조 인생을 시작한다. 양학선은 17일 수원시청 체조팀에 입단했다. 사진은 2012 런던올림픽 때 자신의 기술 '양학선'을 성공시키는 장면에 이날 양복을 입고 입단식에 참가한 양학선의 모습을 합성한 것이다. 실업팀 입단은 '착지'인 동시에 새로운 '도약'이다.

스펙만큼이나 계약 조건도 파격적이다. 수원시청은 양학선에게 계약금 2억원·연봉 1억원 등 총 4억원이라는 거액을 주기로 했다. 역대 체조 선수 중 최고 대우로 알려졌다. 수원시체육회 이내응 사무국장은 "연봉이 만만치 않지만 양학선 선수는 그만한 역량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계약 이상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양학선은 2년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때 수원시청 소속으로 뛴다. 양학선은 "수원시청 소속으로 리우올림픽에 나가게 된다. 첫 직장인 수원시청의 명예를 위해서도 올림픽 2연패를 목표로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양학선은 신입사원답게 새 양복을 말끔하게 차려입고 왔다. 그는 "평소에 양복 입을 일이 많지 않아서…"라고 웃으면서 "입단식을 앞두고 동대문에 가서 한 벌 샀다"며 쑥스러운 듯 얼굴을 붉혔다. 참 검소한 신입사원이다. 양학선은 체조 선수의 체형 특성상 수선비가 많이 들었다고도 했다. "팔·다리 길이를 줄여야 한다. 옷값 못지않게 수선비도 많이 든다"면서 또 웃었다. 신발은 2년 전 올림픽 금메달 딴 뒤 마련한 것이다. 양학선은 "이게 키높이 신발이라 너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양학선은 곧장 수원시체육회 선수촌에 짐을 풀었다. 허벅지 통증은 사라졌지만 훈련량이 부족해 컨디션이 100%는 아니다. 양학선은 "올해는 노력 없이 자신감만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배웠다"며 "재활을 꾸준히 하고 열심히 노력해서 내년에는 노력만큼의 대가를 얻겠다"고 말했다.

<수원 |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