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우희, 고된 길만 가던 그녀..드디어 만개하다

김현록 기자 입력 2014. 12. 17. 20:22 수정 2014. 12. 17.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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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김현록 기자]

천우희 / 사진=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의심하지 않고 가겠습니다."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받아든 배우 천우희가 펑펑 눈물을 쏟았다. 잠시 마음을 추스른 뒤 이어간 그녀의 수상소감, 한 마디 한 마디가 콕 귀에 와 박혔다.

천우희는 17일 오후 5시 30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35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한공주'로 여우주연상을 품에 안았다. 알려졌다시피 '한공주'는 밀양 여중생 집단성폭행 사건을 모티프로 삼았다. 천우희는 끔찍한 사건의 피해자이면서도 정작 가해자들을 피해 다니며 살아가야 하는 여고생 한공주 역을 맡아 보는 이들의 가슴을 흔들었다.

쉽지 않은 연기였다. 사실 천우희가 배우로서 걸어 온 길이 그랬다. 1987년생인 천우희는 영화 '마더'(2009)에서 진구의 여자친구로 처음 스크린 신고식을 치렀다. 베드신까지 소화해야 하는 캐릭터였다. 이후 천우희가 관객에게 제대로 존재감을 드러낸 작품이 바로 '써니'(2011). '본드걸'로 불린 불량 여고생으로 강력한 인상을 남긴 그녀는 한동안 그 악역의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해 꽤나 고생을 했다. '한공주'는 더더욱 만만찮았다.

예쁘게 웃는 모습 한 번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고된 길만 골라가던 20대 여배우는 드디어 '한공주'로 만개했다. 촬영을 마친 뒤 1년 넘어서야 개봉하게 된 '한공주'의 22만 관객이 대단한 1000만 영화들 사이에서는 초라해 보일지 모르지만, 한국 독립영화로서는 잊기 힘든 쾌거였다. 그녀는 올해 가장 깊은 인상을 남긴 여배우로 관객들 사이에 오르내리기도 했다. 한국영화평론가협회는 천우희에게 일찌감치 여우주연상을 안겼다.

천우희는 '한공주' 이후에도 바삐 움직이고 있다. '우아한 거짓말'에선 평범한 여고생으로, 얼마 전 개봉한 '카트'에서는 마트 여직원으로 나왔다. 내년 개봉하는 '손님', '곡성' 역시 만만찮은 캐릭터다. 그럼에도 천우희는 꿋꿋하게 가고 있다. 곱게 차려입고 환히 웃을 일 찾기 힘든 캐릭터를 도맡으면서. 그 속에서도 반짝반짝 빛나면서.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받아든 묵직한 여우주연상 트로피는 그녀의 말마따나 더이상 의심치 않고 한 발 한 발을 움직이게 하는 힘이 될 것이다.

김현록 기자 roky@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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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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