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앞장서고 우윤근 마무리
예산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 갈등이 정점으로 향하던 지난 25일 새정치민주연합의 한 핵심 당직자는 "우리 당 지도부는 12월 2일에 맞춰 예산안을 처리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겉으론 "12월 2일 일방 처리는 날치기"라고 목청을 높이지만 실제론 법정 시한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의미였다. 협상이 28일 해피엔딩으로 끝날 때까지 당 지도부는 역할 분담을 했다.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여당에 끌려다닌다"며 불만을 토로하는 내부 강경파들을 무마시키는 역할을 맡았다. 지난 26일 비대위 회의에서 느닷없이 "정기국회가 파행으로 치달으면 중대한 결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엄포를 놓더니 '국회 의사일정 잠정 중단'까지 감행했다. 여당인 새누리당과 당내 강경파를 동시에 겨냥한 바람 잡기였다.
원내 사령탑인 우윤근 원내대표는 당내 대표적인 협상론자다. 그는 마지막까지 자원외교 국정조사 등 예산 외적인 사안을 예산 처리와 연계하지 않았다. 비대위원들 사이에서도 "너무 물렁한 것 아니냐"는 불만의 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그는 기자들에게 "국정조사는 예산안 처리가 일단락된 뒤에야 논의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역시 협상파인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도 막힌 국회를 정상화시키는 데 한몫했다. 특히 새누리당 김재원 수석부대표와의 회담에서 누리과정에 대한 국비 지원 규모를 문서로 약속받지 못한 데 대해 "너무 안이했다"는 당내 비판도 감수했다. 28일 의원총회에서 원내지도부의 협상 결과에 불만을 제기하는 일부 강경파 의원들을 향해 그는 "우리가 시간에 쫓겨 협상한 것은 아니며, 당의 가치 실현을 위해 노력했다"고 담담히 말했다.
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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