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다저스, 짜증내는 지역 언론

입력 2014. 11. 28. 05:00 수정 2014. 11. 28.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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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LA(미국 캘리포니아주), 박승현 특파원] 지난 27일(이하 한국시간) LA 다저스는 보도자료를 하나 냈다. 내야수 라이언 잭슨을 캔자스시티 로얄스에 트레이드 했다는 내용이었다. 조건은 현금이었다.

다저스는 앞서 4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웨이버 공시된 잭슨을 영입했다. 40인 로스터에 올렸으나 25일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우완 투수 후안 니카시오를 트레이드해 올 때 방출 대기 조치했다. 40인 로스터에 자리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결국 잭슨은 트레이드로 다저스와 23일 동안의 짧은 인연을 끝냈다. 자신의 등번호도 받지 못한 상태였다. 잭슨의 사례는 이번 오프시즌에서 다저스의 움직임을 잘 보여주는 상징과 같다.

다저스는 시즌 후 네드 콜레티 단장을 일선 퇴진시키고 앤드루 프리드먼을 야구부문 사장으로, 파르한 자이디를 단장으로, 조시 번스를 야구부문 수석 부사장으로 임명했다. 당장 어느 구단이든 단장을 맡아도 아무 문제 없을 인사 3명이 야구 부문을 이끌게 된 것이다. 특히 프리드먼 사장과 자이디 단장은 전통적인 프런트의 모습이 아닌 '머니 볼'로 대표되는 신개념의 선수단 구성능력을 가진 인물들이어서 기대가 높았다.

하지만 현재까지 다저스가 보이는 모습은 조용해도 너무 조용하다. 심지어 같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의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까지 쿠바 출신 외야수 야스마니 토마스를 타구단의 치열한 공세를 뿌리치고 영입하는 판국이지만 눈에 확 들어오는 움직임이 잡히지 않는다.

다저스는 잭슨에 이어 마이너리거 외야수 카일 젠슨을 데려왔고 탬파베이 레이스와 트레이드를 통해 우완 투수 조엘 페랄타와 좌완 애덤 리베라토어를 영입했다. 이 때 트레이드 카드는 우완 호세 도밍게스와 좌완 그렉 해리스였다.

다저스는 이어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서 우완 투수 마이크 볼싱어를 현금 트레이드 조건으로 영입했다. 마지막이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현금 트레이드로 영입한 우완 투수 후안 니카시오였다.

라이언 잭슨 포함하면 벌써 6명의 선수가 다저스에 들어왔다. 하지만 임팩트는 없다. 영입한 선수 모두 '잘 하면 쓸모 있겠는데' 정도의 수준이다.

반면 시즌 종료와 함께 지적됐던 다저스의 전력 보강은 아직도 요원한 상황이다. 포수는 FA 최대어 러셀 마틴이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가는 것을 지켜만 봤다. 정리가 필요한 외야는 말만 무성할 뿐이다. 특히 최근에는 맷 켐프의 트레이드설이 나왔다. 연봉을 줄이는 데야 더 없이 좋은 선수지만 핸리 라미레스도 없는 판국에 켐프까지 떠나면 타선은 어떻게 구성할지 궁금하기 조차한 실정이다.

보스턴 레드삭스에 안착한 라미레스 대신 들어설 유격수도 아직은 기본 방향도 오리 무중이다. 고만고만하지만 자체에서 충원할지 아니면 FA시장에 남아 있는 선수를 영입할지, 트레이드 카드를 쓸지 모든 가능성만 열려 있다.

포스트시즌 실패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이 되기도 했던 불펜 보강 역시 기존에 영입한 선수들로 '다 됐다'고 평가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아직 메이저리그 윈터 미팅도 남았고 스프링 캠프까지 시간도 많이 남아 있다. 하지만 다저스의 이런 움직임을 분명 이례적이다. 야구부문 수뇌부가 완전히 교체(스카우트, 육성팀의 책임자들도 모두 교체됐다)된 상황에서 새로운 분위기를 기대했던 것과는 거리가 있다.

당장 지역의 유력 일간지 LA 타임스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내보내는 기사들에서 슬슬 짜증이 묻어난다.

알려져 있다시피 LA 타임스는 지역의 여론을 주도하는 미디어다. 한국에서야 뉴욕 타임스, 워싱턴 포스트가 미국 유력 신문이지만 적어도 LA 지역 여론 형성 면에서 두 신문은 딴 동네 신문일 뿐이다.

프리드먼 사장이 취임했을 때 지적된 과제 중 하나 역시 스몰 마켓에서 소수의 미디어만 상대하다 빅 마켓에서 수많은 미디어를 어떻게 상대할 수 있을까였다.

LA 타임스는 다저스가 카일 젠슨을 영입했을 때 '프리드먼 사장이 아기 걸음을 떼었다'고 보도했다. 조엘 페랄타를 트레이드 했을 때 비판이 나왔다. '다저스의 트레이드는 프리드먼에게서 기대했던 그런 것이 아니다'라는 제목이었다. 내년 시즌이면 39세가 되는 그저 그런 불펜 투수를 데려오려고 어떻게 100마일을 찍는 호세 도밍게스라는 젊은 유망주를 내보낼 수 있느냐는 논리였다.

다저스가 40인 로스터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지난해 팔꿈치 수술을 받았던 좌완 불펜 오넬키 가르시아를 웨이버 공시하자 '모험을 한다'고 지적했던(결국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영입) LA 타임스는 핸리 라미레스가 보스턴 레드삭스에 입단하던 25일 드디어 폭발(?)했다.

이날 다저스는 후안 니카시오 영입을 발표했지만 관련 기사의 제목은 '스토브리그가 뜨겁게 불타고 있는 판에 다저스는 놀고 있나?'였다. 기사는 '보스턴 레드삭스는 핸리 라미레스와 파블로 산도발을 얻었다. LA 다저스는 후안 니카시오를 영입했다. 그는 투수다.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가장 형편없는 투수력을 가진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넘겨 준. 이게 오늘 프리드먼 프런트 42일째를 맞고 있는 LA(다저스)의 현주소다'라는 문장으로 시작됐다. 기사의 마지막 문장은 '4,5월에 감독이나 선수는 "아직 초반이다"라고 말한다. 11월에는 프런트가 똑 같은 말을 한다'라는 것으로 끝난다.

라이언 잭슨이 캔자스시티로 트레이드 된 날 LA 타임스는 '다저스는 프리드먼(사장)이 23일 전에 뽑았던 선수를 트레이드 했다'는 제목으로 비판을 넘어 야유에 가까운 태도를 보였다. 라이언 잭슨이라는 이름은 없었고 프리드먼 사장의 이름이 대신 들어가게 해 프런트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을 드러냈다.

프리드먼 사장은 취임 후 외야를 정리하겠다는 말은 했어도 팀이 리빌딩 모드로 간다는 말은 없었다. 자이디 단장 역시 최선의 전력 구성을 위해서는 지금 보다도 팀 연봉이 높아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여기에 지역 유력 미디어가 '다저스 팬들은 우승을 원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다저스를 압박하는 모양새다. 과연 다저스가 남은 오프시즌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다저스의 새로운 야구부문 수뇌부가 어떤 능력을 발휘할지 주목된다.

nangap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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