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규약 허점 찌른 '정현석-김용수 해프닝'

2014. 12. 17.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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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17일 하루 동안 애매한 상황이 두 번이나 벌어졌다. 발표까지 했던 선수와 코치의 영입이 철회되는 해프닝이 일어난 것이다. 워낙 드물기도 했지만 규약상의 허점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삼성은 17일 "자유계약선수(FA) 배영수의 보상 선수로 지명했던 정현석을 현금 트레이드로 5억5000만 원에 트레이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삼성이 지난 15일 보상 선수 영입을 발표한 지 이틀 만에 정현석이 원 소속팀으로 간 셈이다.

사정은 다음과 같다. 삼성이 정현석을 보상 선수로 지명하기 직전 12일 내과 수술을 받아 6개월 정도 훈련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 이에 시간이 촉박했던 삼성은 일단 정현석을 지명한 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보상 선수 재지명이 가능한지를 문의했고, 결국 한화와 협의 끝에 트레이드를 결정한 것이다.

이에 앞서 롯데는 김용수 퓨처스(2군) 코치와 계약을 철회했다. 지난 16일 영입을 발표한 지 하루 만이다.

롯데는 김 코치 선임 과정에서 대한야구협회(KBA)의 징계를 받은 사실을 검증하지 못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김 코치가 중앙대 감독 시절 KBA 심판에 식사비로 100만 원을 건넨 혐의로 2012년 9월 3년 자격 정지를 받은 점이 문제가 됐다.

▲KBO "워낙 희한한 일…규정 보완 필요"

모두 규정의 천라지망을 공교롭게도 벗어난 일이다. 정현석의 경우 규약에 대한 해석에 따라 입장이 갈릴 수 있다.

야구규약 제92조는 '선수계약이 양도된 선수가 양도협정서 작성 이전에 중상 또는 중환으로 양수구단을 위한 경기에 출장하기가 어렵게 되었을 때 양도구단은 이 같은 사유를 양수구단에 즉시 통고해야 한다. 이때 양수구단의 요구에 따라 양도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삼성은 재지명이 가능하다고 봤고, 한화는 트레이드가 아닌 FA 보상 선수 지명에 영향을 미치는 규약이 아닌 것으로 해석했다. 한화는 또 보상 선수 지명 전에 정현석의 상황을 삼성에 알렸다는 입장이다.

KBO 역시 다소 허점이 있는 상황을 인정했다. KBO 관계자는 "사실 FA를 영입한 구단이 보호선수 20명 외 나머지 선수들에 대한 신상을 다 알려주기는 어렵다"면서 "상대 구단에서 전력을 다 알 수 있고, 프라이버시 침해도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현석과 같은 경우가 다시 발생할 수 있다. 정현석은 자신이 보호선수 명단에서 빠지고, 수술을 받은 사실이 알려진 데다 다시 트레이드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마음이 착잡한 상황이다. 한화 관계자는 "정현석에게 몸조리 잘 하고 마음을 다잡으라는 말만 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KBO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는 정대현(롯데)처럼 메디컬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선수의 계약은 무효가 되는데 아직까지 KBO는 명문화된 규정이 없다"면서 "차후 논의를 해볼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예전 고(故) 이두환도 2차 드래프트 이후 숨지는 상황이 발생한 경우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김 코치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KBO-KBA 간 징계에 대한 발효 규정이 있지만 모두 선수에 국한된 부분이다. 이 관계자는 "코치나 지도자 징계에 대한 규정은 없다"면서 "사실 롯데가 김 코치 영입을 밀어붙일 수도 있었지만 KBA를 존중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 일본, 대만과 맺은 협정도 선수에만 관련돼 있는데 향후 KBA와 논의해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airj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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