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본전'.. 죽다 살았네요, 인사이트 펀드

이한길 2014. 11. 26.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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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정 후 수익률 0.33% .. 원금 회복판매 때 창구마다 긴줄 서며 난리중국 증시 붕괴, 금융위기로 반토막미국 중심 포트폴리오 꾸려 회생설정액은 4조대서 8000억대로 뚝

미래에셋 인사이트 펀드가 설정 후 7년 만에 원금을 회복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인사이트 펀드가 25일 설정 이후 수익률 0.33%(A클래스 기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펀드는 2007년 출시 초반 잠깐을 제외하곤 줄곧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2008년 금융위기 때는 수익률이 -60%대로 곤두박질치기도 했다. 원금은 되찾았지만 지난 7년간 물가상승률(21.8%)을 감안하면 투자자들은 원금의 5분의 1을 날린 셈이다.

 인사이트 펀드가 세상에 나왔던 2007년 10월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전성기였다. 국내주식형에선 인디펜던스와 디스커버리 펀드, 해외에선 차이나 솔로몬 펀드를 연달아 히트시켰다. 한국인의 머릿속에 '펀드=미래에셋'이었다. 한 펀드 매니저는 "당시 미래에셋 펀드 수익률이 업계에선 벤치마크로 쓰였다. 일부 매니저는 아예 미래에셋이 사는 종목을 따라 사는 전략을 쓰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나온 인사이트 펀드는 투자지역이나 주식·채권·부동산에 관계없이 돈이 되는 자산이면 어디나 투자하겠다고 했다. 일종의 헤지펀드였던 셈이다. 운용보수(연 1.5%)도 다른 펀드보다 높게 책정했다. 그럼에도 출시 전 예약판매로만 1조5000억원이 몰렸다. 신영증권 임동욱 대치센터 영업팀장은 "미래에셋이 하면 뭐든 잘 될 거라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기억했다.

 정식 판매가 시작되자 각 증권사와 은행 창구는 난리가 났다. '우리도 인사이트 펀드 팝니다'라는 현수막을 내건 곳도 있었다. 대신증권 장영준 압구정지점 부지점장은 "고객들이 객장에 현금을 들고와선 묻지도 않고 인사이트 펀드 들어달라고 하던 시절이었다"고 말했다. 지금이야 펀드를 인터넷으로 가입하고 계좌이체로 돈을 옮기지만 그때만 해도 지점을 가야 펀드를 들 수 있던 때였다. 아침엔 갓난 아이를 등에 업은 엄마들이 줄을 섰고, 점심 때는 밥을 굶은 직장인들이 몰려들었다. 대기 번호표를 뽑기 위한 줄이 따로 생길 정도였다. 설정 후 한 달 만에 4조5000억원이 몰렸다.

 하지만 지나친 쏠림과 판단 실수가 발목을 잡았다. 초기 인사이트 펀드는 포트폴리오의 절반 이상을 중국 주식으로 채웠다. 중국이 고속성장을 이어갈 거란 기대 때문이었지만, 사실 중국 증시는 거품이 터지기 직전이었다. 2007년 10월 6000포인트를 넘겼던 상하이 종합지수는 버블 붕괴로 1년 만에 1700포인트대로 주저앉았다.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겹치면서 인사이트 펀드는 2008년 딱 반토막(수익률 -51.33%)이 났다. 이후 원금이 반으로 줄었다고 해서 '반토막 펀드', 꼭지(고점)를 잡았다고 해서 '꼭짓점 펀드'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다행히 이후 성적은 나쁘지 않았다. 2010년대 이후 선진국 위주의 경기회복을 예상해 미국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개편한 전략이 성공했다. 덕분에 2011년 남유럽 재정위기 이후로는 3년째 플러스 수익률을 내고 있다. 최근 3년 수익률은 35% 수준이다. 지난 9월 기준으로 전체 포트폴리오의 약 70%는 미국, 20%는 유럽에 투자하고 있다. 중국 펀드에서 미국 펀드로 변신한 셈이다. 이덕청 미래에셋운용 글로벌투자부문 대표는 "기다려 준 투자자들에게 감사하고 저금리·저성장 시대에 맞춰 경쟁력 있는 자산을 골라 투자하는 전략을 계속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7년 만에 제자리로 돌아온 미래에셋 펀드를 기다리고 있는 현실은 녹록지 않다. 환매가 이어지면서 2008년 4조7000억원대였던 설정액이 올해 8000억원대로 줄었다. 1999년 바이코리아 펀드에 이어 인사이트 펀드에서 아픔을 맛 본 투자자들은 펀드 시장을 떠났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만약 인사이트 펀드가 성공했더라면 투자자들이 지금처럼 펀드를 불신하고 외면하진 않았을 것"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이한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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