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W1H] 에네스 부인의 호소와 '한밤'의 피노키오

2014. 12. 11.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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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patch=서보현기자] 5W1H 이슈풀이

▷ WHO : 에네스 카야의 부인 장미윤 씨.

▷ WHEN : 2014년 12월 11일 오전 8시경.

▷ WHERE : 자신의 블로그( http://blog.naver.com/jmy3350)

▷ WHAT : SBS-TV '한밤의 TV연예'(이하 '한밤')의 과잉 취재로 인한 극심한 스트레스 호소. 지나친 사생활 침해 보도에 대한 자제 부탁.

▷ WHY : 지난 10일, '한밤'은 에네스 카야 논란을 집중 보도. 이 과정에서 에네스의 집을 찾아가 문을 두드리는 등 무리한 접촉 시도. 응답이 없자 옆집 주민과 인터뷰 시도.

▷ HOW : "SBS 한밤에서 밤 10시에 집을 찾아왔습니다. 10분 가까이 문을 두드리고 창문으로 안을 들려다봤습니다. 다 음날 아침 또다시 한밤이 찾아왔습니다. 문을 두드리는 바람에 애기가 깼습니다. 애기가 놀라서 울었고…." (아내 장 씨)

▷ D-Fact :"이상과 현실의 차이일까."

지난 10일 방송된 SBS-TV '피노키오' 속 한 장면. 'MSC' 송차옥(진경 분)이 기재명(윤균상 분)을 인터뷰했다. 이후 송차옥이 카메라 기자와 나누는 대화.

이주호 : 어때요? 인터뷰 쓸 만 했어요?

송차옥 : 어. 욕 먹어도 '지 아버지 살아만 있으면 좋겠다'고 악쓰는 그 부분만 쓰면 될 것 같아.

이주호 : 선배, 그건 너무한거 아니에요? 그게 야마가 아니잖아요.

송차옥 : 내가 듣기엔 그게 야마야. 지 아버지처럼 아들도 뻔뻔하잖아.

'팩트'보다 '임팩트'가 뉴스의 덕목인 시대다. 취재의 대상에 대한 고민은 없어 보인다. 방송의 과제는 시청률이고, 목표는 조회수다. 그 과정에서 진실을 찾는 노력은 없다. 자극적으로 몰아가면, 그것으로 족하다.

드라마 '피노키오'의 이야기다. 그리고 SBS '한밤의 TV연예'도 해당되는 이야기다. 1시간 간격으로 방송되는 두 프로그램, 그러나 온도차는 극명했다. '한밤'은 언론의 현실을 보여줬고, '피노키오'는 언론의 이상을 말했다.

"오직 시청률을 위해서인가요? 저희 가족 모두를 한국에서 쫓아낸 다음에야 멈추실 건가요? 한밤에는 시청률이 중요하지만 제게는 가족이 더 중요합니다. 카메라는 무섭구요. 모르는 사람이 집 문을 두드리고 창문으로 들여다보는 건 더 무섭습니다"

'한밤의 TV연예'는 에네스 카야 논란을 2주에 걸쳐 집중 보도했다.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여성들을 만났고, 모바일 메신저 내용을 공개했다. 성관계 주장도 여과없이 내보냈다. 에네스 집을 두드렸고, 결국 에네스 얼굴도 담았다.

'피노키오'는 말한다. 기자는, 언론은, 신중해야 한다는 것. 언론의 말 한 마디, 글자 하나가 끼치는 영향력 때문이다. 특히 사생활 영역의 보도는 더 그렇다. 취재 대상을 엄격하게 따지고, 취재 내용을 선별해야 한다.

그러나 '한밤'은 그 어떤 것도 고려하지 않았다. 한밤에 문을 두드렸고, 옆집까지 노크했다. 적어도, 한 쪽 주장에 대한 검증은 아니었다. 그들이 원하는 말만 듣고, 필요한 부분만 잘라 썼다. 사실과 진실을 구분하려는 노력은 없었다.

에네스의 아내는 "누구를 위한 알권리"냐고 말했다. 한 쪽의 일방적인 이야기를 통해 결론을 내고 죄인으로 낙인찍는 방송의 행태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자신과 아이, 그리고 부모님까지 당하는 이 고통을 감당해야 하는지 되물었다.

에네스는 일반인과 방송인 사이에 끼어 있다. 그의 아내와 2살 짜리 아이는 일반인이다. 그래서 이런 논란은 더욱 신중히 다루어야 한다. 어디까지 취재를 하고, 어디까지 검증하고, 어디까지 밝혀야하는지 고민이 필요하다.

