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Report] 설설 끓는 블랙프라이데이 .. 배송료·세금쯤이야

박미소 2014. 11. 25.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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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구 열풍에 올해 달라진 분위기국내와 가격 차이 적어도 큰 관심배송대행 요청 벌써 지난해의 2배쇼핑몰 다양해져 유럽 업체도 가세의류보다 레저·화장품 많이 찾아

"직구(해외 직접구매)보다 저렴해요."

 요즘 홈쇼핑 채널에서 자주 듣는 말이다. 그러나 블랙프라이데이의 할인 폭탄을 능가할 수 있을까?

 미국 유통업계 최대의 할인 시즌인 블랙프라이데이(추수감사절인 11월 마지막 목요일 다음날인 28일)를 앞두고 주요 온라인 쇼핑몰 등 현지 유통업체들이 비장의 '핫딜(특가 할인)'을 쏟아내고 있다.

 아마존은 도시바·델의 노트북 일부 제품을 반값에 선보인다. TV 할인을 전면에 내세운 베스트바이는 2199.99달러(약 245만원)에 판매하던 삼성 초고화질(UHD) TV를 1299.99달러(약 144만원)에, 249.99달러짜리 파나소닉의 32인치 LED TV를 199.99달러(약 22만원)에 각각 판매한다.

 비단 이들 제품이 아니더라도 현지 유통업계는 이 기간 의류에서 가전제품까지 많게는 80%씩 할인된 가격으로 소비자를 유혹한다.

 직구가 일상화된데다 블랙프라이데이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이번 할인을 기다려온 국내 소비자도 어느해보다 크게 늘었다.

 미국에서 제품을 받아 한국으로 배송해주는 배송대행업체 몰테일은 지난해 추수감사절부터 그 다음주 월요일까지 약 4만건의 배송대행을 접수했는데, 올해는 같은 기간 최소 8만건을 웃돌 것으로 전망한다.

 이 회사는 올해 전체로도 배송대행이 지난해(110만건)보다 두배 가까이 많은 200만건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올해는 할인 기간이 예년보다 길어 소비자들의 기대감이 더욱 높다. 월마트·아마존 등 주요 업체들은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를 평년보다 빠른 추수감사절 저녁부터 시작해 5일 동안 이어갈 예정이다.

 보통 고객을 끌기 위한 할인 특가 상품은 블랙프라이데이가 가까워질수록 쏟아져 나오기 마련인데, 올해는 11월 초부터 대폭 할인한 물량이 슬금슬금 풀리기 시작해 눈길을 끌었다. 소비 침체로 고전하던 미국 유통업체들이 행사 당일을 한참 남겨둔 11월 초부터 구매 심리에 군불을 지피려 노력한 탓이다. 덕분에 부지런한 '얼리버드 직구족'들은 생각보다 일찍 풀린 핫딜을 노려 원하는 상품을 구매할 수 있었다.

 국내 소비자 입장에서는 달러의 지속적인 오름세가 부담으로 작용했다. 지난달 31일 1067원을 기록한 달러 환율은 11월 내내 오름세를 보여 24일 1112원을 기록했다. "환율이 더 오르기 전에 미리 사두자"는 조급증까지 퍼지면서 소비자들이 더 빨리 지갑을 열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블랙프라이데이에도 TV를 비롯한 고가의 전자기기에 소비자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관세와 부가세, 배송료 등을 적잖게 부담해야 하지만 비싼 제품일수록 더 많이 할인받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득이라는 계산이다. 해외 쇼핑몰로 빠져나가는 소비자들을 잡고자 국내 업체들도 TV 제품을 대대적으로 할인하고 나섰지만 역부족이다.

 삼성의 65인치 LED 스마트TV 제품의 경우 베스트바이에서 블랙프라이데이 특가로 정상가보다 800달러 낮은 1499.99달러(약 167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관세와 부가세, 배송료를 더해도 230만원 정도면 살 수 있다.

 대신 블랙프라이데이에 핫딜로 나온 TV는 가격을 대폭 낮춘 대신 스마트 기능이 일부 없거나 스펙이 낮은 제품이 대부분이다. 국내 판매되는 제품과는 다르기 때문에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블랙프라이데이 영향으로 국내 전자기기의 온라인 최저가가 많이 낮아졌기 때문에 화면이 작고 최신 기능이 없는 '저급 스펙 TV'의 경우 직구와 국내 구매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귓뜸했다. 11월 초에 비해 올라간 환율도 고려해야 한다.

 할인 제품을 구매하는 쇼핑몰이 다양해진 것도 올해 블랙프라이데이의 달라진 점이다.

 몰테일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는 아마존, 이베이 같은 오픈마켓형 쇼핑몰에서 이것저것 구매하는 식이었는데, 올해는 옷 한 벌을 사더라도 '길트(Gilt)' 같은 편집샵(여러 브랜드 제품을 갖춰놓고 판매)이나 선호하는 브랜드 쇼핑몰 사이트를 직접 방문해서 구매한다"고 전했다.

 직구 경험과 노하우가 쌓인 소비자들이 자신감을 얻어 더 많은 쇼핑몰을 돌아보고 비교하는 것이다. 해외 쇼핑몰 사이에서 한국인 직구족이 큰 손으로 떠오르자 미국은 물론 유럽의 중소형 쇼핑몰까지 한국어 안내문을 제공하거나 한국으로 직배송을 해주고 있어 직구족의 선택의 폭도 한층 넓어졌다. 영국의 의류브랜드 'ASOS'는 올해 초 한국어 안내를 시작하고 네이버 카페까지 열었다.

 구매 품목도 다양해졌다. 의류나 잡화, 육아용품 할인 제품을 노리던 것에서 벗어나 최근에는 골프채 등 레저용품과 화장품·향수 구매가 늘었다. 직구 열풍을 이끈 엄마들 뿐만 아니라 골프와 등산 등 레저를 즐기는 중년남성까지 직구에 가세했기 때문이다.

 해외직구 코너를 운영하는 옥션 관계자는 "지난해 블랙프라이데이엔 의류가 각광을 받아 캐나다구스·몽클레어 등 프리미엄 패딩 제품 위주로 구성했는데 올해는 골프용품과 레저장비를 비롯해 전 상품군으로 인기가 확대되는 추세"라고 전했다. 해외직구관을 갖춘 G마켓이 직구 판매 품목 순위를 매겼더니 지난해에는 출산·유아용품이 1위를 차지한 반면 올해는 화장품과 향수가 가장 많이 팔렸다. 회사 관계자는 "유럽 약국에서 구할 수 있는 화장품 브랜드들이 인기"라고 말했다.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은 직구족이 일부 핫딜과 인기 쇼핑몰에 대거 몰리면서 길게는 한달 가까이 배송에 소모되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배송요금만 줄여도 직구는 훨씬 이득이다. 일부 구매대행업체는 TV 등 제품에 대해 화면 크기에 따라 일정 요금만 부담하면 되는 '고정배송비' 이벤트를 실시하는 등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박미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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