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유방암 급증, 화장품 속 파라벤 때문일 수도"..역학조사 제안

나윤숙 기자 입력 2014. 11. 21. 20:48 수정 2014. 11. 22.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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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시중에 판매되는 화장품의 전성분표를 보시면 파라벤이라는 물질이 들어 있는 제품들 있습니다.

내용물이 변질되지 말라고 첨가하는 일종의 보존제인데.

최근 여성들의 유방암 증가 추세가 바로 이 파라벤 때문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서 유방암학회가 정부에 역학조사를 제안한 것으로 저희 MBC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먼저 나윤숙 의학전문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지난 15년 동안 유방암 환자의 증가세는 가파릅니다.

우리나라만 해도 4배, 여성들의 초경은 빨라지는데 출산은 늦어지고 모유 수유 비율도 떨어졌기 때문에 유방암이 늘었다는 게 주된 분석이었습니다.

그러나 이것만으론 설명 안 되는 환자들도 속출했습니다.

◀ 김춘애/유방암 환자 ▶

"모유 수유 했고, 육류 같은 것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저도 어디에서 왔는지 잘 모르겠어요."

그런데 영국의 한 대학이 최근, 화장품에 들어가는 '파라벤'을 정상적인 유방 세포에 노출시켜 봤더니, 세포가 계속 커지거나 또는 죽지 않고 다른 곳으로 전이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암세포와 똑같은 성질로 변한 겁니다.

한국유방암학회는 영국 연구 결과에 대해 "고농도의 파라벤이 DNA 손상을 일으켜 암을 유발한다는 게 증명됐다"고 평가하면서, 파라벤과 유방암의 관련성에 대한 정부 차원의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 송병주/한국유방암학회 회장 ▶

"화장품 같이 저농도로 오랫동안 사용했을 때 그 결과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전국민을 대상으로 전국적인 정부 차원의 조사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 기자 ▶

파라벤 유해성은 이전에도 제기된 적 있습니다.

해외 연구진이 160명의 유방암 환자에서 떼어낸 암세포를 분석했더니, 99%에서 '파라벤'이 검출됐던 겁니다.

주로 겨드랑이 쪽에서 검출됐는데 당시 연구팀은 얼굴로 흡수된 화장품 파라벤이 겨드랑이 림프절로 모였다고 추정했습니다.

◀ 앵커 ▶

나윤숙 기자 잘들었습니다.

결국 일부 화장품이 유방암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긴데요.

전봉기 기자, 그렇다면 이런 파라벤을 되도록 덜 쓸 수 있는 방법 어떤 게 있을까요.

◀ 기자 ▶

다행스럽게도 우리 화장품 회사들은 이미 이런 심각성을 알고 파라벤을 많이 쓰지 않고 있었습니다.

우리 보건당국도 기준치를 더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요.

실제 얼마나 조심해야 하는지, 대책은 어떤지 짚어 봤습니다.

◀ 리포트 ▶

보존제로 파라벤을 두루 써왔던 화장품업계도 최근 신제품에선 파라벤을 빼기 시작했습니다.

◀ 업계관계자 ▶

"(소비자들이)불안감을 갖고 계셔서 파라벤성분은 배제한 제품들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폴리올 같은 대체재는 단가가 높아 아직도 기존 제품들은 파라벤을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나라 화장품의 파라벤 기준은 다른 나라보다 떨어지지 않는다는 게 정부의 설명입니다.

미국은 아예 기준이 없고 일본은 1%까지 허용하는 데 비해 우리나라는 0.8%입니다.

◀ 이채원/식품의약품안전처 화장품 정책과 ▶

"국내외 안전성 정보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위해평가도 지속적으로 실시할 예정입니다."

문제는 기초화장부터 색조, 미백 등 기능성 화장품까지 한 번에 바르는 우리의 화장문화입니다.

◀ 김민정 ▶

"한 아홉 종류 정도 많을 때는 쓰게 되는 것 같아요."

제품 하나로는 파라벤 노출이 얼마 되지 않아도 개인이 바르는 화장품의 총합을 따지면 노출도는 훨씬 올라갈 수 있습니다.

또 파라벤 규제가 느슨했던 과거부터 수십 년간 화장품을 사용했다면 위험성은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실제 유럽은 파라벤 가운데 유해성이 높은 5가지는 예방적 차원에서 사용을 금지시키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파라벤 보다 안전한 성분을 개발하고 현재의 허용기준에 대해서도 재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전봉기입니다.

(나윤숙 기자 28chri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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