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바로 잔류, 삼성의 '일타쌍피'인 이유

정철우 2014. 11. 26.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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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바로가 이달 초 막을 내린 한국시리즈 MVP에 선정된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삼성은 올 시즌 함께 했던 외국인 선수 중 투수 밴덴헐크, 내야수 나바로와 재계약 하기로 결정했다. 평균 자책점(3.18)과 탈삼진(180) 1위에 오른 투수와 한국시리즈 MVP까지 거머쥔 거포형 내야수를 잡기로 한 것은 특별한 일은 아니다. 둘 중 누가 더 중요한지를 따지는 것도 무의미한 일이다.

여기서 질문 하나. '만약'이라는 가정하에 둘 중 하나만 잡아야 한다면 어떤 선수를 택해야 할까. 답은 의외로 간단할 수 있다. 나바로를 잡으면 따라오는 부수적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최근 삼성은 방출이 결정된 마틴을 대신할 외국인 투수와 '사실상' 계약에 합의했다. 메이저리그 출신 피가로가 주인공이다.

피가로는 류중일 감독이 특히 아끼는 강속구 투수(우완). 지난 2009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서 메이저리그 데뷔했으며 최근 2년간은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뛰었다. 메이저리그 4시즌 통산 52경기(9선발) 5승8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5.04을 기록했다.

마이너리그에서는 7시즌 통산 140경기에 출장해 41승23패3세이브 평균자책점 3.25를 기록했다.

일본 프로야구에서도 2년간 활약한 바 있다. 2011과 2012년 오릭스 버팔로스에서 2년 동안 8승11패 평균자책점 3.31을 기록했다. 한국 프로야구가 원하는 최적의 조건을 갖춘 투수인 셈이다.

그만큼 영입 경쟁도 치열했다. 감독이 직접 도미니카까지 넘어 간 LG와 롯데, 외국인 투수 두 명을 모두 교체하기로 한 한화 등이 피가로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LG는 계약 일보 직전까지 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피가로의 마음은 삼성으로 기울었다. 삼성이 사실상 최종 승자가 되며 치열했던 영입 경쟁도 막을 내리게 됐다.

흥미로운 이야기는 지금부터다. 피가로가 삼성을 택한 이유 속에 나바로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피가로는 나바로와 매우 가까운 친구 사이다. 당연히 한국행을 결정할 때 많은 조언을 받았다. 나바로가 적극적으로 삼성을 추천하면서 피가로도 행선지를 굳히게 된 것이다.

피가로 영입에 나섰던 모 팀 외국인 담당 스카우트는 "나바로가 구체적으로 뭐라 말했는지는 모르지만 그와 이야기를 나눈 뒤 피가로가 확실하게 달라진 느낌을 받았다. 단순히 몸값을 올리기 위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는 걸 느꼈다. 결국 우리를 비롯한 다른 구단들이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삼성이 나바로를 잔류시켜야 할 특별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외국인 선수는 적응이 매우 중요하다. 피가로가 좋은 투수라는 건 자명한 사실. 그가 마음 편히 던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면 금상첨화. 절친 나바로의 존재는 그래서 더 중요하다.

정철우 (butyou@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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