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화학·방산사업 한화에 매각 추진(종합2보)
17년만에 주요 계열사 매각…그룹 전자·금융·건설 중심 재편
조만간 이사회 열어 거래 안건 승인 후 실사 착수할 듯
(서울=연합뉴스) 정주호 옥철 이웅 기자 = 삼성그룹이 석유화학과 방위산업 부문 계열사를 한화그룹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이 주요 계열사를 국내 대기업에 넘기는 것은 1997년 말 외환위기 이후 17년 만에 처음이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 등 4개 계열사를 매각하기 위한 협상을 한화그룹과 벌여왔으며 최근 협상이 마무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의 계열사 매각 추진 작업은 매각 규모만 2조원이 넘는 초대형 사업 빅딜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자, 금융, 중화학 계열사들에 대한 사업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이번 계열사 매각 추진은 중복된 사업부문을 조정하고 계열사 간에 사업부문을 영업양도하던 수준과는 차원이 다른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은 계열사 중 경쟁력과 시너지 효과가 떨어진다는 진단이 나온 회사의 매각을 과감히 추진해 그룹을 전자와 금융·서비스, 건설·중공업 등 3대 부분으로 재편하는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그룹도 삼성의 석유화학 및 방산사업 인수를 사실상 확정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는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 인수를 통해서는 석유화학 부문에서 규모의 경제 효과를,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 인수를 통해서는 방산 부문의 시너지효과를 노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그룹은 이에 대해 "현재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이 없으며, 조만간 공식 자료를 통해 회사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삼성종합화학은 삼성그룹의 석유화학 부문 지주사로 최근 삼성석유화학과 합병했으며 삼성토탈의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을 매각하고 나면 삼성그룹의 석유화학 부문 계열사로 삼성정밀화학만 남게 된다.
삼성테크윈은 항공기 엔진 등을 생산하며 삼성탈레스는 삼성테크윈의 100% 자회사다.
삼성그룹은 지난 4월 삼성테크윈의 반도체부품 사업부문을 별도로 매각하고 사업을 정비하는 등 매각 준비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이 이번에 처분에 나서는 계열사는 삼성테크윈 지분 32.43%와 삼성종합화학 지분 100%, 삼성탈레스와 삼성토탈 지분 50%씩이다.
이에 따라 이들 4개사의 경영권이 한화로 넘어가게 된다.
삼성테크윈과 자회사인 삼성탈레스 등 방위산업 관련 기업은 한화의 지주사인 ㈜한화가 인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 등 석유화학 기업은 한화의 핵심 계열사인 한화케미칼과 한화에너지가 공동 인수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과 한화의 계열사들은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지분 거래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이사회에서 의결이 이뤄지면 삼성과 한화는 자산 양수도 계약(MOU)을 체결하게 된다. 인수 대상 기업의 자산·부채 규모 등에 대한 정밀실사에 착수하게 된다.
abullapi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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