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기로' 양현종, '헐값진출'에 도사리는 위험

2014. 11. 26.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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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대호 기자]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던 양현종(26,KIA)이 기로에 섰다. 생각보다 적은 포스팅 입찰액에 구단은 진출을 만류하고 있고, 양현종은 여전히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25일 구단과 양현종은 만나지 않았다. KIA는 양현종의 메이저리그 진출 외에도 송은범·차일목 등 자팀 FA 협상을 진행 중이다. 양현종과 대화를 이어오던 구단 실무진이 FA 선수와 면담을 갖게 되면서 만남은 26일로 미뤄졌다.

양현종의 메이저리그 도전 여부는 26일 만남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KIA가 KBO에 포스팅 수용여부를 통보해야하는 마감시한은 27일, 구단과 양현종 모두 더 이상 시간을 끌지않고 결정짓겠다는 분위기다. 양현종은 구단에 메이저리그 진출 승인을 요청하고 있고, 구단은 어떻게든 양현종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양현종은 구단에 '내 가치를 확인해보고 싶다'며 구단의 양해를 구하고 있다. 만약 포스팅 입찰액이 김광현(샌디에이고, 200만 달러) 만큼만 됐어도 KIA는 승낙했을 분위기였지만, 분위기로 봐서는 150만 달러 안팎으로 짐작이 가능하다. 가치를 확인해보고 싶다는 양현종이지만, 일단 미국 현지에서는 양현종이 한국에서 던진 모습을 토대로 가치판단을 한 차례 내렸다. 그게 현재의 포스팅 금액이다.

포스팅 금액이 높아야 연봉도 높게 받을 수 있다. 그 선수에 대한 가치를 말해주는 액수가 바로 포스팅 금액이기 때문이다. 양현종에 최고액을 써낸 구단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150만 달러면 메이저리그에서 결코 큰돈이 아니다.

만약 양현종과 연봉협상을 벌인다면 다년계약보다는 1년 스플릿 계약(메이저리거와 마이너리거 신분일 때 각각 다르게 계약내용이 적용되는 것)이 될 가능성이 높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각각 300명 안팎의 마이너리거를 보유하고 있는데, 양현종은 이들과 다시 경쟁을 벌여야만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활약하는 게 가능하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연봉이 곧 신분이다. 저연봉 선수들은 당연히 기회를 받기 힘들고, 구단은 오래 기다려주지 않는다. 양현종과 절친한 선배였던 윤석민(볼티모어)이 좋은 예다. 윤석민은 작년 FA 신분으로 메이저리그 무대를 노크, 3년 보장액 575만 달러를 받고 진출했다. 이 금액 역시 메이저리그에서는 결코 많은 돈이 아니다. 윤석민은 기량과 몸상태, 팀사정 등 여러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올해 메이저리그 무대 데뷔에 실패했는데 만약 연봉을 더 받았다면 시즌 막판 한 번이라도 무대에 섰을 가능성이 높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사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던 양현종이지만 포스팅 액수는 기대 이하였다. 그 이유는 기복, 그리고 내구성이다. 양현종은 2007년 이후 10승을 넘긴 게 총 3번이다. 2009년 12승, 2010년 16승을 했지만 3년 동안 17승을 거두는데 그쳤고 올해 다시 16승으로 기량을 꽃피웠다. 올해 171⅓이닝을 소화했는데 데뷔 후 가장 많이 던졌다. 양현종이 가진 재능은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기에 충분하지만, 그 기량을 기복 없이 꾸준히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만약 양현종이 이번에 메이저리그에 진출하지 못한다고 해도 기회가 없는 건 아니다. 2년 뒤에는 FA 신분이 돼 자유의 몸이 된다. 그때는 누구의 동의도 필요하지 않다. 2년 동안 강점은 키우고 약점은 보완해 올해와 같은 기량을 유지한다면 훨씬 더 좋은 대우를 받고 미국무대를 노크할 수 있다. 2년 뒤에도 양현종은 여전히 20대이기 때문에 절대 늦은 게 아니다.

물론 낮은 포스팅 금액으로도 메이저리그에 진출, 성공을 거둔 사례도 있다. 올해 캔자스시티 돌풍을 이끈 아오키 노리치카는 고작 250만 달러의 포스팅 금액과 100만 달러의 연봉을 받았지만 연착륙에 성공했다. 이와쿠마 히사시(시애틀)은 FA 신분으로 2012년 연봉 150만 달러에 사인, 메이저리그에 진출했고 3년 동안 38승을 거두며 리그를 대표하는 선발투수로 거듭났다.

양현종 역시 이러한 성공사례를 재현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가득하다. 그렇지만 이들의 성공은 정말 얼마 안 되는 사례에 불과하다. 염가에 메이저리그 진출을 강행하는 건 위험부담이 너무 크다. 게다가 구단의 계속된 만류를 뿌리치는 것도 명분이 부족하다. 구단이 만류하는 이유는 ML 구단들이 한국 에이스들의 몸값을 너무 싸게 후려쳤기 때문이다. 진짜 도전은 2년 뒤에 해도 늦지 않다.

cleanu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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