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혁 "'시크릿가든', 잠깐 나왔는데도 많이들 기억해"(인터뷰)

입력 2014. 11. 23. 07:02 수정 2014. 11. 23.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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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SBS '조강지처 클럽', '시티홀', '시티헌터', KBS 2TV '수상한 삼형제', '적도의 남자' 등 숱한 작품이 있지만 이준혁을 떠올리면 유난히 생각나는 작품이 SBS '시크릿가든'이다.

질투심과 집착에 사로잡혔던 캐릭터. 오스카(윤상현)와 윤슬(김사랑)의 사랑을 어그러뜨린 장본인이었다. 심지어 카메오였는데 짧은 순간 보여준 이준혁의 연기가 어찌나 비열하던지 잊을 수 없었다. 따뜻한 분위기의 잘생긴 얼굴로 가증스럽게 웃는 뻔뻔한 남자라니.

"아, 정말요? 잠깐 나온 건데도 많은 분들이 '시크릿가든'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사실 놀러 가는 마음으로 한 거예요. 김은숙 작가님과 '시티홀' 때 함께했었는데, '너 이런 역할 한번 해봐' 하셔서 한 거거든요. 캐릭터 이름도 이준혁이에요. 놀러 가서 재미있게 찍은 건데, 많이들 기억해주세요. 하하."

훈훈한 외모로 훈훈하게 웃는 이 남자배우는 '적도의 남자' 이장일 같은 강렬하거나 심하게 격변하는 이야기에 주로 출연해왔다. 그래서 얼마 전 끝낸 MBC '내 생애 봄날'은 그의 연기 인생의 이례적 작품. "훈훈한 작품을 한 건 이게 처음이에요." 정통 멜로드라마도 처음이었다. 이준혁이 연기한 강동욱은 동화 같은 이야기의 동화 같은 남자였다. "멜로드라마를 하면서 세밀한 연기 톤에 대해서 많이 배웠어요. 예전과는 느낌이 많이 달라서 현장에서 어렵기도 했지만 배우는 마음으로 열심히 했죠."

30대가 된 뒤 처음 한 작품이기도 했는데 "지금 제 시기와 공감대가 잘 맞았어요. 글을 보니까 그냥 좋더라고요. 뭐랄까. 동욱이가 지금 제 나이의 고민 같았어요. 어릴 때는 더 열정적으로 사랑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좀 더 성숙하게 사랑하는 방법에 대해서 고민하니까요"라고 한다.

"아마 예전이라면 안 했을 거예요. 공감도 못했을 거고요"란 말도 했다. 이준혁은 자신의 20대 시절을 "편협했다"고 짚었다. '적도의 남자'를 마친 후 서둘러 군대를 갔던 그는 당시를 "더이상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생각했어요" 했다.

"'적도의 남자'는 20대 때 제 모습을 대변하는 작품 같아요. 치열하게 일만 계속했는데 그런 모습을 보여준 캐릭터였어요. '적도의 남자'를 하고 더는 보여줄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 비워낸 것 같은 마음. 덕분에 지금은 다시 차 있어요. 다 비워져 있던 상태에서 다른 영화나 문학작품이 들어오면서 '내 생애 봄날' 같은 작품에 공감도 생겼고요. 예전에는 공감이 잘 안 되는 작품이었어요."

훨씬 어린 시절은 "더 까칠했을 수도, 혹은 더 이기적이었을 수도"라고 돌아봤다. 그런 이준혁이 달라진 게 연기에 빠지면서다. 연기를 배울 때, 엄격한 선생님에게 혼나기가 일쑤였다고 한다. '오늘은 꼭 칭찬 한 번 들어볼 거야' 하는 오기만 가득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감정의 폭이 달라진 걸 깨달았다. 다른 인생을 연기하려니 다른 인생을 이해하는 마음까지 생긴 거였다.

"타인에 대한 공감이나 남을 배려하는 생각 같은 거요. 그런 게 넓어졌어요. 영화를 보면서도 진심으로 울게 됐어요. 원래 잘 안 울었거든요. 일부러 더 울지 않으려고도 했고요. 근데 문득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과 '오아시스'를 보게 됐는데 저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어요. 당황스럽더라고요. '이런 감정인 건가?' 하고."

인기를 얻고 싶은 욕심보다는 연기에 대한 욕심이 더 큰 배우였다. "항상 전보다 부담감이 조금이라도 더 큰 작품을 하려고 해요. 무섭기도 한데 그런 즐거움이 있거든요. 책임감을 조금씩 늘려가는 기분이요."

[배우 이준혁.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SBS 방송 화면 캡처-웰메이드이엔티 제공]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press@mydaily.co.kr- NO.1 뉴미디어 실시간 뉴스 마이데일리( www.mydaily.co.kr) 저작권자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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