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양현종 현실과 FA 시장의 어두운 자화상

2014. 11. 27.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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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조인식 기자] 지난 26일 야구계에서 가장 먼저 이슈가 된 것은 양현종(26, KIA 타이거즈)이었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모색하던 양현종은 포스팅 금액으로 150만 달러(추정)를 제시받았고, KIA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로써 양현종의 메이저리그 진출 도전은 당분간 미뤄지게 됐다.

FA 선수들의 원 소속구단 우선협상 마감일이기도 했던 이날 오후 들어 FA 시장도 요동쳤다. 박용택(35, LG 트윈스)을 시작으로 1~2건의 계약 소식이 들려오기 시작하더니 자정을 앞두고는 각 팀 선수들의 잔류 소식들이 쏟아져 나왔다. 박용택 포함 19명 중 8명이 재계약했고, 11명은 결렬되어 27일부터 타 구단과 교섭할 수 있다.

소속팀에 잔류하며 가장 큰 금액을 손에 넣은 선수는 최정(27, SK 와이번스)이다. 최정은 4년간 총액 86억원(계약금 42억원, 연봉 44억원)을 받는다. 삼성에 남기로 한 윤성환(33), 안지만(31)도 4년간 각각 80억원, 65억원을 받기로 해 'FA 대박'이라는 꿈을 이뤘다. 최정과 윤성환의 경우 지난해 롯데 자이언츠와 계약한 강민호(29)의 역대 FA 최고 계약 규모(4년 75억원)를 뛰어넘었다.

사실 지나치게 시장이 과열되고 선수들의 몸값이 뛰고 있다는 지적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특히 롯데와 결별할 것으로 보이는 장원준(29)의 경우 영입하려는 팀들 사이에 경쟁 구도가 형성되면 총액 100억원을 넘길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무섭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의 금액이다.

이미 시장이 상식 밖이라는 견해가 어쩌면 당연하다. 현재까지 가장 높은 금액을 받기로 한 선수인 최정은 4년 동안 받을 연봉이 44억원으로, 연 평균 11억원이다. 프로야구선수의 최저연봉이 2400만원이니 최정의 연봉은 최저연봉 선수의 45배가 넘는다. 무명 선수들은 상대적 박탈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FA 자격을 취득하기 전까지 이들이 기울인 노력, 숱한 훈련으로 쌓아올린 자신들만의 가치를 깎아내릴 생각은 없다. 하지만 한 집단 안에서 같은 신분인 이들의 보수가 최대 45배 이상의 차이로 나타나는 것은 분명 문제다. 대부분의 회사에서는 사장과 평사원의 수입도 이렇게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

문제는 최저연봉이 낮아도 너무 낮다는 것이다. 야구선수에게는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지원을 받기도 하지만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선수들은 각종 장비를 자비로 구입해야 하고, 음식도 일반인보다 잘 챙겨먹어야 한다. 일을 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일반인보다 많은 반면 2400만원이라는 금액은 턱없이 낮다. 이 2400만원 중 상당부분이 재투자 비용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선뜻 목돈을 저축하기도 힘들다.

최저연봉은 수년 전부터 올라가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되고 있지만 변하는 것은 없었다. 하지만 FA 선수들의 몸값은 계속해서 치솟기만 한다. 최저연봉 인상은 선수협에서도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이지만, 잘 알려진 대로 선수협의 오피니언 리더들은 모두 스타이거나 스타 출신이다. 신인 시절을 제외하면 최저연봉을 받고 뛴 적이 없다. 따라서 크게 가슴에 와 닿는 무언가가 없을 수도 있다.

최저연봉은 낮은데, 뻥튀기된 FA 선수들의 몸값은 반대로 높아지기만 한다. 과연 그만한 가치가 있는지는 반문할 필요가 있다.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고 있는 김광현(26, SK 와이번스)과 양현종은 각각 200만 달러, 150만 달러 정도의 금액밖에 제시받지 못했다. 류현진(26, LA 다저스)의 미국 진출 이후 한국 최고의 에이스라는 두 선수가 처한 현실이다.

이들보다 훨씬 월등했다고 보기는 힘든 장원준의 이름 앞에 100억이라는 상징적인 숫자가 붙어있다. 리그 최고의 에이스가 20억 수준의 대우에 빅리그 도전을 하고 있지만, 남은 선수들은 몸값의 시작이 50억이다. 이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깊게 생각해봐야 한다. 구단 역시 최저연봉 선수들에게 줄 돈을 아껴 일부 선수들에게 몰아주고 있지는 않은지 반성해봐야 한다. FA 몸값 거품의 8할은 이름 없는 선수들의 고혈(膏血)인지도 모른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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