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언의 오류' 문제 부각된 미국 퍼거슨 사태
사람마다 다른 증언·목격하지 않은 상황 증언…"심리,사회적 요인 때문"
(워싱턴=연합뉴스) 김세진 특파원 = 미국 미주리 주 퍼거슨에서 비무장 흑인 청년을 사살한 백인 경관에 불기소 결정이 내려진 일과 관련해 '증언의 오류' 문제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어떤 사람이 특정한 사건을 목격했더라도 구체적인 상황을 부정확하게 기억할 가능성이 높으며, 심지어 실제로 목격하지 않은 일을 목격한 것처럼 인식할 수도 있는 사정과 관련이 있는 문제다.
25일(현지시간)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퍼거슨을 관할하는 세인트루이스의 로버트 매컬러크 검사가 세인트루이스카운티 대배심의 불기소 결정을 발표하면서 이 문제를 언급했다.
매컬러크 검사는 "어떤 증인은 가해자인 대런 윌슨 경관이 경찰차 밖으로 나와서 차 옆에 있던 피살 청년 마이클 브라운에게 총격을 가했다고 말했지만, 다른 증인은 윌슨 경관이 차 안에서 사격을 했다고 증언했다"고 밝혔다.
심지어 처음에 사건을 목격했다고 말했지만, 이후 조사관과 면담하거나 배심원단 앞에서 증언할 때 실제로 목격하지 못했다고 털어놓은 증인도 있었다고 매컬러크 검사는 덧붙였다.
매컬러크 검사는 그런 증인들에게 위증죄를 적용할 계획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들(증인들)이 정말로 그렇게 봤다고 믿고 있었다"며 위증 책임을 묻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의 과학잡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은 이런 현상을 크게 심리적 측면과 사회적 요인으로 나눠 설명할 수 있다고 전했다.
친밀한 관계인 사람이 말하는 내용이나 TV 같은 매체로부터 접한 내용 때문에 기억이 왜곡되는 현상이 심리적 측면에서의 이유였다.
퍼거슨 사태처럼 사회적으로 중요한 사건을 증언할 때 증인이 받는 스트레스나 증인의 사회경제적 위치, 증언할 때 필수적으로 경험하게 되는 조사실의 분위기, 그리고 경관이 소지한 무기에 대한 공포심 등이 기억을 왜곡시키는 현상은 사회적 요인으로 구분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와 관련해 현재 미국에서 사법 당국이 수사를 진행할 때 증언과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DNA 유전정보, 법의학적 분석결과 가운데 증언 내용의 신뢰성이 가장 낮게 취급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DNA 분석 결과가 증거로 채택되기 시작한 1990년대 이후, DNA 증거 때문에 기소 내용이 뒤바뀐 239건의 사건 중 73%는 정확하지 못한 증언을 바탕으로 애초에 기소가 이뤄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smi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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