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야심..검색·모바일 이어 "IoT 선점"

박병종 2014. 11. 27. 0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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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인터넷 기기들 웹으로 직접 연결 특정 OS·앱 탈피.."검색엔진이 IoT 장악" 퀄컴-삼성·인텔-애플 플랫폼 경쟁에 가세

[ 박병종 기자 ]

'플랫폼을 선점하라.'

2007년 아이폰의 등장으로 본격적인 스마트폰 시대에 들어선 정보기술(IT) 업계는 플랫폼 선점에 목매고 있다. IT 기업의 흥망이 플랫폼 선점에 달렸기 때문이다. 플랫폼은 응용프로그램을 구동하는 데 기반이 되는 시스템으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를 포괄한다. 대표적인 것이 스마트폰 운영체제(OS)다. 애플과 구글은 OS로 스마트폰 플랫폼 경쟁의 승자가 됐다. 노키아와 마이크로소프트(MS)가 '심비안'과 '윈도모바일'이라는 독자 OS를 가지고 있었지만 플랫폼 역할에 실패하면서 사라졌다. 스마트폰 시대를 맞아 노키아가 몰락하고 MS가 맥을 못 추게 된 이유다.

사물인터넷(IoT) 시대 초입에서 구글 삼성전자 등은 노키아를 반면교사로 삼아 IoT 플랫폼 선점을 위해 뛰고 있다. 지난달 구글이 발표한 '피지컬웹' 프로젝트는 IoT 플랫폼 경쟁에 종지부를 찍으려는 시도다.

◆'앱' 버리고 '웹'으로 회귀

피지컬웹 프로젝트는 IoT 기기를 인터넷주소(URL)로 직접 연결해 특정 OS나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의 종속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다. 기존 IoT 기기는 대부분 앱을 이용해 통제해야 했다. 구글과 삼성이 올해 각각 인수한 스마트홈 플랫폼 '네스트'나 '스마트씽스'도 앱을 기반으로 통제된다. 문제는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IoT 기기를 각자 다른 앱으로 통제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것. 안드로이드 OS를 통해 열린 생태계의 중요성을 학습한 구글이 개방적인 '웹'을 무기로 문제 해결에 나선 이유다.

기존의 웹이 수많은 웹페이지를 URL로 연결해 가상의 정보 네트워크를 만들었듯, 피지컬웹은 물리적인 사물 간의 네트워크다. 렌터카 업체의 자율주행 자동차를 이용하려는 사람을 예로 들자. 사용자가 도심 곳곳에 주차된 자율주행차 근처로 이동하면 자율주행차를 비롯한 근처의 IoT 기기들이 스마트폰에 뜬다. 간편결제를 이용해 대여료를 내면 목적지까지 데려다주는 자율주행 교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IoT 기기들이 웹으로 표준화돼 있기 때문에 사용자의 단말기 종류나 앱 설치 여부와 무관하게 이용할 수 있다. 공용 IoT 기기에 돈을 내고 일정 시간 사용하는 '서비스로서의 IoT'에 적합하다. 주변 IoT 기기와의 통신은 저전력 블루투스 기술인 '비콘'이 담당한다.

◆'검색엔진'으로 IoT 지배

구글에 웹이 중요한 이유는 검색엔진으로 이미 웹을 장악했기 때문이다. 퀄컴 주도의 IoT 표준 '올조인'이 다양한 OS를 지원하는 상황에서 안드로이드 OS를 이용한 표준 선점은 불가능해졌다. 올조인은 주변 IoT 기기를 와이파이 신호로 연결하지만 웹에 직접 연결하기보다는 근거리 네트워크에 집중한다. 전세를 뒤집기 위해 구글은 더 개방적인 방식이 필요했다. 웹은 IoT 채널이 기기·OS·앱별로 파편화되는 문제를 해소하면서도 가장 개방적이고 보편적인 연결 방식을 제공한다. 무엇보다 구글 검색엔진으로 손쉽게 IoT 생태계를 장악할 수 있다. 이미 '쇼단'이나 '씽풀' 같은 IoT 검색엔진이 비슷한 시도를 하고 있다.

기존의 IoT 표준 경쟁에선 올조인과 'OIC컨소시엄' 진영이 두드러졌다. 올조인을 앞세운 '올신얼라이언스'에는 퀄컴을 비롯 70여개 업체가 가입했다. OIC컨소시엄은 모바일에서 플랫폼 장악에 실패한 삼성과 통신칩 경쟁에서 퀄컴에 밀린 인텔이 손잡고 만든 동맹이다. 최근 델, 아트멜, 브로드컴, 윈드리버 등을 규합하며 와신상담(臥薪嘗膽) 중이다. 애플은 독자 노선을 선택했다. 구글은 가장 개방적이면서도 효율적인 웹을 무기로 이들 모두에 거부하기 힘든 제안을 한 것이다.

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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