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한화 빅딜] 삼성, 군살은 OUT 핵심만 GO.. 체질 강화될까

노용택 기자 2014. 11. 27. 0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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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이 방위산업과 석유화학 계열사 4곳을 매각하기로 결정하며 '선택과 집중'을 통해 그룹 핵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그룹 중심을 전자와 금융 분야로 단순화하고 불필요한 사업을 정리해 그룹 체질을 젊고 빠르게 바꾸는 작업이 완성 단계에 이른 셈이다.

◇삼성, 군살 빼고 가볍고 빠르게 간다=삼성그룹이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기로 한 것은 사업 역량을 전자 등 핵심사업에 집중해 그룹 경영을 효율화하고 체질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실제로 매각이 성사되면 그룹의 구조도 단순화되고, 핵심 역량을 집중해 미래 경쟁력을 키우기도 쉬워진다. 향후 삼성전자를 정점으로 하는 강력한 부품계열(삼성SDI·삼성전기)과 삼성생명이 중심이 된 금융계열(삼성화재·삼성카드)을 그룹의 핵심으로 집중 육성하겠다는 의미다.

특히 이번 빅딜은 삼성 내 방산과 화학 사업군을 아우르는 계열사 집단을 통째로 매각한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지난해부터 꼬리를 물고 이어진 삼성그룹 사업재편은 외부 매각이 아닌 내부 사업정리가 대부분이었다.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물산, 제일모직 등 삼성그룹 지배구조 핵심 4개사를 중심으로 복잡한 지분관계를 정리하고, 계열사 간 중첩된 사업은 합치는 등 지배구조 단순화 작업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계열사 매각 결정은 확장 일변도였던 삼성의 사업구조가 축소로 방향을 틀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재계는 특히 흩어져 있던 그룹의 역량을 이재용 부회장이 선택한 사업에 집중함으로써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삼성의 의지가 표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

◇"사업성 낮은 사업 미래 없다" 경고장=그룹을 이끌고 있는 이 부회장은 이번 빅딜을 통해 삼성 내부에 '향후 사업성이 낮은 사업은 과감히 도려낼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그룹이 추구하는 차세대 성장 동력에서 동떨어지고, 경쟁력이 낮은 사업은 가차 없이 정리하겠다는 신호를 준 것이다.

이 부회장은 또 빠른 판단과 과감한 결단력도 보여줬다. 삼성이 한화에 먼저 삼성종합화학 지분 인수를 제안한 것을 보면 이는 더욱 분명해진다. 수개월 전부터 한화는 방위사업 부문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 등의 지분매각을 삼성 측에 제안했다. 그러자 삼성은 삼성테크윈이 보유한 삼성종합화학 지분까지 함께 사 달라고 맞받았다. 사실상 그룹의 화학 분야 전체를 매물로 내놓은 것이다. 한화는 한화케미칼과 삼성종합화학의 시너지 효과에 대한 장고에 들어갔고, 이어 '승산이 있다'는 내부 결론에 도달해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입장에서는 애플, 구글 등과 경쟁하는 글로벌 IT·전자 기업으로 성장한 지금 석유화학과 방위산업은 의미를 두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해당 기업의 자체 역량으로는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운 데다 그룹 차원에서는 미래 생존을 위해 어느 때보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상황이어서 자원을 투자할 상황이 아니라는 판단이다.

하지만 선대가 수십년을 일궈온 기업을 단순한 경제논리로 너무 쉽게 팔아버린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석유화학 분야의 연구역량이 기업의 전반적인 경쟁력에 기여하는 부분을 지나치게 간과했다는 평가도 있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이 육성해서 키울 수 있는 상황이 아닌 회사이지만 한화로 넘어갈 경우 머리로 대접받을 수 있고 경쟁력도 생긴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거래"라고 말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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