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노예노동 생산 상품 사지 말라"

남지원 기자 2014. 12. 11.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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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사진)이 세계 평화의 날 담화문에서 '현대판 노예노동'의 문제점을 강조하며 소비자들에게 노예노동으로 만들어진 상품을 구입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교황청은 새해 첫날인 세계 평화의 날(성모 마리아 대축일)을 기념한 교황의 담화문을 10일(현지시간) 미리 공개했다. 요한 바오로 2세가 1967년 매년 1월1일을 세계 평화의 날로 지정하고 12월8일을 세계 평화를 위해 기도하는 날로 삼은 후 역대 교황들은 매년 12월8일을 즈음해 평화를 기도하는 담화문을 발표해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노예제를 중단하고 형제애와 자매애를'이라는 제목의 담화문에서 "인신매매와 노예노동의 공범이 되지 말라"고 촉구했다. 교황은 현대사회에서도 전 세계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노예노동을 하고 있다며 부패와 전쟁, 금전적 이익을 얻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려는 태도, 인간을 객체로 취급하는 태도가 노예노동을 낳았다고 밝혔다. 교황은 또 노예노동과 인신매매에 국가 공무원과 군사기관 등이 연루된 경우가 많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교황은 "노예노동을 뿌리 뽑기 위해서는 국가와 국제사회, 기업, 소비자들이 모두 힘을 합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개별 국가들은 이주와 고용, 입양에서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하는 법률을 제정해야 하고, 기업들은 노동자에게 인간다운 노동조건을 제공하고 충분한 임금을 지급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뿐만 아니라 "기업의 유통망으로 예속이나 인신매매가 끼어들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황은 또 "소비자들에게도 마찬가지로 사회적 책임이 있다"고 했다. 이어 "모든 사람들은 '구매'라는 행위가 단순한 경제적 행동이 아닌, 도덕에 관련된 행위라는 것을 알아야만 한다"며 "누군가를 착취해 만들어진 상품을 구입하고 싶은 유혹에 시달린다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라"고 충고했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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