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루이스 경찰 "퍼거슨 폭동" 규정
흑인을 사살한 백인 경찰에 대한 불기소 결정이 내려진 이튿날 미국 미주리주 퍼거슨 시내를 둘러본 주민들은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고 전했다.
세인트루이스지역 한인 미용업협회 회장 이수룡씨는 25일 경향신문과 통화에서 "한인 가게들 중에 방화와 약탈을 당한 곳이 7군데가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한인 가게뿐만 아니라 약국체인점 월그린 등 이 지역의 가게들이 무차별적으로 불에 탔다"고 말했다.
이씨는 지난 8월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이 사살된 직후 벌어진 시위가 주로 유리창 파손과 약탈에 그쳤다면 검찰의 불기소 발표가 나온 24일 밤에는 방화가 더 많아진 것이 달라진 점이라고 했다.
24일 밤 경찰이 쏜 최루탄 가스에 휩싸인 시위대. 출처: 트위터 #Ferguson |
시위대는 이날 밤 44번 간선도로를 3시간 이상 점령하기도 했다.
존 벨마 세인트루이스카운티 경찰서장은 시위대가 수십채의 건물에 방화를 저질렀으며, 150발의 총성을 들었다며 "폭동으로 부르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브라운 유가족의 변호인 벤저민 크럼프는 25일 낮 세인트루이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배심 절차가 "완전히 불공정했다"고 비판했다. 이 자리에 함께 선 흑인 목사 얄 샤프턴은 "나는 (가해자를 기소해야 할) 검사가 기자회견을 갖고 피해자를 깎아내리는 경우를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 8월부터 전국적인 흑인 시위를 주도해온 '퍼거슨액션(Ferguson Action)닷컴'은 25일 현재 퍼거슨뿐만 아니라 워싱턴DC, 뉴욕, 클리블랜드, 필라델피아 등 미국의 150여 곳에서 항의시위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마이클 브라운이 경찰 총격으로 사망한 직후인 8월14일 워싱턴DC 하워드대학교 캠퍼스에서 벌어진 '손들었으니 쏘지마' 시위의 모습. 출처: 트위터 #DONTSHOOT |
세인트루이스카운티의 로버트 맥클럭 검사는 24일 경찰관 대런 윌슨을 불기소하기로 한 대배심 결정을 발표했다. 검찰은 브라운이 윌슨의 경찰차 안으로 몸을 들이밀고 몸싸움을 벌였고, 윌슨의 총에 맞은 뒤 도망가다가 다시 윌슨을 향해 다가가려 한 정황을 윌슨의 행동을 정당방위로 판단한 주요 근거로 제시했다.
<워싱턴|손제민 특파원 jeje1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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