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투하한 '88억' 폭탄, 시장 흔든다

2014. 11. 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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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대호 기자] 2013년 11월 17일은 프로야구 FA 원 소속팀을 제외한 나머지 구단들의 협상이 시작된 날이었다. 프로야구 팬들은 그날 아침 눈을 떴을 때 '정근우-이용규, 한화 영입'이라는 빅뉴스를 접했다. 협상 시작 7시간도 안 돼서 총액 137억 원짜리 계약이 성사된 것이다.

자연스럽게 사전접촉 의혹이 제기되었다. 프로야구는 FA 사전접촉을 금지하고 있지만 유명무실한 조항일 뿐이다. 한화는 "자정이 지나 두 선수를 접촉해 계약을 이끌어냈다"고 설명했지만 그러기에는 너무 시간이 짧았다. 한동안 야구계는 사전접촉 금지조항을 놓고 갑론을박을 벌여야 했다.

작년과 올해 FA 시장에 공통점이 있다면 규모가 한없이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차이점은 외부 FA 협상 첫 날인 27일 그 누구도 계약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이번 FA 시장 태풍의 눈은 장원준이었다. 장원준은 원 소속구단 롯데에서 제시한 4년 88억 원의 조건을 마다하고 시장으로 나왔다. 시장으로 나오면서 했던 말, "돈은 중요하지 않다. 내 가치를 평가받고 싶었다. 그리고 다른 환경에서 야구를 해보고 싶다"는 프로야구 최고의 화제로 떠올랐다.

롯데는 이례적으로 제시 금액이었던 88억 원을 공개했다. 이윤원 단장은 그 이유로 "팬들에게 설명이 필요했다"를 처음 꼽았다. 극심한 혼란을 겪었던 롯데는 프랜차이즈 스타까지 FA 시장에서 놓친다면 엄청난 비난에 직면할 위기였다. 자신있게 금액을 공개한 롯데는 '우리도 할 만큼 했다'는 걸 보여줬다.

두 번째 이유는 사전접촉 의혹 구단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다. 이 단장이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롯데가 장원준의 몸값을 88억 원으로 못박으면서 영입을 검토하던 구단들은 곤란해졌다. 이 단장은 협상 기간동안 "다른 구단이 우리보다 무조건 얹어 준다는데 잡을 방법이 없다"고 말했는데, 현재 FA 시장 시세를 숨김없이 공개하면서 프로야구판에 핵폭탄을 투하했다.

롯데는 장원준과의 협상 과정에서 사전접촉으로 의심될만한 정황을 포착, 모 구단과 전화를 통해 언성을 높이기까지 했다고 한다. 그 만큼 롯데는 예민하게 상황을 주시하고 있었고, 결과적으로 협상액을 공개함에 따라 장원준 영입을 검토하고 있던 구단들을 고민에 빠지게 했다. 그 이유 때문인지 27일은 장원준을 포함해 누구도 계약 소식을 전하지 않았다.

장원준의 이번 계약은 어떤 식으로든 프로야구 역사에 한 획으로 남을 전망이다. 원 소속팀 제시액은 이미 현 FA 최고액(최정, 4년 86억 원)을 넘어섰기에 기록 경신은 확정적이다. 또한 올해 FA 시장은 급변하는 프로야구 선수 몸값 그래프의 변곡점으로 자리잡았다. 야구계의 눈은 장원준, 그리고 그와 협상을 벌이고 있는 복수의 구단에 쏠리고 있다.

cleanu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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