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준, 90억에도 떠났을 것" 롯데의 만시지탄과 새 다짐

2014. 11. 29.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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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역대 FA(자유계약선수) 최고액 대신 투수 최고액을 선택한 장원준(29). 롯데의 4년 88억 원에 손사래를 친 뒤 두산과 4년 84억 원에 사인했다.

두산은 28일 계약금 40억 원, 연봉 10억 원, 옵션 4억 원 등 4년 총액 84억 원에 장원준을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롯데가 장원준의 원 소속 구단 협상 마감일인 지난 26일 공개한 제시액보다 4억 원 낮은 금액이다.

일반적으로 FA가 원 소속 구단을 떠난 뒤 다른 구단과 계약할 때는 계약 규모가 더 커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금액이 낮아졌다. 지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롯데와는 다른 환경에서 운동하고 싶었다"

여기에는 장원준의 마음이 이미 롯데를 떠났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2004년 입단 이후 경찰청 복무한 2년 빼고 10년 가까이 롯데에 몸 담았지만 친정팀에 대한 애정이 떨어졌을 수 있다는 것이다.

롯데는 올해 원정 경기 때 숙소 호텔의 CC(폐쇄회로) TV를 이용해 선수들의 출입을 감시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는 사단이 벌어졌다. 명백한 불법 사찰 행위 때문에 최근 구단 사장과 단장, 운영부장이 모두 옷을 벗는 등 사태가 커졌다.

사태가 불거지기 전부터 선수단과 프런트는 갈등이 존재해왔고, 지난달 선수단이 한 구단 프런트의 퇴진을 요구하는 성명서까지 발표하는 등 구단은 내홍에 휩싸였다. 선수단 내부에서도 의견이 분분해 편이 갈리는 양상도 일어났다.

이런 일련의 사태에 장원준의 마음이 먼 곳을 향해 있었다는 것이다. 이창원 롯데 신임 구단 대표이사는 장원준과 협상이 결렬된 27일 "CCTV 사건 등으로 마음에 상처를 입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번 사태 이후 취임한 것으로 CCTV 사건과는 무관하다.)

장원준도 이에 대해 "민감한 사안이라 얘기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라면서도 롯데를 떠나는 이유에 대해 "다른 환경에서 운동하고 싶었던 것도 있었다"고 밝혔다. 두산과 계약 후에도 장원준은 "야구인생에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하필이면 롯데 납회식 뒤 전격 계약

역대 최고액을 마다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해석될 수 있다. 한 야구 관계자는 "장원준이 롯데가 88억을 부르든, 90억을 부르든 떠날 것이라는 얘기가 무성했다"면서 "또 본인이 이미 수도권 팀에서 뛰고 싶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밝혔다"고 귀띔했다.

결국 장원준을 움직인 원인은 돈이 아니라 마음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두산 관계자는 "장원준은 롯데 시절 룸메이트였던 가득염 코치, 함께 뛰었던 홍성흔, 경찰청 동료였던 민병헌, 최재훈 등 인맥이 이미 있어 마음을 연 것 같다"고 했다.

롯데로서는 한 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10년 넘게 공들여 키운 에이스를 잃게 됐다. 롯데는 김사율과 박기혁 등 다른 FA도 신생팀 kt에 내준 상황.

더욱이 롯데는 1박2일의 납회식을 마친 직후 장원준의 계약 소식을 접했다. 특히 롯데는 올해 어수선했던 분위기를 전환하고 내년 시즌 도약을 위해 2년 만에 1박 2일 일정을 잡은 터였다.

전 선수단과 팬들까지 모여 새 출발을 다짐한 롯데였다. 이종운 신임 감독을 비롯해 선수단이 소통을 강조했고, 팬들과 함께 윷놀이를 하는 등 다채로운 행사로 한마음이 됐다.

이창원 대표이사는 "어차피 지나간 일인 만큼 이종운 감독과 함께 새로운 분위기에서 다시 시작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올해의 실수를 뼈저리게 반성하고 다시 일어서야 할 거인군단이다.

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airj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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