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노는 언니들의 '파티' 플랜

입력 2014. 12. 11. 09:15 수정 2014. 12. 11.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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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의 방식으로 부지런히 노는 4명의 파티 피플이 털어놓은 나만의 파티 하우투, 그리고 연말 플랜.

홈메이드 푸드가 있는 파티푸드 디자이너·박세훈2005년, 내 생일 파티는 평생 잊을 수 없다. 벌써 10년이란 세월이 흘렀고 그동안 수없이 많은 파티를 거쳐왔지만 역시 '제2의 가족'이라 불러도 무방한 지인들과 보낸 그때 그 시간이 유난히 기억에 남는다. 당시 요리가 가능한 '오크우드 프리미어' 스위트룸을 빌려 음식을 준비했는데, 직접 만든 샹그릴라, 과카몰리, 치즈·햄 플래터 등으로 테이블을 세팅했다(지금 보니 이때부터 음식을 차리고 사람들을 불러 먹이는 걸 즐기기 시작한 것 같다). 파티 음식을 준비할 땐 즐기는 사람 못지않게 준비하는 사람을 존중해야 한다는 게 내 철칙이라 손이 많이 가는 요리는 만들지 않는다. 호스트가 파티를 제대로 즐기지 못하면 이내 분위기가 엉망이 되기 쉽기 때문이다. 주로 간단한 재료로 배불리 먹을 수 있는 메뉴를 준비하는데 이때 빛을 발하는 게 보기보다 만들기 쉬운 나의 페이보릿 '로스트 치킨'. 음식만큼 신경 쓰는 건 음악인데 파티에 모인 사람들의 취향에 걸맞은 곡을 틀어주려 디제잉 장비도 챙긴다. 연말엔 주로 빌 에번스, 쳇 베이커, 케니 버렐의 재즈곡이나 70~80년대 소울 펑크 곡을 튼다. 편안한 장소, 좋은 음악, 맛있는 음식. 파티에 빠질 수 없는 3대 요소를 갖추고 난 뒤 모임을 즐겁게 만드는 제일 중요한 요소는 역시 그 자리에 함께하는 사람들이다. 올해 12월은 여름 내내 먼지를 뒤집어쓰면서 인테리어부터 시공까지 참여해 매만진 공간 '131 스튜디오'에서 10년 전 파티의 즐거움을 복원해 한 상 차려 보려 한다.

은밀하게, 위대하게모델·아이린내 파티 역사를 설명하기 위해선 태어나서 자라고, 대학을 다닌 미국생활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FIT에서 텍스타일 디자인을 전공하면서 뉴욕에 갔는데 그때 엄마가 6개월치 용돈을 한 번에 송금해 줬다. 태어나 처음 쥐어보는 큰돈을 미술 재료 사느라(실은 노느라) 3개월 만에 다 써버렸고 엄마는 단호하게 '겟 어 잡!'이란 한 마디만 남긴 채 전화를 끊었다. 그때부터 레스토랑 호스티스, 옷 가게 점원, 스타일리스트 인턴 등 이것저것 안 가리고 일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고 또 열심히 놀았다. 미국 대학생들은 파티 하는 걸 좋아해서 수시로 '파티'란 이름으로 술 마시고 춤추고 논다. 핼러윈데이 땐 3일 연속으로 친구 집에서 먹고 자고 놀았다. 아는 친구가 있어서 브루클린에 있는 바나 클럽에 공짜로 드나들면서 내 인생에서 최고로 원 없이 놀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파티는 비행기표만 달랑 사들고 갔던 마이애미 사우스 비치에 있는 저택에서 열린 '뉴 이어스 파티'인데 <엘르 데코>에 나올 법한 은색 크리스마스트리 밑에서 밤새 포커를 쳤다. 그때 놀면서 만난 사람 중엔 유명 패션 블로거 아미 송이나 코스튬 주얼리 메이커 벤 볼러처럼 세계를 무대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친구들이 많다. 모델 활동을 시작하면서 한국에 온지 올해로 3년째인데 지금도 유학생 시절에 알게 된 친구들과 자주 만나서 논다. 미스 에이민, 페이, 지아, 에프 엑스의 엠버도 같이 노는 멤버 중 하나. 무리에 셀러브리티가 있는 데다가, 사람 많은 곳에서 노는 걸 좋아하지 않아서 대체로 숨어서 놀 수 있는 아지트를 찾아 다닌다. 얼마 전 중국에서 온 친구와 샴페인을 11병 정도 마시고 녹다운된 '바라 붐', 최근 발견한 '베를린'은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 즐겨 찾는 장소. 몰트 위스키 바 '스피크이지 몰타르'는 한국 최고의 김렛을 마실 수 있어 가끔 들른다. 요즘은 일 때문에 바빠서 일주일에 한 번도 겨우 놀지만 연말엔 꼭 베프들과 조촐한 '코스튬 파티'를 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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