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간 0건' FA 폭풍전야, 세 가지 시선

김진성 입력 2014. 11. 26. 06:03 수정 2014. 11. 26.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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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5일간 0건.지난 21일에 개장한 국내야구 FA 시장. 26일은 FA 19명과 원 소속구단의 1차협상이 마감되는 날. 그런데 25일까지 5일간 계약 소식이 단 1건도 들리지 않았다. 구단들은 대부분 "마지막 날(26일)이 돼야 결론이 날 것 같다"라는 입장. 결국 FA 19명의 잔류 혹은 이적 여부는 모두 26일 하루만에 결정된다.

그렇다면, 왜 지난 닷새간 단 1건의 계약 소식도 전해지지 않았을까. 국내야구 FA 제도가 도입된 지도 15년이 됐다. 지난 15년간 원 소속구단 협상 마지막 날이 될 때까지 계약이 단 1건도 성사되지 않은 적은 없었다. 지난해에는 강민호(롯데)가 협상 시작 4일만에 계약했다. 2012년에도 이진영과 정성훈(이상 LG)이 협상 시작 3일만에 계약했다. 지난 1~2년과 올해 FA 우선협상 풍경이 또 달라졌다는 의미. 분명한 건 물밑에선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는 점. 폭풍전야다.

▲사실상 잔류합의, 치열한 눈치싸움

19명 모두 이미 원 소속구단과 1~2차례 만남을 가졌다. 구체적인 액수도 오갔다. 서로 원하는 액수를 확인했고, 조율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보통 구단들은 초대형 FA들에게 협상 초반부터 몸값을 확실하게 부르는 경우가 많다. 타 구단에 빼앗기면 절대로 안 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구단의 진심이 선수에게 전해질 경우 FA 대어들도 잔류를 택하는 경우가 많다. 돈이 중요한 FA 시장이지만, 그에 못지 않게 '진정성'이 중요하다. 한 야구관계자는 "금액 차가 크지 않음에도 원 소속구단과 결별을 택하는 건 십중팔구 구단의 협상 전략 및 태도에 서운함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했다.

최대어들 중에서 협상 초반 일찌감치 구단과 진심을 교감하고, 잔류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강민호도 그래서 4일만에 계약 내용을 발표했다. 유독 대어들이 많은 이번 FA 시장. 올해도 그런 케이스가 있을 수 있다. 다만, 지난해와는 달리 마지막 날이 될 때까지 발표가 단 1건도 없었다. 결국 눈치싸움을 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선수 입장에선 한 푼이라도 더 받고 싶은 게 인지상정. 기왕이면 타 구단 비슷한 포지션 FA의 금액을 확인하고 세부내용을 조율하기 위해 발표를 미룰 가능성이 있다.

또, 이번 FA 시장에서 사실상 지난해 강민호(4년 75억원) 계약을 뛰어넘는 규모의 FA 계약이 나올 가능성이 99.9%다. 대어가 많고, 시장이 과열된 이상 당연한 수순으로 받아들여진다. 선수 입장에선 돈을 많이 받고 싶지만, 구단의 사정은 반대다. 이 관계자는 "구단들 입장에선 최고액수를 찍는 팀으로 기록되는 게 은근히 부담이 될 수도 있다"라고 했다. 때문에 구단들 입장에선 대형 FA와 잔류 합의를 하더라도 계약내용을 굳이 빨리 발표할 필요가 없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입장 차 있지만 조금씩 조율

대부분 케이스. 구단과 선수의 입장 차가 있지만, 대화를 통해 조금씩 조율하는 경우다. FA 19명 중에선 대어들도 있지만, 사실 잔류 혹은 이적이 리그 판도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지 않는 준척급 선수가 더 많다. 이럴 경우 구단이 그 FA의 가치를 어느 정도로 보고 있느냐에 따라 협상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 당연히 준척급 FA라고 해도 당사자는 한 푼이라도 더 받고 싶어 한다. 구단은 그런 준척급 FA의 요구조건을 단번에 충족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 관계자는 "FA의 팀내 입지가 애매할 때 오히려 구단과 FA들이 입장 차를 조율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라고 했다. 실제로 준척급 FA들의 경우 FA 도입 초창기만 해도 쉽게 원 소속구단과 도장을 찍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요즘은 FA들도 확실한 요구 조건을 갖고 협상 테이블에 임한다. 그 과정 속에서 협상 타결이 지체되는 경우가 있다. 결국 대부분 FA들은 구단과 입장 차이가 있지만, 조금씩 조율하는 과정에 놓여있다고 보면 된다. 그 1차적 결론이 26일에 도출된다.

▲진짜 난항?

이 관계자는 "구단들은 어지간하면 내부 FA를 잡기 위해 협상에 임한다"라고 했다. 때문에 협상 도중 계약 자체가 틀어지는 경우는 그리 흔하지 않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경우에 따라서 구단과 FA의 요구조건 격차가 클 경우 원 소속구단 협상 기간 마감일 전에 협상 자체가 중단되는 경우도 있다"라고 했다.

구단 입장에선 정해진 조건 속에서 가치 높은 FA부터 잡으려고 한다. 그러나 FA 당사자는 마음에 들지 않는 요구 조건에 굳이 억지로 등 떠밀려 사인할 이유는 없다. 어차피 2차 외부 FA 시장에서 타 구단과 계약할 수 있다. 더구나 이번 FA 시장엔 전력 업그레이드에 혈안이 된 10구단 kt가 참가한다. 10개구단 모두 외부 FA를 3명씩 잡을 수 있다. 외부 FA 시장에서도 얼마든지 좋은 조건에 계약할 수 있는 분위기. 때문에 FA와 구단의 의견 차이가 클 경우 26일에 극적으로 계약할 가능성은 낮다.

FA 입장에선 원 소속구단에 최대한 자신의 입장을 관철시키려고 한다. 그러나 구단은 FA의 요구조건을 받아들일 수 있는 마지노선을 미리 정해둔 상태. 그 간격이 26일 극적으로 좁혀지면 계약이 되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외부 FA 시장에 나간다. 외부 시장에 나가는 FA들의 가치가 높을수록 당연히 시장가격도 높아진다.

[FA 대어들(위), 잠실구장(가운데, 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press@mydaily.co.kr- NO.1 뉴미디어 실시간 뉴스 마이데일리( www.mydaily.co.kr) 저작권자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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