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4분 보면 '진료 끝'..문턱 높은 대형병원

권애리 기자 2014. 11. 21.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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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병원은 보통 예약 시간을 맞춰가도 책 보고, 졸고, 스마트폰 만지작거리면서 한참을 기다려야죠. 그러다 이름을 불러서 진료실에 들어가면, 정작 의사 선생님 얼굴은 잠깐 보고 나와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한 대형병원에서 조사를 해봤더니, 외래 환자 평균 진료 시간이 4.2분이었습니다. 환자들 기대와는 격차가 컸습니다.

권애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의 한 대학병원입니다.

진료실 앞에는 기다리는 사람들로 가득 찼습니다.

기다리다 지쳐 잠든 환자까지 있습니다.

수도권 대형병원에서는 흔한 풍경입니다.

[환자 : 선생님을 뵙는 (대기)시간이 너무 길어요.]

[환자 : 2시간이 뭐예요. 3시간, 4시간…]

환자들이 진료받는 시간을 직접 재봤습니다.

환자 1명이 진료실 안에 들어갔다가 나올 때까지 3분 52초가 걸립니다.

다음 환자도 진료시간은 4분 30초에 불과합니다.

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이 자체 조사해봤더니 외래환자 1명당 진료시간은 평균 4.2분에 그쳤습니다.

환자들이 충분히 진료를 받았다고 느끼려면 6.3분, 적어도 불만을 느끼지 않으려면 5.6분이 필요했습니다.

그런데 실제 진료시간은 그보다 2~30%씩 짧은 겁니다.

[대형병원 직원 : 오후에 시간은 정해져 있는데 예약은 거의 100분 정도가 되는 경우도 있거든요. 그렇다고 조금만 예약을 받아놓게 되면, 또 한 달이나 대기를 해서 진료를 보는 이런 경우가 생기니까.]

특히 환자들이 상급 종합 병원을 선호해 대형병원일수록 만족스러운 진료를 받기가 더 어려워지고 있는 겁니 다.

[환자 : 농촌에서 왔어요, 아침에.]

[환자 : 대전에서 왔어요. 예약하고.]

[환자 : 1차 동네병원에서는 간단한 것만 하고, 조금 이상 있으면 바로 상급진료소로 보내요.]

전문가들은 병의원 간 진료기록을 좀더 원활하게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동네 의원의 외래 서비스를 개선해 대형병원 쏠림 현상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영상취재 : 한일상, 영상편집 : 김종우. VJ : 신소영)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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