"현실은 우리 가족을 한국에서 살 수 없게 만들고 있습니다. 지금 상황은 제가 남편을 버리던지, 아니면 우리 가족이 한국을 떠나야만 끝이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 힘들고 고통스럽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SBS는 1시간을 간격으로 상반된 얼굴을 선보였다. '한밤'으로 언론의 야성을 드러냈고, '피노키오'로 언론의 책임을 강조했다. 현실과 이상의 차이였을까. 어느 것이 진짜 SBS일까.

<다음은 아내가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원문이다>

안녕하세요. 에네스 카야 부인 장미윤입니다.

며칠전까지 너무나도 행복했던 우리 가족이 왜 이렇게 됐을까...하는 생각이 들어 바닥에 주저앉아 펑펑 울고 말았습니다. 지금 저는... 살면서 가장 힘든 순간을 보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남편에게 많이 실망했고, 서운한 마음에 화도 많이 냈습니다. 정말 극한 상황까지도 생각해봤습니다... 아마 이런 상황은 당사자가 아니라면 짐작하기 힘든 고통일겁니다.

저는 아내이기 전에 여자입니다. 인터넷에 있는 수많은 글도 다 읽었고.. 소름끼치는 악플도 다 읽었습니다. 하나하나 사실여부를 추궁했고.. 세상에서 가장 독한 말로 남편의 마음을 할퀴기도 했습니다.

모든게 제 남편의 책임입니다. 여성분들을 오해하게 만든 것도 에네스의 잘못입니다. 어떤 이유로도 용서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래도.. 저는 이번 잘못들을 용서하고 더 잘살아보기로 결심했습니다.

에네스 카야라는 사람은 지금까지 좋은 가장이였고, 이 일로 인해 인생을 포기하게 두기도 싫습니다. 모든걸 내려놓고 다시 처음부터 함께 행복하게 잘 살아보자고 남편을 다독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우리 가족을 한국에서 살 수 없게 만들고 있습니다. 지금 상황은 제가 남편을 버리던지, 아니면 우리 가족이 한국을 떠나야만 끝이날거 같습니다.. 그래서 더 힘들고 또 고통스럽습니다.

얼마전 SBS 한밤에서 밤 10시에 집을 찾아왔습니다. 10분 가까이 문을 두드리고 창문으로 안을 들려다봤습니다. 애기랑 둘이 있었기에 무서워 대답하지 않자 옆집에 가서 인터뷰 요청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다음날 아침 또다시 한밤이 찾아왔습니다. 문을 두드리는 바람에 애기가 깼습니다. 애기가 놀라서 울었고... 그 울음소리에 제작진은 우리가 집에 있는지 알고 더 심하게 문을 두드렸습니다. 결국 한밤은 남편을 만나고나서야 돌아갔습니다.

지금 우리 애기는 문 두드리는 소리만 나면 깜짝깜짝 놀랍니다.. 혹시 누군가가 집을 들여다보며 계속 문을 두드리는데, 숨어 있어야야 하는 마음을 아시는 분 계실까요.. 집에는 애기와 저 둘 뿐이었고, 저는 애기를 안고 계속 벌벌 떨고 있었습니다.

한밤이 옆집 사람까지 찾아간 이후로 저희는 동네에 민폐 주민이 됐습니다... 이웃 분들에 죄송해서 얼굴을 쳐다보지도 못합니다. 이미 제 얼굴은 방송에서 공개돼 다시 외출을 하기도 두렵습니다. 애기가 스트레스를 받아 계속 설사를 해도 발만 동동굴리고 있습니다.

지난주 한밤에서 피해 여성의 인터뷰가 나온 이후로는 제 부모님은 집밖을 다니지 못합니다. 어떻게 한쪽 이야기만 듣고 모든게 밝혀진양 진실처럼 방송할 수 있는지... 그리고 이번에는 남편 말의 앞뒤를 다 자른채 자극적으로 편집해 내보냈더군요.

오직 시청률을 위해서인가요? 저희 가족 모두를 한국에서 쫓아낸 다음에야 멈추실 건가요? 아니면, 제가 이혼녀가 되고, 애기가 아빠없이 자란 뒤에 멈추실건가요? 한밤에는 시청률이 중요하지만 제게는 가족이 더 중요합니다. 그래서 제발 부탁드리는겁니다. 카메라는 무섭구요... 모르는 사람이 집 문을 두드리고 창문으로 들여다보는 건 더 무섭습니다.

저만큼 이번 일에 대해 진위여부를 밝히고 싶은 사람은 없습니다. 진실에 대한 알권리는 제게 우선적으로 있습니다. 그래서 법에 물어볼까도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그게 무슨 소용일까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미 방송에서 결론을 내리셨으니까요.

물론 그 여성분들에게도 죄송합니다. 에네스카야의 잘못된 행동이 오해를 일으키고 상처를 줬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남편은 이번 일로 인해 많은 것을 깨달았을겁니다. 지금도 반성하고 있으며 자숙하고 있습니다. 제발 지나친 관심은 자제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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