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인 여성의 일본군 성노예 피해사례 최초 공개

김보경 2014. 12. 11.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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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야시 히로후미 日 간토대 교수, 파리 기자회견서 관련 재판기록 등 밝히며 일본 정부 비판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인 여성들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를 당한 사례가 최초로 공개됐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이하 정대협)는 지난달 28일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을 통해 일본군이 프랑스 여성들을 지속적으로 강간한 사건들이 관련 문서와 함께 공개됐다고 11일 밝혔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하야시 히로후미 간토가쿠인대학 교수는 2차 대전 당시 극동국제군사재판에서 프랑스 검사단이 제출한 일본군 강제매춘 관련 증거 문서를 소개했다.

문서에 따르면 인도차이나 전쟁범죄 대변인이자 프랑스군 장교 페르난드 가브릴라크는 1947년 1월7일자 진술을 통해 아래와 같이 밝혔다.

"(지난번 언급했던 지역에서) 프랑스인 여성에 대한 강간 사건들이 발생했다. 한 여성과 그의 14살 된 여동생이 50명의 일본군과 함께 수 주 동안 거주하도록 강요당했다. 그들은 폭력을 행사하고 잔인하게 자매를 대했으며, 이 중 한 명이 정신질환을 앓게 됐고 두 여성 모두 처형됐다. 또 다른 일도 있었다. 15살 된 프랑스인 소녀와 그녀의 어머니가 강간당한 후 살해됐다. 이외에도 몇몇 지역에서 원주민 여성들이 매춘을 강요당했다."하야시 교수는 일본 육군 대위가 프랑스인 여성 강간사건(사이공재판 12호)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은 내용도 공개했다.

재판문을 보면 후루카와 신이치 대위는 '1945년 3월15일 인도차이나 북부 Hoang Su Pie에서 프랑스 국적의 자매 A와 B씨를 이유 없이 체포한 후 A씨를 강간하고 300피아스터와 속옷, 옷을 훔쳤다. 그리고 3월15일부터 5월3일까지 이들을 하사관의 방에서 숙박시키고 3주일(7주일?) 동안 중대 군인들을 선동해 이들을 매일 강간하는 것을 조직 내지 묵인했다. 게다가 5월3일 A씨의 목덜미에 총을 쏴 살해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이 대위는 프랑스인 포로 40명을 살해한 죄에 대해서도 혐의를 인정받아 결국 사형당했다.

하야시 교수는 이 같은 내용을 이튿날인 29일 파리7대학에서 열린 국제 콘퍼런스에서도 발표하고 "네덜란드, 프랑스, 중국 등에서 열린 재판에서 공개된 8건의 사건에서 나온 증거물들이 일본군이 여성들을 위안부로 강제 동원했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위안부 제도는 일본군과 정부기관이 조직적으로 계획한 범죄"라면서 "일본 본토와 식민지, 점령지의 여성들을 폭력·협박·사기·인신매매 등의 방법으로 모집해 군이 관리·운영한 위안소에 구속하고 일본군들의 성적 상대를 강제한 것"이라며 일본정부의 책임을 물었다.

하야시 교수는 "1993년 고노담화가 발표된 후 위안부 문제에 관한 500여건 이상의 문서들이 발견되며 연구 성과가 축적돼왔지만, 일본정부와 언론들이 이를 무시하고 연구 결과에 대한 보도마저 통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87)가 동행한 가운데 정대협과 파리나비는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3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수요시위 촛불집회와 국제 콘퍼런스, 정부 관계자 등과의 면담 등 위안부 문제를 알리는 다양한 활동을 진행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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