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 전석호 "하대리, 틀린 사람 아닌 다른 사람"(인터뷰①)

문완식 기자 2014. 11. 22.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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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금토드라마 '미생' 하대리 역 전석호 인터뷰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문완식 기자]

배우 전석호 /사진=임성균 기자

케이블채널 tvN 금토드라마 '미생'(극본 정윤정 연출 김원석)에는 직장인이라면 피하고 싶은 상사가 나온다. 다혈질에 욕을 입에 달고 살고 특히 여직원은 대놓고 무시한다. 하대리(전석호 분) 얘기다. 하대리는 자원팀 신입사원 안영이(강소라 분)를 보는 이가 안쓰러울 정도로 혹독하게 대한다. 실감나는 연기에 하대리를 연기라는 전석호가 미워질 정도. 전석호(30)를 만나 '배우 전석호'와 '미생 하대리'에 대해 들어봤다.

"친구들이 대리도 아니고 이제 사원들이에요. 웃으면서 그래요, '못된 놈'이라고요. 안영이 좀 그만 괴롭히래요(웃음)."

실제의 전석호는 유쾌했다. 목소리도 컸고 웃기도 잘 웃었다. 이렇게 밝은 사람이 어찌 안영이를 들들 볶는 하대리를 연기하게 됐을까.

"감독님(김석원PD)이 제가 출연했던 영화 '조난자들'을 보시고 저를 눈여겨보셨나보더라고요. 그걸 보셨다며 한번 같이 작업했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감독님을 만났는데 너무 좋더라고요. 그리고 제가 '미생' 원작 웹툰을 쓴 윤태호 작가를 너무 좋아해요. 윤태호 작가의 전작인 '야후'라는 만화도 좋아했어요. 제가 만화를 되게 좋아하거든요. 사실 '미생'이 드라마인지 모르고 감독님을 만났는데 사람이 믿음이 가고 끌리더라고요. 여려 가지가 좋았어요."

전석호가 김PD로부터 섭외 제의를 받았을 때는 딱히 정해진 캐릭터가 없었다. "감독님이 어떤 역할이 주어질지 모르겠는데 그냥 작업을 같이 했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저는 어떤 역할이든 좋다고 했죠. 작업을 할 때는 작품도 중요하지만 사람이 중요하거든요. 공동 작업이니까요. 연출이라면 배의 선장이자 수장인데 그런 부분에서 감독님께 믿음이 갔어요. 연극을 하면서 그런 것을 많이 배웠어요. 혼자 잘나서는 안 된다고요. 결국 여러 사람이 같이 하는 거니까요."

김PD는 이후 전석호를 만나 대본을 주며 하대리 부분을 한번 읽어보라고 했다. 그리고 하대리 캐릭터를 설명해주고 전석호에게 이를 맡으라고 했다.

"생각해 보면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관심을 가져주시니 얼떨떨해요. 이렇게까지 관심을 가져주실지 몰랐죠. 아마 안영이를 괴롭히니까, 그게 컸을 것 같아요. 선악의 대립구도에서 제가 악 중 하나잖아요. 게다가 하대리는 주인공인 안영이와 가장 근접한 거리에 있는 인물이잖아요. '미생'에 또 여자 배우가 많이 안 나오고요. 여자주인공을 괴롭히니까 하대리가 눈에 띤 거겠죠(웃음)."

전석호는 극중 하대리 캐릭터가 실제 자신과도 닮았다고 했다.

"제가 남자 형제밖에 없어요. 중고등학교는, 남녀공학이었는데 남자인 친구들이 더 많았죠. 왜 그런 거 있잖아요. 남자들끼리 축구하고, 농구하고 어울리고. 사실 여자친구들에게 어떻게 대할지도 몰랐지만요."

배우 전석호 /사진=임성균 기자

전석호가 안영이를 괴롭히는 하대리 역에 낙점된 데는 강소라와 친분이 없는 것도 작용했다. "감독님이 처음에 강소라라는 배우를 아냐고 묻더라고요. 그래서 개인적으로 전혀 모른다고 했죠. 어떻게 생각 하냐고 물으시는데, 아무 생각이 없었어요. 그랬더니 감독님이 그렇게 거리를 둔 채로 유지하면 좋겠다고 얘기하시더라고요. 뭔가 함께 출연하는 배우지만 조금 더 거리를 두라고요. 근데 그게 아니더라도 전 남자들끼리 얘기하는 게 편해요. 하하."

그는 "촬영 현장에 있을 때도 남자들끼리는 군대 얘기도 하고 과거 연애 이야기도 있고 편하게 얘기할 수 있는데 강소라씨하고는 무슨 얘기를 해야 하나 고민이 될 때가 있다"고 말했다.

"제가 성격은 밝은데, 그게 남자들끼리만 있을 때 그래요. 또 무뚝뚝한 면도 있고 말을 조금 거침없이 하는 편이기도 해요. 제 지인들은 저보고 '얘가 예의는 있는데 싸가지 없는 느낌이랄까' 뭐 이런 얘기를 하시고는 해요(웃음). 예의도 있고 실수는 하지 않는데 말을 할 때도 행동이나 이런 것에서 섬세하지 못하죠. 이번에 '미생'으로 첫 드라마를 하니 부모님이 좋아하세요. 아들이 TV에 나온다고요. 이성민 선배님도 배우들이 부모님 기쁘게 할 때는 연극이나 영화보다 TV에 나올 때라고 하시더라고요. 부모님이 좋아하시니까 저도 그게 좋으면서도 좋은 척을 못해요. 부모님께 아들보지 말고 드라마를 보시라고 해요. 서툴어요."

전석호는 "하대리라는 역할이 제 실제 모습과 그리 먼 역은 아닌 것 같다"며 "조직에 들어갔어도 그 정도까지는 아닐 것 같다"고 했다. "그런데 지인들은 그래요. 저보고 연기를 하라고요. 왜 네 실제 모습 그대로 하냐고 해요. 하하하."

전석호가 바라보는 극중 하대리는 어떤 사람일까.

"저는 하대리가 틀린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김대리, 하대리, 강대리, 유대리..'미생'에 등장하는 대리들도 다 다른 종류의 사람들이잖아요. 그런 다른 대리의 한 사람으로서 하대리가 존재할 뿐이죠. 저는 그렇게 계속해서 하대리로 존재하는 것이죠."

배우 전석호 /사진=임성균 기자

<(인터뷰②로 계속)

문완식 기자 munwansi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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