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플러스] 30년 기다린 '대박 과자' ..안일했던 제과 업계 경종

오상연 기자 입력 2014. 11. 26. 21:00 수정 2014. 11. 27.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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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요즘 이 과자가 화제죠.

국산 과자로는 무려 30년 만에 대박제품이라는데.

품귀현상까지 빚고 있습니다.

심지어 한 맥주회사가 캔맥주 세트에 이 과자 한 봉을 이렇게 덧붙여 팔았더니 매출이 50% 이상 급증했다고 합니다.

국내 제과업계도 오랜만에 고무된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동안 너무 안일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는데요.

대박과자에 비친 우리 제과업계.

오상연, 박민주 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대형마트의 과자 진열대 앞.

할인 행사장도 아닌데 10미터 넘는 긴 줄이 늘어섰습니다.

기다리던 과자가 도착해 진열대에 놓이자, 여러 봉씩 집느라 손이 바빠집니다.

"한 분당 5개씩만 드리겠습니다!"

1인당 판매량을 5봉지로 제한했는데도 과자 500봉지가 10분도 안 돼 동났습니다.

과자를 산 소비자들은 횡재라도 한 듯 기뻐하고,

"득템!"

반대로 줄을 서고도 못 산 사람들은 안타까움에 한숨을 쉽니다.

◀ 이귀옥 ▶

("못 사셨어요?")

"예, 내일 다시 와야 되나."

유통업체들은 과자 물량을 확보하느라 비상이 걸렸습니다.

◀ 유승봉/대형마트 상품 담당자 ▶

"매일 전화가 폭주합니다. 이런 상황은 정말 처음 겪는 것 같아요."

과자 물류 센터에는, 정상 경로 외에는 단 한 봉지도 유출하지 말라는 회사 대표의 특별 지시가 내려졌습니다.

◀ 최치완/제과업체 물류센터 담당 ▶

"제품이 많이 부족한 상태로 들어오자마자 바로 출하가 되니까…."

SNS에는 어디 가면 살 수 있냐는 질문과 함께, 과자를 사는 데 성공했다는 인증샷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폭발적인 인기의 비결은 발상의 전환.

짭조름한 맛 일색이었던 감자칩에 달콤한 맛을 더한 시도가 통한 건데, 제조업체는 전담팀을 구성해 2년간 연구한 결과물이라고 설명합니다.

◀ 김 수/제과업체 마케팅 부장 ▶

"한국인이 좋아하는 풍미가 있잖아요, 그래서 꿀과 버터를 조합해서 만들었습니다."

시장에서는 대박 과자 상품이 나온 게 30여 년만이라고 말합니다.

특히 별다른 광고나 마케팅 없이 성공했다는 점도 주목받고 있는데요.

그동안 왜 이런 대박상품이 나오지 않았을까요.

국내 제과업계의 현실을 보면,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 기자 ▶

현재 시장에서 매출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과자들입니다.

잘 알려진 이 새우과자는 출시된 지 43년이 지났고요.

이 땅콩과자도 39년이 넘었습니다.

이 양갱 제품은 8.15 광복과 동시에 출시 돼서 70년 가까이 인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과자를 살 때 주로 익숙한 맛의 제품을 구입하고 못 보던 신제품은 잘 안 사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한 해 평균 100여 개의 신제품 과자가 출시되고는 있지만 2년 이상 생존하는 과자는10%도 되지 않습니다.

◀ 리포트 ▶

제과 업체들은 이런 시장의 특성을 탓하며, 신제품 연구개발에 투자하기보다는 히트 상품을 베끼는 이른바 '미투' 상품에 안주해왔습니다.

◀ 제과업체 직원 ▶

"연구개발 비용이나 마케팅 비용을 회수하기가 굉장히 어렵고요. 그런 상황에서 새로운 제품보다는 '미투' 제품을 위주로 내놓고 있는…"

국내 주요 제과업체들의 연구개발 비용은 전체 매출액의 0.3% 안팎.

제조업체 평균의 4분의 1도 되지 않습니다.

게다가 포장만 바꾼 뒤 가격을 올리거나, '질소 과자' 소리를 들을 만큼 내용물을 줄이면서, 최근 2년간, 수입과자 소비는 급증한 반면 국산과자는 판매량 감소로 위기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 허지원 ▶

"국산과자보다 수입과자가 싸고 맛있어서 더 많이 먹었어요."

70년대 이후 처음이라는 대박 과자.

다시 비슷하게 베낀 제품만 양산하고 말지, 아니면 새로운 자극제가 돼 참신한 제품 개발로 이어질지, 소비자들은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MBC뉴스 박민주입니다.

(오상연 기자 art@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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