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박했던 하루, SK FA 테이블 무슨 일이?

2014. 11. 27.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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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태우 기자] 긴박했던 하루였다. 지나고 보니 아쉬움도 남았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SK로서는 얻은 것이 많은 하루였다. SK가 오전부터 자정까지 이어진 프리에이전트(FA) 릴레이 협상에서 가슴을 쓸어내리며 내년 기대치를 높였다.

SK는 FA 원소속팀 우선협상기한이었던 26일 최정 김강민 조동화와 연속 협상 타결 소식을 알리며 절반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비록 올해 주전 2루수로 활약한 나주환, 그리고 불펜에서 쏠쏠한 몫을 했던 이재영과는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며 전원 계약에는 실패했으나 가장 몸집이 큰 두 선수를 눌러 앉혔다는 점에서 얻은 것이 더 많은 하루라고 평가할 만했다.

이번 FA 우선협상기한 동안 SK는 말 그대로 초비상이었다. 박진만이 FA 공시를 포기하긴 했지만 FA에 걸려 있는 시선이 줄어든 것은 전혀 아니었다. 올해 최대어인 최정을 비롯, 핵심 외야수인 김강민 조동화, 주전 내야수 나주환, 그리고 베테랑 불펜 요원 이재영까지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최정과 김강민은 "시장에 나오면 영입할 팀이 줄을 서 있다"라는 루머가 파다하게 떠돌면서 긴장감이 배가됐다.

사실상 우선협상기한 중 타결을 보지 못하면 끝이었다. 모두 다시 돌아온다는 보장이 없었다. 그간 FA시장에서 실패를 거듭해 왔던 SK로서는 자존심이 걸려 있는 한 판이기도 했다. SK의 한 관계자는 "전력도 전력이지만 내부 FA는 팀 정체성과도 연관이 있다. 우리가 '내부 FA를 타 팀에 내주지 않는다'라는 이미지를 만들 필요도 있었다"라며 협상 과정을 떠올렸다. 이러한 절박함은 협상에서의 추진력을 만들었다.

탐색전부터 시작했다. 제시액을 내밀지 않은 상황에서 서로의 의견을 허심탄회하게 공유했다. SK는 당초부터 "첫 협상에서 타결에 이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계산을 하고 있었다. 이미 타 팀들의 관심을 들었거나 들어보고자 하는 선수들이 손쉽게 도장을 꺼내들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첫 협상에서 선수들의 의중을 들은 뒤 주말 동안 협상을 진행하지 않은 채 내부에서 전략 회의를 계속했다. 타 팀의 소문도 중요한 만큼 레이더를 최대한 돌려 꼼꼼하게 체크했다.

협상이 재개된 24일부터는 본격적인 제시액을 꺼내들었다. 가장 처음으로 만난 '최대어' 최정은 "최고 대우를 약속하겠다"고 했다. 금액은 적혀 있지 않았다. 강민호가 지난해 세운 FA 역대 최고액 기록인 75억 원은 물론, 올해 나오는 선수들을 포함해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하겠다는 것이 골자였다. 최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나머지 선수들에게도 금액이 제시됐다. 다만 최정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과는 구단 제시액과 선수 요구액의 차이가 있었다. 내부에서는 실시간으로 상황이 보고되며 수정에 수정을 거쳤다.

25일에도 선수들을 만난 SK는 26일 최종 협상에서 구단 생각을 최종적으로 제시했다. 최정은 이미 전체적인 틀에서 합의가 된 상황이었다. 그런데 다른 팀 선수들의 계약이 더뎌지며 최정의 발표도 늦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더 이상 발표를 미룰 수 없었고 결국 옵션 없이, 순수 보장 금액만 86억 원의 기록적인 금액에 계약 사실을 발표했다.

나주환의 경우는 구단 제시액과 선수 요구액의 차이가 좁혀지지 않았다. 일생일대의 기회를 맞은 것을 고려하면 나주환이 아주 과한 요구를 했다고는 볼 수 없지만 SK도 정해진 예산이 있어 요구액을 맞추기가 힘들었다. 문제는 그 금액 차이가 적지 않았다. 서로의 생각차가 컸던 것이다. 결국 오후 들어 협상이 결렬됐다.

나주환을 놓친 SK는 김강민 조동화와의 협상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김강민은 24일부터 박경완 육성총괄이 3일 연속 '맨투맨' 마크를 하며 서로의 견해차를 줄여가기 시작한 상황이었다. SK가 첫 제시액보다 상향 조정된 수치를 내밀었고 결국 김강민이 저녁 식사 시간을 한참 넘겨서야 도장을 내밀었다. 김강민은 오후 10시30분을 넘어서야 공식 보도자료가 배포됐다. 비슷한 시간, 조동화도 실무자들과 협상을 진행 중이었다. 처음에는 금액 차이가 있었지만 계속된 협상에서 접점을 찾아가며 공식 발표에 이르렀다. 두 선수의 계약은 시간차가 크지 않았다.

마지막 남은 선수는 이재영이었다. SK는 내년 시즌이 144경기 체제고 그에 따라 투수가 많이 필요하다는 현실적 여건 속에 이재영도 잔류시킨다는 방침이었다. 다만 마지막까지 이어진 협상에서도 금액차가 좁혀지지 않았다. SK가 제시액을 조금 올렸으나 이재영의 요구액이 움직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게 SK 사무실의 모든 관계자들이 자정을 맞이했다. 5명 중 3명 잔류. 그리고 외부 FA 영입 계획은 없는 상황. 어찌 보면 팀 FA 협상 역사에 길이 남을 만한 2014년 11월 26일은 그렇게 끝났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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